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년직업탐구] 조경기능사...시니어 유망직업

고석배 기자
  • 입력 2022.08.08 15:42
  • 수정 2022.08.10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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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작 뉴스 고석배 기자] 60대가 가장 많이 취득하는 국가기술자격증으로 지게차운전기능사와 굴삭기운전기능사가 있다. 그런데 최근에 굴삭기운전기능사를 제치고 부동의 1위인 지게차운전기능사의 자리마저 위협하는 자격증이 있다. 바로 조경기능사이다. 관련부처는 국토개발부이고 주관 시행처는 산업인력공단이다.

수요가 많은 중장년 인기 자격증

조경기능사는 식물, 토양, 물 조형물을 이용하여 생활공간을 꾸미고 환경을 보호하고자 도입된 국가자격증이다. 조경공사 시공 과정에서 지반 고르기와 나무 심기, 시설물 설치 등을 담당한다. 급속한 산업화로 인한 자연 파괴는 역으로 쾌적한 환경의 소중함을 깨닫게 했다. 기업도 ESG 경영이 사회봉사의 차원을 넘어 지속 가능한 생존의 문제가 됐다.

조경기능사가 인기 자격증이 된 배경에는 환경에 대한 사회 인식의 대대적 변화도 한 몫 차지한다. 최근 아파트 등 대단위 공동주택에 관한 조경공사가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워크넷 등 직업 구인·구직 사이트를 열어보면 조경기능사에 대한 수요를 실감할 수 있다. 특히 60대에게 인기가 높은 이유는 연령의 제한이 없고 학력이나 전공에 대한 조건도 없기 때문이다.

(도시민치유 실내조경. 사진=뉴시스 제공)

마음보다 몸을 더 많이 쓰는 제2의 직업

은퇴 후 제2의 직업으로 조경은 식물을 단순 관리하는 범위를 넘어서 수목을 계획적이고 장기적으로 관리하고 또 공원의 모든 것을 설계, 시공, 관리하는 일이다. 또한 60대가 많이 취득하는 자격증이기에 자칫 편한 자격증으로 생각할 수 있으나 기본적으로 육체노동을 바탕으로 한다.

예전에는 조경직이 무척 노동강도가 센 직업으로 인식이 되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장비의 발달로 땅을 파거나 큰 나무를 심는 것은 사람의 근육보다는 기계로 처리한다. 그래도 건설직 막노동 정도의 강도는 아니나 육체노동에 대해 체력적으로 부담이 된다면 준비하기 전에 충분히 숙고하여야 한다.

적성

평소 식물과 나무에 관심이 많거나 취미가 있다면 5, 60대에 추천할 만한 직업이다. 자신의 의지만 있다면 자격증만 따고 통로가 없어 장롱 자격증이 되는 일은 없기 때문이다. 실제 구청이나 시청의 하천 담당 또는 공원 담당 계약직 종사자들도 재임용을 위해 조경기능사 취득에 도전하는 경우가 많다. 자격증 없이도 이미 수요가 있다는 방증이다. 공무직임에도 퇴직금을 주지 않기 위해 11개월마다 재계약을 하는 제도는 좀 씁쓸하다.

(조경가드닝 경진대회. 사진=뉴시스 제공)

조경산업기사와 조경기사

조경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1년 이상의 실무경력을 쌓으면 조경 관련 전문대학을 졸업 후 받을 수 있는 조경산업기사 자격증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조경산업기사 자격을 취득 후 또 1년 이상의 실무 경력을 쌓으면 조경기사를 취득할 수 있다. 조경기사 자격증을 바로 따기 위해 4년제의 방송통신대 농학과에 편입학을 하는 경우도 있으나 40대 이하가 아니라면 굳이 추천하지 않는다. 타 자격증에 비해 기능사-산업기사-기사의 업그레이드 과정에서 많은 경력이 필요하지 않을뿐더러 당장 중장년의 수요는 기능사가 더 많기 때문이다.

조경관리사와 조경기술사

민간자격증으로 조경관리사도 있으나 업계에서 인정도 못 받을 뿐 시간 낭비다. 국가기술자격증을 취득하기 전에 경험 삼아 취득하는 경우가 있으나 바로 조경기능사 시험으로 직행하는 게 낫다. 또 기사의 꽃인 조경기술사도 있다. 기사 경력 6년 이상이 되어야 하고 난이도가 매우 어려워 합격률이 5% 미만이기에 어지간히 공부해서는 취득하기 힘들다.

