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 코미디로 풀어낸 한 가족의 자살 소동극 ‘가족사진’

박애경 기자
  • 입력 2019.06.10 14:0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모작뉴스 박애경 기자】 팍팍한 세상살이에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더 이상 새로울 것도 없는 뉴스거리가 될 만큼 우리사회 곳곳에 이끼처럼 자리한다. 기형적 인간관계, 그 안에서 소외된 삶, 물질적 정신적 고립이 가져온 자살, 죽음마저도 고립되는 것이 싫어 선택한 동반자살... 이것은 우리 사회의 어두운 골목길이다.

이러한 어둠을 희화적으로 풀어낸 연극 <가족사진>이 오는 6월 18일부터 25일까지 대학로 후암스테이지 1관에 오른다.

청년 창작진으로 구성된 '창작꾼 요지경'의 연극 <가족사진>은 도시 변두리 허름한 골목에 위치한 '추억관'이라는 사진관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무슨 사연인지 영정사진만 찍어주는 이 사진관에 한 소년이 찾아와 영정사진을 찍어줄 것을 요청한다. 사진사는 소년의 터무니없는 부탁을 거절하지만, 소년은 우연히 엄마의 유서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우연히 발견한 유서엔 당사자인 엄마를 포함한 모든 가족 구성원들이 자살을 결심하는 글이 적혀있었다 한다. 자살을 막을 방법을 찾던 사진사는 고심 끝에 소년에게 공짜로 가족사진을 찍어주겠다며 가족들을 '추억관'으로 데려오라고 한다. 그렇게 가족들은 '추억관'에 모이게 되고 그 안에서 가족들과 사진사의 사연들이 무대 공간을 메운다.

'가족사진'이라는 따뜻한 이미지의 단어 뒤에 '죽을 死'자가 숨어 있는 포스터 속 제목처럼 이 가족의 사연은 평범하지 않다. 살고자 했기에 죽을 수밖에 없는 이들의 아이러니한 선택. 연극 <가족사진>은 죽는 것조차 녹록치 않은 한 가족의 웃지 못 할 이야기가 코미디라는 역설적 형식으로 전개된다. 이 시대를 버티며 살아가는 우리, 가족, 그리고 사회적 관계를 묵직한 마음으로 돌아보게 하는 휴먼 코미디이다.

 

저작권자 © 이모작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