[노년반격] 스마트 시니어들의 놀이터 ‘살롱드나우’
[노년반격] 스마트 시니어들의 놀이터 ‘살롱드나우’
  • 김남기 기자
  • 승인 2022.06.21 16: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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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롱드나우’ 1기생 자신이 만든 레이와 노래에 맞추어 훌라 춤을 추고 있다. 사진=나우 제공)

“살면서 언제가 제일 좋았어?”
“지금!”
“암 걸린 지금이?”
“너랑 한라산 가는 지금!”

-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한라산 오르는 길에 이병헌과 엄마 김혜자의 대화

오늘은 내 인생의 가장 젊은 날입니다
스무 살이든 일흔 살이든
우리는 이미 이 순간부터 늙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니 오늘은 내 인생의 가장 젊은 날이기도 합니다.

- ‘오늘은 내 인생의 가장 젊은 날’ 이근후 작가

<살롱드나우> ‘괜찮아 잘 될 거야’

(‘괜찮아 잘 될 거야’ 부르는 슈퍼스타 이한철 나우뮤직랩 대표. 촬영=김남기 기자)

[이모작뉴스 김남기 기자] 6월 14일 오전 10시 30분 성남시니어센터 2층 강의실. 우리에게 익숙한 노래가 울려 퍼졌다. ‘슈퍼스타’ 가수 이한철이 시니어들과 함께 자신의 히트곡인 슈퍼스타를 불렀다.

♬ 또 외로운 하루가 지나 갔어
또 두려운 내일이 올 것 같아
밖으로 나가기가 두려워져
밝은 햇살이 그립지만 말야
니가 너무 보고 싶어졌어
니 목소리를 들려줘
♪ 괜찮아 잘 될 거야
♪ 괜찮아 잘 될 거야

오늘 모인 시니어들은 <살롱드나우>라는 프로그램에 세 번째 참여한 분들이다. 오늘의 주제는 가수 이한철과 함께하는 ‘음악이 가진 연결의 힘’이다. 주제는 무거워 보이지만, 실은 하나의 곡에 오늘 참여한 시니어들이 자신이 직접 쓴 가사로 노래를 만들어 보는 시간이다.

( ‘살롱드나우’ 지난 시간에 만든 '레이'가 책상위에 놓여있다. 촬영=김남기 기자)

시니어들의 책상위에는 지난 시간에 만든 하와이에서 사용하는 화환인 ‘레이’가 화려하게 수놓고 있었다. 꽃에 대한 어린시절 기억이나 가장 기억에 남는 기억들을 조별로 나누고, 그 기억에 색깔을 떠올려 커피필터 용지에 색을 입히고 글을 적어 넣는 활동이었다.

더 좋은 세상에 살자
세상 모두 아름답게

- ‘레이’에 쓰인 글귀

<살롱드나우>는 나우(나를있게하는우리), 한국에자이, 아트온어스, 성남시니어산업혁신센터, 한국하와이문화협회 등의 단체들이 함께 만든 문화예술 활동으로 스마트 시니어 커뮤니티를 활성화하는 프로그램이다.

<살롱드나우>는 지역의 시니어들이 서로 연결되어 리빙랩 활동에 보다 주도적으로 함께할 수 있도록 디자인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이다. 리빙랩(living lab)이란 살아있는 연구실이라는 의미로 사용자가 주도적으로 참여하여 우리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활동이다.

살롱드나우는 총 7회에 걸쳐 ▲미술살롱 ▲음악살롱 ▲훌라살롱 그리고 참여자들과 ▲함께 만들어 가는 살롱드나우로 진행된다.

▲미술살롱에서는 ‘레이’를 만들고, ▲음악살롱에서는 기존 곡에 자신이 직접 작사를 하고 노래를 부른다. ▲훌라살롱에서는 내가 직접 만든 레이를 걸고 작사한 노래와 멜로디로 춤을 추며 나를 표현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프로그램이다. 현재 2기가 진행되고 있고, 총 5기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각 기수가 끝날 때마다 피드백을 받아 더 좋은 활동이 될 수 있게 하고 있다

음악이 가진 연결의 힘

(‘살롱드나우’ 음악이 가진 연결의 힘을 말하고 있다. 촬영=김남기 기자)

이한철 나우뮤직랩 대표는 ‘음악이 가진 연결의 힘’에 대해 시니어들에게 자신의 소신을 피력했다.

우리가 음악을 듣는 것만으로도 일상을 행복하게 한다. 더구나 음악을 직접 만들면 세상에 없는 걸 만들다는 것에 더 큰 행복을 느낀다. 내 이야기로 음악을 만들면, 세상에 단 하나뿐인 맞춤옷처럼 편안함을 느낀다.

