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정글’, 중장년층에 ‘인생특식’ 제공

박애경 기자
  • 입력 2018.05.16 14:04
  • 수정 2018.05.17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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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은 두려움과 설렘이라는 밑반찬에 용기라는 특별메뉴가 추가된다. 오십을 훌쩍 넘긴 나이에 모험은 ‘인생의 특식’일 수 있다. 비록 내가 특식을 맛보는 주인공이 되지는 못하더라도 누군가 대신 맛볼 수 있다면, 그저 즐겁고 행복하다. 마치 TV 속 먹방(먹는방송) 프로그램 속 식신(食神)들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와 같다. 이러한 대리만족을 충분히 충전시켜줄 영화 <정글>이 5월 개봉된다.

1981년,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정글 아마존에서의 20일 동안 사투를 벌인 한 모험가의 실화를 그린 영화 <정글>은 같은 제하의 소설을 근간으로 한다. 소설의 원작자인 요시 긴스버그의 실제 모험을 그린 작품이다. 소설이 영화로 제작되기까지의 과정은 험난했다.

친구 2명과 가이드 1명과 함께 남미의 오지 정글 여행에 뛰어든 요시 긴스버그는 20일 동안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탈진한 상태로 정글에서 발견된다. 몇 달간 치료 후 고향인 이스라엘로 돌아온 뒤 그는 그의 경험을 책으로 출판하자는 제의를 받는다. 배낭여행객들에게 자신의 이야기가 큰 감동을 주었다는 사실에 용기를 내어 넉 달 만에 책을 완성했다.

긴스버그는 갓 출판된 책을 들고 1990년 할리우드로 향했지만, 그곳에서 3년 만에 영화로 만들고자 했던 자신의 꿈을 접어야만 했다. 이유는 제작들이 원작에서 벗어나는 이야기와 인물수정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2004년 자신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영화화하겠다는 제작자 데이너 러스티그에 의해 꿈이 실현됐다.

하지만 영화를 완성하기까지 적지 않은 세월이 필요했다. 아마존 정글을 대신해 영화를 촬영할 수 있는 호주의 여러 지역과 호주 정부가 제공하는 각종 혜택을 알아보는 등 준비 기간이 필요했다. 우여곡절도 있었다. 영화가 나오기까지 배우들을 캐스팅할 자금을 모두 받기로 했는데 촬영 3주 전에 무산되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하지만 러스티그는 원작자 요시에게 “무슨 일이 있어도 해낼 것이다”라는 약속을 지켰고, 마침내 세계적인 독립 영화사 아크라이트를 찾아가 호주 출신의 그렉 맥린에게 연출을 맡겼다. 그리고 <해리포터>시리즈의 주인공 다니엘 래드클리프와 <택시운전사>의 토마스 크레취만이 열연하는 영화 <정글>이 완성됐다. 베스트셀러에서 영화화까지 꼬박 26년의 세월이 흘렀다.

영화 <정글>은 환상과 낭만의 탐험이 아니다. 자신의 욕망을 위해 친구를 버려야하고, 살아남기 위해 자연과 싸워야하는 고난의 탐험이다. 생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적으로 가득한 정글 속에서 생존을 위해 벌이는 사투의 기록을 통해 한계에 대한 도전과 새로운 가치창조를 보여주고 있다.

자신의 한계에 대한 도전, 그리고 새로운 가치창조는 지금 인생 전환점을 돌아 뛰고 있는 우리가 맛보야 할 특식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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