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작성공수기] ‘인생하모니’ 팀은 평생 직업으로 다시 태어나다...장려상 윤영근

김남기 기자
  • 입력 2023.01.05 12:00
  • 수정 2023.01.05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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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작뉴스 김남기 기자] 경상남도에서 실시한 제2회 신중년 인생이모작 성공수기 공모전 수상작품을 연재한다. 연재될 수상작품들은 퇴직 후 삶 준비, 재취업 성공사례, 사회공헌활동, 재능나눔 경험 등을 공유하고, 신중년 세대의 성공적인 인생 2막을 엿 볼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이다. 공모전 주제는 '은퇴 후에도 활기찬 나의 인생이야기'이다.

'인생하모니' 팀 윤영근. 사진=경남인생이모작지원센터 제공

‘인생하모니’ 팀은 평생 직업으로 다시 태어나다...장려상 윤영근

만 60세에 누구나 예외 없이 정년퇴직하기에, 어느덧 4년이 지나가고 5년째 맞이하고 있다. 60살의 나이에 그냥 있으면 안 되겠다 싶어, 우연한 기회에 경남인생이모작지원센터에서 정보를 들었다. ‘신중년 빛나는 인생학교’ 1기생을 모집하고 개강한다는 소식을 인터넷으로 알았다. 이곳이 무엇을 하는지는 모르지만, 노년이 아니라 새로운 중년. 신중년이라는 자부심으로 내가 모르는 정보를 다양하게 알 수 있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인적 네트워크를 함께 공유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색다른 것이 있을 수 있겠다고 생각하여 지원하게 되었다. 정원이 있었지만, 아주 운이 좋아 경남 인생이모작센터의 빛나는 신중년 프로그램에 1기생으로 첫 수업을 듣게 되었다.

기대하고 첫 수업을 듣는데 평소에 생각하는 다양한 정보 프로그램이 있고, 신중년이 수업받는데 너무나도 좋은 프로그램으로 수료식 할 때까지 단 한 번도 결석한 일이 없어 개근상을 받았다. 그렇게 수업을 계속해서 받던 중 쉬는 시간 여유가 있을 때, 평소 하모니카 연주를 많이 하여 동기생에게 선을 보여주기 위하여 연주하였다. 주변사람들이 의외의 큰 반응을 보여, 앙코르곡도 하게 되고, 이후에는 동기생들의 요청으로 쉬는 시간 틈틈이 연주하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단체로 가을 소풍을 가게 되었다. 이모작 센터 선생님들의 다양한 프로그램과 지시대로 임무와 과제를 수행하면서 즐겁게 소풍하였고, 점심시간에는 모든 사람이 함께 모여 있을 때 하모니카 한 곡 연주하라고 하여 당시 트로트가 유행하여 아주 신나는 연주를 하였다. 모두가 함께 덩실덩실 춤을 추면서 아주 즐거웠던 일이 기억난다.

'인생하모니'팀 하모니카 교육. 사진=윤영근 제공

이후 하모니카를 배우고 싶다는 동기들의 열화와 같은 요청으로 ‘인생하모니 교실’이 2020년에 탄생하게 되었다. 신중년 1기생으로 시작하여 아주 기본적인 기초부터 교과서를 가지고 하나하나 지도를 하니, 실력이 성큼 따라와서 어느덧 대중가요를 연주하는 실력이 되었다. 이렇게 계속 연주 교실을 지도하던 중, 2021년도에 2기 빛나는 신중년 학교가 개강이 되어 2기생 앞에서 ‘인생하모니’ 팀이 단체 연주를 하게 되었다. 신중년 1기생들이 배운 것을 후배인 2기생 앞에서 단체 연주를 하게 되었다. 2기생 전원이 조용한 가운데 경청을 하고 난 후, 마칠 때 나는 태어나서 그렇게 큰 박수를 받은 적은 처음이었다. 온몸에 전율이 흐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앙코르송을 받고 모두에게 다시 연주를 들려주고, 또다시 2기 교육생들의 요청으로 하모니카 수업을 진행하게 되었다.