아주 오래 전 들었던 추억의 책갈피에 나오는 노래를 떠올리면 그 시절의 추억들이 샘솟는다. 여러분들은 오늘 그 시절의 추억을 되새기며, 자신의 이야기들을 사진으로도 글로도 써놓을 수 없던 느낌을 노래에 담아 내길 바란다.

시니어들은 가사 쓰는 것이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지만, 이한철 대표의 말처럼 시니어들은 생각의 흐름대로 생활 밀착형 가사를 쓰기 시작했다. 시니어들의 삶속에서 느끼는 경험, 우정, 사랑, 건강에 관해 끄적였다.

이날 시니어들이 쓴 가사와 연습한 노래는 이틀 후 16일 목요일에 녹음을 한다. 시니어들의 서투른 노래들은 포토샵으로 얼굴을 보정 하듯이 잘 손질되어 멋진 음원으로 재탄생할 것이다. 완성된 각자의 노래들은 가족과 친구들의 카톡으로 보내져 널리 퍼져 갈 것이다. 남편, 부인, 자식, 손주, 친구들에게 멋진 노래 선물이 될 것이다.

나만의 가사 만들기

남편과 지금까지 살아왔던 이야기를 만들고 싶어요.
어린시절 나에게 말하고 싶어요.
나의 가족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여고시절 나에게 말하고 싶어요.
60대인 지금의 나에게 말하고 싶어요.

시니어들은 각자 쓰고 싶은 가사의 주제들을 말했다. 비슷한 주제들을 엮어 ‘어린시절 친구에게’, ‘가족에게’, ‘지금의 나에게’ 세 가지 주제로 압축해서 팀을 나누어 자신만의 가사를 쓰기 시작했다.

‘행복한 사람은 함께 있는 사람들이다’라고 한다. 이날 함께 한 시니어들은 자신들의 추억들을 펼쳐내며, 이웃 친구들과 공유하며, 함께하는 즐거움을 나눴다.

(이한철 대표와 정선희 뮤지컬 배우가 시니어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고 있다. 촬영=김남기 기자)

이한철 대표와 정선희 뮤지컬 배우는 가사와 노래 도우미로 나서서 나만의 가사와 노래에 힘을 보태 주었다. 어느 정도 가사가 무르익자 한분씩 자신의 노랫말이 담긴 노래를 발표하는 시간을 갖고 함께한 친구들은 응원의 박수를 보냈다.

시적인 표현이나 멋진 단어가 없어도, 노랫말 속엔 얼굴에 패인 주름만큼 사연들이 녹아 있는 듯 했다. 한분 한분의 가사가 직접 노래로 불려졌다. 노래를 들으면서 왠지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슬픈 가사도 아닌데, 그냥 추억을 말한 것뿐인데, 가사 하나 하나에 담긴 삶의 내음에 코가 시큰거렸다.

나에게 이런 재능이 있는 줄 몰랐다.
주부이자 어머니로 살면서 나만의 노래를 만들다니...
친구들과 함께 서로의 삶을 즐겁게 나누는 시간이었다.
겉보기에는 할머니지만 젊은 세대에 못지않은 창의적인 놀이를 하고 싶다.
노인이라고 치부하고, 뻔한 놀이로 생색내는 것은 싫다

- 양정자(69세) 참여자

돌발 즉흥곡, 이한철의 ‘내게 와준 그대’

미리 가사를 편지로 써온 시니어가 있었다. 이 가사를 본 이한철 대표는 즉석에서 기타반주에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즉석에서 작곡하고, 처음 본 가사에 감정을 실은 열창을 듣자 현장에서 목격한 시니어들은 감동의 물결이었다. 마치 이미 오래전부터 불러왔던 애창곡을 듣는 듯 했다.

꾸준히 시니어들과 장애인들과의 교류에서 얻어진 체험들이 녹아든 이한철 대표만의 음악 선물이었다.

(시니어가 직접 쓴 노랫말 '내게 와준 그대')

오늘을 즐겨라! 카르페디엠, seize the day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아이들이 책상 위로 올라가며 오늘을 즐겨라!(카르페디엠, seize the day)를 키팅 선생님을 따라 외쳤다. 카르페디엠은 우리 모두는 언젠가 죽으니 지금을 즐기라는 라틴어이다.

스마트시니어들의 놀이터 <살롱드나우>에서 즐기는 시니어들의 모습에서 ‘카르페디엠’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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