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웨이스트] 발산마을 어르신과 청년의 제로웨이스트 운동...청춘발산협동조합

김남기 기자
  • 입력 2022.11.02 17:41
  • 수정 2023.03.10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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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서구 상무시민공원 직거래장터. 촬영=김남기 기자

[이모작뉴스 김남기 기자] 광주 서구 상무시민공원에는 매월 둘째, 넷째 주에 ‘가치사세 직거래 장터’가 열린다. 여느 시골장터 풍경과 별다른 게 없다. 먹거리, 입을 거리가 즐비하다. 할머니가 직접 캔 나물도 보이고, 광주 토산품도 보인다. 도넛의 향긋한 기름 냄새와 뻥튀기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정겹다.

오일장 시장 입구에 발길을 돌려 보니, 공연준비가 한창인 무대와 그 옆으로 젊은 청년들이 천막 몇 개에 뭔가를 나눠주거나 만들고 있었다. 시골장터에서 보기에는 낯선 풍경이었다.

가까이 가서 보니 어르신들이 뭔가를 전달하면, 청년들이 ‘차’도 주고, 공책도 만들어 주는 것이었다. 바로 광주 발산마을 청년들이 만든 ‘청춘발산협동조합’의 제로웨이스트 홍보부스였다.

‘청춘발산협동조합’ 제로웨이스트 홍보부스 . 촬영=김남기 기자

쓰레기 없는 축제, 장터를 만들자!

‘청춘발산협동조합’은 '광주에서 쓰레기 없는 페스티벌을 만들자'는 취지로 활동을 펼쳐왔다. 그동안 ‘청춘발산협동조합’은 발산마을 어르신들과 함께 ‘청춘빌리지×샘몰경로당 행복줍기’, ‘플라스틱 정류장에 정차하는 쓸모버스’ 등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플라스틱 없는 마을을 만들어 왔다. ‘청춘발산협동조합’ 이렇게 모은 마을 쓰레기를 다시 재활용해서 마을 아이들을 위한 행복장학금을 마련하기도 했다.

오늘버린 쓰레기양은?, 텀블러 가져오면, 차세트 공짜. 촬영=김남기 기자

‘청춘발산협동조합’ 송명은 대표는

“저희는 광주 발산마을 청년협동조합으로 쓰레기 없는 장터를 만들기 위해 오늘 행사에 참여했다. 광주시민들이 장보기를 하거나 공연이나 구경할 때, 먹거리 용기를 가져오면, 제로웨이스트 키트 제공한다. 또한 장보기를 할 대 몇 그램의 쓰레기를 버리는 걸 알 수 있게 저울도 마련하고 있다. 유통기간 지난 화장품이나 안 쓰는 색연필을 이용해, 폐현수막으로 만든 아트월에 그림 그리기나, 텀블러를 가지고 가면 티백 차 세트를 선물로 드리고 있다.”고 행사 내용을 말했다.

업사이클링 체험부스. 촬영=김남기 기자

버려지는 병뚜껑을 이용한 업사이클링 체험부스에서는 직접 플라스틱 사출을 체험할 수 있다. 노트만들기 체험 부스에서는 버려지는 포장지나 쇼핑백을 가져가면, 참여자가 직접 나만의 노트를 만들어 가져갈 수 있게 했다.

또한 옆 공연장에서는 특이한 공연 의자와 배너 현수막을 볼 수 있다. 바닥에 놓인 의자는 재활용 종이로 만든 의자와 테이블이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다. 공연을 안내하는 배너광고 판 역시 재활용 종이로 만들었고, 무대에 설치된 시설물도 대부분 재활용 폐지였다.

공연장에 비치 된 재활용 소품들. 촬영=김남기 기자

함께 꿈꾸는 토양이 있는 마을 '청춘발산'

발산마을은 70~80년대 방직공장 여공들이 셋방살이하던 광주의 오래된 옛 마을이다. 90년대 이후 도심 공동화 현상과 방직공장의 쇠퇴로 마을의 여공들이 떠나면서 점차 빈집들이 늘어나고, 어느새 나이 든 어르신들만 남아 삶의 터전을 지켜왔다. 오랫동안 함께 이 마을을 지켜온 어르신들의 마을 문화가 남아있는 동네가 되었다.

2015년도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도시재생 사업이 시작되면서 이 마을에 새로운 청년 이웃이 생겨났다. 새로운 청년 이웃들은 어르신들의 이웃 문화를 통해 이 마을에 자리 잡게 되었고 이상하지만 재미있고 행복한 별의별 이웃들이 되었다.

어르신과 함께 하는 제로웨이스트 운동

청춘빌리지×샘몰경로당 행복줍기 프로젝트. 사진=청춘발산협동조합 제공

# 청춘빌리지×샘몰경로당 행복줍기 프로젝트

마을 들어오는 길목이 추잡스러우면 사람들이 뭐라고, 생각하것는가?
여기는 더럽고 관리도 안 되는 동네라고 흉본당게,
항시 마을을 깨끗이 유지해야 하지 않것는가

마을 어르신의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에 마을에 대한 애착이 묻어난다. 샘몰경로당 할머님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나오셔서 마을 곳곳 잡초들을 뽑으시고, 굽은 허리로 마을 입구 가로수길에 수북이 쌓여있는 낙엽들을 쓸고 줍는 봉사활동을 해 왔다. 지금까지 누구 하나 알아주지 않았던 마을 돌봄 활동을 보고, 마을 청년들은 어떻게 도움을 드려야 할까? 고민이 되었다. 그래! 할머니들의 이런 활동들을 사람들에게 알리자!

그리하여 2020년 오천마을 도시재생 주민주도사업으로 공식적으로 시작된 <행복줍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매주 목요일 오후 3시부터 4시까지 하는 이 활동은 마을 앞 가로수길이나 마을 골목골목 마을 사람뿐만 아니라 외부 사람들도 왔다 갔다 많이 지나다니는 길을 깨끗이 유지하는 것이 목표이다.

나무 아래 무성히 자란 잡초, 무분별하게 버려져 있는 담배꽁초, 테이크아웃 컵 별별 쓰레기들이 버려져 있다. 2021년에도 할머니들과 발산청년들이 함께 거리로 나가서 행복을 줍는다.

플라스틱 정류장에 정차하는 '쓸모버스' . 사진=청춘발산협동조합 제공 

# 플라스틱 정류장에 정차하는 '쓸모버스'

‘청춘발산협동조합’ 2022년 4월 광주 최초로 프레셔스플라스틱 캠페인을 진행했다. ‘플라스틱정류장’에 대규모 자원순환 프로젝트가 진행된 것이다. 청춘발산마을에 위치한 플라스틱 정류장이 4월 지구의 날을 맞이하여 광주 곳곳을 돌아다니며 플라스틱 정류장에 정차하는 '쓸모버스'를 운행했다.

4월 9일 국립 아시아 문화전당 하늘마당 브릿지를 시작으로 플라스틱 병뚜껑을 모으는 자원순환 캠페인을 진행하여 광주 시민 107명이 참여하였으며 10293개의 병뚜껑을 수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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