'인생하모니'팀 하모니카 연주회. 사진=윤영근 제공

신중년 1기, 2기 교육생 모두가 ‘인생하모니’ 수업을 듣게 되자, 우리의 연주를 통해 사회공헌활동에 참여해 보자는 계획을 세우게 되었다. 우리의 연주가 필요한 곳이 있다면 어디든 가서 무료로 공연해주고 음악으로 행복을 전달하게 된다면 그보다 더 보람된 일은 없을 것 같았다. 팀원들은 아직 초보 수준인데, 어떻게 사회공헌 활동을 할 수 있겠냐면서 무척 망설였지만, 목표가 있어야만 실력도 빠르게 늘 것이라며, 팀원들을 독려하여 활동을 시작했다. 제일 처음 활동은 인생 선배이신 노인재가복지센터에서 하기로 하였고, 시설의 책임자에 사전 연락하여 현장에 도착하여, 어르신들에게 팀 단체 구성 소개를 하고 시작을 하였다.

'인생하모니'팀 단원과 함께. 사진=윤영근 제공

어르신들께서는 처음에는 하모니카 가지고 무엇을 하겠는가 하면서 의문시하였지만, 평소 나이 드신 분들이 좋아하는 흘러간 옛노래인 이미자, 고복수, 나훈아, 현철, 설운도 등 좋아하는 곡을 파악하여 연습하고 연주하니 계속해서 앙코르가 끊이지 않았다.

결국 단체 연주가 끝난 뒤에는 개인별로 교대로 연주하면서 즐겁게 지냈다. 재가복지센터나, 사회복지시설에는 고정적인 노래방 기계가 있는데 평소에 노래방 기계를 워낙 많이 사용하다 보니 싫증이 났는지, 어르신들 말씀이 인생하모니팀의 하모니카 연주만으로도 무척 즐겁다고 하였다.

심지어 연주 중에도 다음 주에 올 것인지 문의하는 분이 많이 계셨다. 다음 주에 올 것 인가, 안 올 것인가 확답해달라고 하는데, 이후 즉석에 서서 팀원들과 의논하여 다음 주에 다시 오겠다고 확답하니 어르신들은 노래를 같이 부르다가 다 같이 일어나서 흥이 나기에 춤도 추고 무척 즐겁게 지냈다. 이렇게 시작한 것이 지금까지도 지속해 이어지고 있다.

사회공헌 활동은 혼자만 하고 가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호흡하면서 춤도 같이 추고 하는 것이 너무나도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 어떤 때에는 이미자의 ‘여자의 일생’을 신청받아, 연주했더니 조용한 분위기에서 모두가 눈물을 흘리시는 바람에 무척 당황하였던 일도 기억이 난다. 젊은 시절을 생각하고, 건강할 때는 고생만 하다가 지금까지 살아온 것을 생각하니 만감이 교차하여 감정이 북받쳐 올라 눈물을 쏟아내신 것 같다.

이렇게 사회공헌 활동은 춤추고 즐거운 것도 있지만, 때로는 감동으로 눈물을 흘리는 순간도 있다. 연주하면, 울다가, 웃기도 하고 모두가 크게 박장대소를 하면서 연주를 즐기는 모습을 보면 오히려 내가 크게 감사를 느끼게 된다. 이렇게 작은 하모니카 하나로 모든 사람의 심금을 울릴 수 있다는 사실에, 그동안 하모니카를 꾸준히 연주해 온 것이 너무 보람되고 뿌듯하다. 내 인생에서 ‘인생하모니’팀을 만난 것은 큰 인연이라 생각한다. 학연, 지연, 혈연도 아니고 육십 평생 처음 만난 사람들이지만, 우연히 만난 인연이 필연이 되어 모두가 함께하고 있다.