(도심 공원 조경.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취업

취업은 민간 조경사업체와 관공서 공무직이 가능하다. 건설회사 내 조경부서, 산림자원, 조경 컨설팅회사, 조경설계 용역업체등이 취업 대상이다. 또한 학교 및 아파트 단지의 관리부서나 조경관리업체, 조경시설물 설치 전문 공사업체 등으로 진출할 수 있다. 조경기능사의 경우엔 조경사 필수 의무 고용 인원이 있는 조경사업체에 취업해 정규직이 되는 경우도 있으나 계약직이 많아 안정된 고용에는 기대에 못 미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연봉

어느 직업과 마찬가지로 경력이 쌓일수록 연봉이 늘어난다. 특히 조경기능사는 현장 업무이기에 경력이 중요해서 시간이 지날수록 연봉 차이가 벌어진다. 초봉은 회사마다 다르나 최저시급 플러스알파로 보면 되고 대략 250만 원 안팎이다. 경력직의 경우 350만 원 이상을 받는 경우도 있으며 각종 구인란 경력직 조경기능사의 연차는 최소 2년이다.

(가로수 조경.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조경기능사 시험

국가 자격증임에도 불구하고 1년에 4번의 시험을 치른다. 이는 큰 장점이다. 필기시험 합격 후 2년간 유효하기에 최대 8번의 기회가 주어진다. 필기시험은 조경 일반, 조경 재료, 조경 시공 및 관리로 4지선다 객관식이다. 절대 평가로 60점 이상이면 합격이고 과락은 없다. 응시자 대비 평균 합격률은 40%다. 필기에 합격하면 2일에 걸쳐 현장 실기시험을 치른다. 1일 차는 도면설계 작업과 수목감별을 시험 보며 2일 차는 조경실무 작업 3개 과제를 완수하면 된다. 합격률은 80%에 가까워 필기보다 높다. 마찬가지로 60점 이상이면 합격이다.

교육기관

전공자라면 독학이나 유튜브 강의로 시험을 준비할 수도 있다. 비전공자라면 내일 배움 카드로 지정 학원에서 강의를 듣거나 서울시의 경우 북부기술교육원에서 1년에 2번 무료교육이 있다. 2월과 8월에 신청받으며 경쟁률은 5대1 정도다. 자격증 취득보다 기술교육원 들어가기가 더 힘들다는 말도 있으나 합격률은 80%에 달한다.

현재 북부기술교육원 수강생들은 중간에 10% 정도 중도 탈락하여 총 24명이다. 이중 여자가 7명이며 남자 최저 연령은 1967년생이고 여자 최저 연령은 40대이다. 최고령으로 54년생도 있다. 주로 퇴직자들이 많으며 퇴직을 앞둔 직장인들도 퇴근 후 수업받는다. 야간 수업으로 오후 6시 30분부터 10시 30분까지 주5일 4시간 수업이다. 내년에 퇴직을 앞두고 6개월간 주경야독을 한 직장인 신0진 씨의 자격증 취득 이유는 색다르다.

“저 같은 경우는 취업이 목적이라기보다 귀농 준비 차원에서 시작했어요. 일단 식물과 친해지는 연습을 하고 싶었고, 귀촌해서 집 정원을 제 손으로 직접 꾸며보고 싶었어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조경사업체 의무 고용

관공서도 최근 민간 조경사업체에 외주를 주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조경사업체는 일정 인원의 조경기능사를 의무 고용해야 한다. 가장 큰 업체로는 ‘조경 시공 공사업’으로 조경기사, 조경산업기사와 조경기능사를 5명 이상 확보해야 면허를 받을 수 있다. 그보다 작은 업종으로 ‘조경식재 공사업’ 기업이 있다. 조경기사나 조경산업 기사 없이 조경기능사 2명 이상 고용이 의무다. 놀이동산이나 정자, 벤치 등 시설물 면허 업종도 조경기능사 2명 이상이 필수다.

전망

조경사업체의 의무 고용 등 조경기술사의 고용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지자체마다 주민의 쾌적한 삶을 위해 양적인 공사보다 숲길이나 공원 등 질적인 공사를 확대하여 조경기능사의 수요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또한 조경 관련 창업도 전망이 나쁘지 않으며 귀농 귀촌의 경우에도 도움이 되는 자격증이다. 관련 자격증으로 나무의사나 원예기능사, 숲해설가를 시간을 두고 함께 취득하는 것도 시너지가 나는 좋은 방법이고 여성의 경우 화훼장식기능사, 유아숲지도사도 추천할 만하다.

조경기능사는 꽃과 나무, 식물의 성장 과정을 하루하루 지켜볼 수 있는 부지런한 감성과 강하지 않더라도 건강한 체력이 있다면 도전해 볼 만한 자격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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