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전통의 ‘간장’을 담그는 과정과 숙성되는 긴 시간을 현 세태에 빗대어 풍자한 연극 <조선간장>이 19일 막을 올린다.
정월보름, 고즈넉한 시골에 자식 넷을 여윈 노부부가 간장 담글 준비로 부산하다. 차디찬 겨울에 장을 담겠다는 할매가 못마땅한 듯 할배는 연신 군소리를 늘어놓는다. 그러면서도 간장을 비롯해 할매의 손맛을 가지러 올 자식들의 방문을 은근 기대하는 눈치다.
하지만 몇 년 만에 시골집에 나타난 막내 대철이가 오자마자 노모에게 돈을 요구하면서 한적했던 노부부의 시골집에 소란이 인다.
350년 된 씨간장을 사기 위해 간장공장 사장이 찾아와 거액의 액수를 불렀다는 사실을 알게된 막내 대철이는 노모에게 당장 씨간장을 팔자고 설득에 나서지만 노모는 절대 팔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씨간장이 거액의 금액으로 거래될 수 있음을 알게 된 다른 자식들 역시 서서히 씨간장을 팔자고 권유에 나서고, 형제들 중 혹여 누가 씨간장을 빼돌릴까 노심초사 감시와 의심으로 서로를 견제하면서 갈등은 고조에 달한다.
연극 <조선간장>은 시대에 따라 사는 방식이 달라져도 변치 않는 장맛처럼 변치 않는 내리사랑 그리고 가족애를 짚어보고자 했다.
1975년생 토끼띠가 주축을 이룬 젊은 예술가 그룹 ‘예술쟁이토끼들’이 올해 첫 작품으로 무대에 올린 연극 <조선간장>은 오는 4월 1일까지 혜화역3번 출구 인근의 소나무길 내 후암스테이지1관에서 관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