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건희의 산책길㊾] 산울림 편지콘서트로 떠나는 ‘슈베르트, 겨울 여행’
[천건희의 산책길㊾] 산울림 편지콘서트로 떠나는 ‘슈베르트, 겨울 여행’
  • 천건희 기자
  • 승인 2022.12.29 13:30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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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작뉴스 천건희 기자] 소극장 산울림의 연말 레퍼토리 프로그램인 ‘산울림 편지콘서트’, <슈베르트, 겨울 여행>을 지난 12월 25일 관람했다. ‘산울림 편지콘서트’는 연극과 라이브 연주를 통해 한 예술가의 삶을 조명하는 공연으로 2013년부터 매년 겨울 진행하고 있다. 베토벤, 모차르트, 브람스, 차이코프스키, 작년의 드보르작에 이어 올해 편지콘서트 주인공은 ‘가곡의 왕’이라 불리는 슈베르트라 기대가 되었다.

촬영=천건희 기자
촬영=천건희 기자

타원형 무대 위에는 슈베르트가 작곡하던 책상과 깃펜, 습작 악보들, 피아노 한 대, 그리고 한쪽에는 슈베르트의 형인 프레디난트와 편지를 주고받은 작은 우편함이 있다. 슈베르트의 바이올린 소나타 1악장이 피아노(한우리)와 바이올린(최유진)으로 연주되면서 공연은 시작된다. 연주가 끝나자 ‘음악에 부쳐(An die Music)’의 가사이기도 한 “너 축복받은 예술아~”라는 대사와 함께 슈베르트(차예준)가 등장한다. <슈베르트, 겨울 여행>은 슈베르트가 가장 의지한 형 프레디난트(임영식)와 슈베르트가 주고받은 편지를 통해 슈베르트의 삶과 음악을 보여준다. 슈베르트의 편지들은 치열한 예술가의 삶과 함께 형제애가 따뜻하게 느껴진다.

사진 출처=최강훈
사진 출처=최강훈

프란츠 슈베르트(1797~1828)는 어린 시절부터 베토벤의 음악과 괴테의 문학을 흠모하며 예술가로서의 꿈을 키워나간다. 시 읽기를 좋아했던 슈베르트는 괴테, 뮐러, 쉴러, 하이네 등 독일 낭만주의 시인들에게서 자신의 영혼과 소통하는 언어를 발견하고 300곡이 넘는 예술가곡을 작곡한다.

예술에 대한 슈베르트의 감사와 사랑은 ‘음악에 부쳐(An die Musik)’로 연주되고, 괴테의 시를 가사로 하여 작곡한 Op.1번 가곡 ‘마왕’을 성악가(테너 김성현/ 베이스 임태수)가 직접 원어로 들려준다. 학창 시절 음악 교과서에도 실렸던 ‘들장미’와 ‘아름다운 물방앗간 아가씨’를 들으니 여행을 떠난 느낌에 싱그러웠다.

사진 출처=최강훈
사진 출처=최강훈

자신이 사랑하는 음악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쳤던 슈베르트였지만 유난히 내성적이고 명성을 추구하지 않은 탓에 가난했고, 고독했고, 질병으로 고통 받았다. 그러나 음악과 문학 그리고 예술을 함께 나누던 슈베르트를 위한 작은 음악회 모임인 ‘슈베르티아데’ 친구들 덕분에 영원히 남을 음악을 만들 수 있었다. 슈베르트는 안타깝게도 베토벤이 사망하고 난 다음 해, 31살의 나이로 짧은 생을 마감한다. 프레디난트가 슈베르트의 죽음앞에서 ‘그의 이 세상 순례길은 짧았지만, 그의 음악이 간직한 정신은 끝없이 이어지리라’ 고 하면서 슬퍼하는 장면은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슈베르트의 아름다운 음악들이 자신의 내면에 고독하게 집중해 만들어진 음악임이 더 깊이 느껴졌다.

사진 출처=최강훈
사진 출처=최강훈

‘세상에서 버림받은 나그네의 정처 없는 방랑’을 표현한 ‘겨울 여행’(Winterreise, D.911) 중 ‘밤 인사’와 ‘보리수’ 노래에 이어진 ‘아베마리아(Ave Maria)’의 애절한 기도와 아름다운 선율은 감동이었다.

100분 공연 동안 10곡의 슈베르트의 명곡 연주를 감상할 수 있어 행복했다. 연주와 성악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가 어떠한 공연보다 더 가까이에서 이루어져 나를 위해 연주해주는 듯했다. 대극장 공연에서는 절대 경험할 수 없는 소극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매력이다.

촬영=천건희 기자
촬영=천건희 기자

소극장 산울림은 연극 전용 소극장으로 상징적인 곳이다. 1층 카페에는 그동안 산울림에서 공연되었던 포스터가 전시되어있어, 우리나라 연극 발전에 기여한 전설적인 작품들의 포스터를 볼 수 있다. 또 예쁜 카페 한 편에는 편지를 쓸 수 있는 책상과 의자, 편지지가 준비되어있다. 공연 마지막 곡인 슈베르트의 아름다운 ‘세레나데’ 선율이 마음에 남아 문득 누군가에게 편지가 쓰고 싶어진다.

‘성문 앞 우물 곁에 보리수가 서 있네. 나는 그 그늘 아래서 많은 꿈을 꾸었지...’

‘보리수’ 가사가 입안에 맴돌면서, 내년 편지 콘서트 주인공이 벌써 궁금하다. 올해의 편지 콘서트 <슈베르트, 겨울 여행>은 12월 31일까지 이어진다.

촬영=천건희 기자
촬영=천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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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은맘 2022-12-31 03:38:11
슈베르트를 온전히
느끼는 좋은 시간일듯해요 ^^
좋은 공연정보 감사합니다.

이규봉 2022-12-30 11:52:58
천기자님의 좋은 감상뿐아니라 새로운 정보도 알게 되네요.
덕택에 슈베르트도 산울링극장도 배웁니다.

박미정 2022-12-29 17:59:27
현장감 있는 음악콘서트 소개에 제가 다 마음이 설레입니다^^ 멋진 성탄절 보내셨네요~^^ 젊은 예술가의 아름답고 짧은 생이 마음에 와닿습니다^^

Nysy 2022-12-29 14:32:42
요즘 기사가자주올라오네요~~ 무리하지마시고 좋은글 오래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