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시니어] ‘필요한 만큼 도움을 드리자’...홍희자 서로사랑재가복지센터 센터장
[스마트시니어] ‘필요한 만큼 도움을 드리자’...홍희자 서로사랑재가복지센터 센터장
  • 김주희 기자
  • 승인 2022.09.01 14: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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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중략)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소리도 외로워서 울려 퍼진다.

- 정호승 시인 ‘수선화에게’

[이모작뉴스 김주희 기자] 거동이 불편해,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들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어르신들 곁에 손과 발이 되어주고, 외로움을 함께 나누는 존재가 바로 요양보호사다. 그리고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과 요양보호사를 이어주는 곳이 바로 재가복지센터이다. 서로사랑재가복지센터에 들어서자 ‘서로 사랑하며 만들어 가는 아름다운 삶’이란 글이 눈에 들어온다.

홍희자 사랑재가복지센터장. 
(홍희자 서로사랑재가복지센터장. 촬영=김주희 기자)

‘필요한 만큼 도움을 드리자’

홍희자 서로사랑재가복지센터 센터장은 사회복지사로 장애인 거주 시설에 근무했다. 장애시설이 미비하던 시절에는 장애인들과 함께하는 것을 주저했다. 하지만 홍 센터장은 장애인들과 희노애락을 함께 하면서,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버리게 됐고, 비빔밥을 함께 만들어 먹을 정도로 가까워졌다.

재가복지센터를 운영하게 된 계기는 장기요양보험제도와 결을 같이 한다. 장애시설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지인이 소개한 ‘더불어사는사회’ 등 여러 요양 보호기관에서 일을 하게 됐다. 그 경험을 발판으로 2017년에 재가복지센터를 직접 운영하게 됐다.

홍 센터장은 ‘필요한 만큼 드리자’라는 마음으로 재가복지센터를 운영한다. 어르신들이 바라는 것을 최선을 다해 해 드리는 것이 어르신 삶의 질을 높이는 길이라고 믿는다.

재가복지센터는 돌봄이 필요한 가정에 요양보호사를 매칭해 주는 곳이다. 요양보호사는 직접 가정으로 방문해, 돌봄이 필요한 노인분들에게 방문요양, 방문목욕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어려움을 극복하는 힘, 어르신

홍 센터장은 재가센터를 운영하던 초창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출근하는 지하철에서 “나 오늘 출근 못 해.” “저 내일부터 못 해요.”라는 요양보호사의 전화를 수도 없이 받았다. 그때마다 요양보호사를 대신해 어르신 댁으로 달려가야만 했다.

요양보호사의 직무에 관한 직업의식이 낮았던 시기의 일이다. 요양보호사의 일과는 빨래하기, 청소하기, 반찬 만들기, 식사 돕기, 대소변 정리하기 등이다. 요양보호사가 아니라 파출부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요즘은 요양보호사란 직업에 대해 인식도 높아지고, 책임의식을 갖고 일하고 있다.

재가센터에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 가족과 요양보호사로 일자리를 찾기 위해 상담을 자주 한다. 하지만, 돌봄기관이 수용할 수 있는 부분은 한계가 있다. 해결할 수 없는 문제는 “이 부분은 능력 밖이니 다른 센터 가셔도 됩니다.”라고 솔직하게 말할 수밖에 없다.

최성남 요양보호사
(최성남 요양보호사. 촬영=김주희 기자)

가족이 되어 버린 요양보호사

최성남(50대)씨는 서로사랑재가복지센터에서 요양보호사로 일하고 있다. 현재는 하반신이 불편한 2등급 어르신을 돌보는 일을 한다. 2018년부터 돌봐드린 어르신은 최 요양보호사를 만날 때마다 “어디서 이런 천사가 우리 집에 왔을까?”라며 고마워한다. 최 요양보호사는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더 해 드리고 싶고, 잘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고 한다.

