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과 번뇌의 해우소, 김현숙의 ‘히스의 언덕’

박애경 기자
  • 입력 2018.08.03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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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층 간 갈등과 대립, 누림과 소외, 상실의 아픔과 고독. 방황과 정체. 현대인들 모두가 공통으로 안고 있는 이러한 문제들이 여전히 내 안에 단단히 똬리를 튼 채 나를 장악하고 있음은 축복인 것일까, 저주일까.”

무심코 흘려보내는 시·공간 깊숙이 똬리를 틀고 이제나저제나 머리를 쳐들 준비를 하고 있는 사회적 갈등과 대립을 작가 특유의 깊은 통찰력과 섬세한 언어감각으로 탄생한 작품이 출간돼 눈길을 끈다.

바로 작가 김현숙의 세 번째 소설집 <히스의 언덕>이다. 그간의 작품들이 주로 소외와 아픔 속에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었다면 이번 소설집은 작가의 자전적 요소가 농후한 등장인물들이 이야기의 중심이 된다.

인물들은 대부분 은퇴자이거나 그와 비슷한 연배의 전업주부이거나 작가이다. 그 인물이 놓인 서사적 조건도 대개는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벗어난 집과 동네, 혹은 어느 여행지이거나 귀촌지역이다.

작가 김현숙의 신간 <히스의 언덕>은 마치 여러 잔갈래로 뻗어나가 성장해가는 야생의 이야기나무와 같다. 원줄기에서 출발해 잔가지들을 이리저리 따라가다 보면 어느덧 작가가 말하고자하는, 또 우리가 해결하고자하는 갈등과 대립의 해우소를 만나게 된다.

작가 김현숙은 말한다. “애초 불씨를 지피긴 힘들어도 어언 내 안에 다시 활활 창작의 불꽃이 타오름을 느낌은 희열이 아닐 수 없다. 이 맹렬한 불길이 부디 작품에의 미학과 완성도로 이어져, 되도록 많은 독자들의 뜨거운 공감의 장이 함께 하길 소망하는 마음 간절하다.”

모두 10편의 우수한 단편소설들로 구성되어 있는 <히스의 언덕>이 팍팍한 인생살이에 근심을 풀고, 번뇌가 사라지는 해우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김현숙 작가는 198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골고다의 길> 당선된 후 단편 <어둠, 그 통로>로 《현대문학》 신인상에 추천완료 되었으며, 이후 <출모> <삼베 팬티> <어두워지지 않는 밤> <가지 않은 길> <꽃비 내리다> <홋카이도 3월의 눈> 등 다수의 작품을 내놓았다.

그리고 소설집 <하얀시계> <노을 진 카페에는 그가 산다>에 이어 세 번째 소설집 <히스의 언덕>으로 독자들을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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