'인생하모니'팀 하모니카 연주회. 사진=윤영근 제공

어느덧 세월이 흘러 2020년 1기와 2기 교육생들이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너무나도 감사하다, 특히, 2022년도에 신중년 3기생이 수료하면서 또다시 3기 교육생까지 합류하게 되면서 이제는 초급반, 중급반으로 분반을 해야 할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 동아리 활동이라는 것이 시간이 조금 지나면 열정이 식으면서 1년쯤 뒤에는 폐강되는 것이 보통인데, 열의를 가지고 지속해 참여해주는 팀원들의 의지가 너무나도 감사하다.

지도 선생인 나 자신이 개인적인 사유가 생겨 64년 동안 살던 창원을 떠나 서울로 이사를 하게 되었다. 떠나고 난 뒤에 모든 팀원이 센터에 건의하여 동아리 지도를 계속하게 해 주었다. 그래서 지금은 2주에 한 번씩 기차를 타고 내려와서 수업 지도를 하고, 남은 시간은 팀원들끼리 모여서 배운 내용을 연습하며 실력을 쌓고 있다. 내년에는 실력에 따라 A반과 B반으로 분반하여 계속 지도하여야 하겠고, 나는 인생하모니팀으로 인해 평생직업으로 다시 태어났다.

팀을 운영하면서 느낀 것이 계속 한 가지만 하면 재미가 없어지기에 평소 음악에 몸담은 마산가곡 부르기에 한번 실제로 참여하기로 하였다. 팀원들이 부담스러워하는 느낌이 있었지만 나는 모든 것이 제자리에 있으면 아무런 발전성이 없다. 시험을 본다고 하면 책을 한 번 보는 것이 맞고, 감사를 한다고 하면 서류 정리를 하는 것이 맞다, 그러면 우리가 이곳에서 아무리 잘한다고 하더라도 아트센터, 문화원 등 더 큰 무대에 한 번 서기로 큰마음을 먹었다.

‘연말에 할 것이다’ 일정을 정하여 놓고 2곡을 열심히 연습하였고, 활동 일정이 아닌 날에도 자체적으로 모여서 연습했다. 날짜가 점점 다가올 때는 긴장을 하였지만 사전에 단체복을 맞추어 입고, 우리나라 음악교과서에 나오는 원로 선생님, 대학교수, 전문성악가, 악기지도교사 등 모든 전문가 앞에서 단체로 연주하였다. 실로 6개월 만에 큰 무대에서 발표하였던 그 당시의 가슴 뭉클한 기쁨은 지금도 가슴에 남아 있다. 이제는 모두가 악보를 이해하고 볼 수 있으며 음악이론에 대하여 이해하면서 수업을 듣고 있다.

'인생하모니'팀 성과공유회 하모니카 연주. 사진=윤영근 제공<br>
'인생하모니'팀 성과공유회 하모니카 연주. 사진=윤영근 제공

이렇게 모두 데뷔하고 나니 센터에 동영상도 제출하고 12월 연말에 성과 공유회에서 많은 분들 앞에서 또다시 연주하여 경상남도 관계자분들에게 큰 박수와 표창도 받았다. 팀원들이 이렇게 점점 재미를 느끼고 이해하면서 살아가고 발표하고 보니 성장 되어가는 것이 눈에 보인다.

음악은 사람의 마음을 웃겼다 울렸다 하는 마력이 있는 것 같다. 심금을 울리는 것과 아주 흥겨운 춤을 추는 그런 것이 있어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것이다. 타지역으로 이사를 하였어도 이렇게 열정적인 성원을 보내주고 계속한다는 것이 너무나도 행복하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경남이모작센터에 수강생으로 왔다가, 쉬는 시간에 평소 곡을 연주하는 것을 선보여 준 것이 1기생, 1기생, 3기생 모두가 한 팀이 되어 매주 수업하게 되고, 사회공헌 활동과 각종 행사에 나가서 연주하는 것이 일상화되다 보니 새로운 ‘인생하모니’ 팀은 평생직업으로 다시 태어났다.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최선을 다하여 인생 2막을 살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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