어르신이 얼마 전 감기에 걸린 뒤 식사를 거부했다. 어르신 혀가 말려 올라가 있는 걸 발견하고 센터에 알렸다. 아드님이 방문하여 수액을 놓아드린 후 조금씩 드시기 시작했고, 어르신이 잘 드실 수 있게 다양한 음식을 만들어 드린다면서 놀랐었던 경험을 말해 준다.

요양보호사를 위한 복지 용구도 필요하다.

최성남씨는 사회복지사로 일했었다. 2016년부터 요양보호사로 일하면서 파킨슨병 어르신을 돌봐드린 경험이 있다. 어르신이 원하는 장소로 이동을 도우면서 신체적으로 힘겨울 때가 있다.

침상에 누워 지내는 어르신을 머리 감길 때 어려움이 있다. 한 요양보호사는 수액용 비닐에 물을 담아 머리 감길 때 사용한다. 좋은 아이디어지만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요양보호사가 느끼는 어려움을 복지 용구가 도와준다면 어떨까?

우리나라에는 다양한 종류의 복지 용구(일상생활용품부터 욕실, 배변, 목욕, 이동을 위한 기구)가 있다. 복지용구는 지속해서 발전하고 있지만, 높은 가격으로 이용하지 못하는 용품이 더 많다. 어르신에게 도움이 되는 용품은 요양보호사에게도 도움이 된다.

홍희자  센터장과 최성남 요양보호사
(홍희자 센터장과 최성남 요양보호사. 촬영=김주희 기자)

기억에 남는 특별한 경험

홍 센터장은 작고하신 102세 어르신과의 특별한 경험을 소환했다. 어르신은 퇴직 후 96세까지 오류동에서 포천까지 버스로 이동하며 농사를 지을 정도로 건강하셨다. 요양보호사가 방문한 날, 평소와 다르게 문이 열려 있고, 어르신은 소파에 쓰려져 있었다.

요양보호사는 어르신을 발견하자마자 센터로 연락했다. 어르신의 모습은 평소와 매우 달랐고, 요양보호사는 무서움을 느꼈다. 홍 센터장은 자제분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어르신 댁으로 향했다.

어르신 댁에 도착한 홍 센터장은 어르신의 젖은 옷을 갈아입혔다. 요양보호사는 어찌할 바를 모르며 떨고 있었다. 어르신이 계속 땀을 흘려 따뜻한 물로 닦아드렸는데, 대소변 실수까지 했다. 홍 센터장은 급한 마음에 맨발로 뛰어가 기저귀를 사다 채워드렸다.

요양보호사가 일 때문에 가려고 하자, 어르신은 요양보호사를 가까이 불러 “고맙네”라며 뽀뽀를 해 주셨다. 그리고 얼마 뒤 부고를 받았다며 당시의 경험을 말해주었다.

단일화와 통합화, 인식개선이 필요하다

홍 센터장은 재가 복지센터를 운영하면서 여러 어려움을 경험했다. 재가복지센터가 국가의 지원을 받고 있어 국가의 여러 기관에서 관리 감독을 한다. 하지만 기관마다 기준이 다르고 요구하는 서류도 달라 어려움을 겪었다. 기관마다 다른 기준을 단일화하고, 중복되는 것을 통합해 일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돼야 한다.

고령사회가 된 우리나라도 돌봄이 필요한 노인이 증가하고 있다. 요양보호사가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을 돌보기 위해서는 육체적으로 많은 노동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요양보호사의 신체적 조건이 건강해야 하는 이유이다. 하지만, 요양보호사에 대한 처우 문제나 편견으로 젊은이들이 일을 기피하고 있어 요양보호사의 연령은 높다.

요양보호사 직업에 대해 선호도가 낮다. 그 이유는 요양보호사의 고된 노동과 낮은 임금, 경력을 인정하지 않는 시급제와 임금체계, 이로 인한 불안정한 고용에 따른 일자리·소득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요양보호사와 같은 돌봄 노동에 대한 가치를 보상하고, 안전한 노동환경을 만들어 일과 삶을 존중하고 지속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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