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를 등불로 삼고 남을 의지처로 하지 말 것이며, 법을 등불로 여기고 의지하라."- 자등명 법등명(自燈明 法燈明)[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고색창연(古色蒼然)하다는 말이 저절로 이해될 것 같은 2층의 팔작지붕 기와집, 그 앞에서 발걸음이 멈춰진다. 뜨락은 고요하고 부처님의 갈비뼈 같은 빗살무늬가 마당에 선명하게 보일 것만 것 같다. ‘아름답다’라는 말이 입안에서 저절로 흘러나온다. ‘각황전(覺皇殿)’은 한국 화엄종의 중심도량이다.사방에 화엄경 80권을 돌아 새긴 석경을 장식했으나, 정유재란 때 이 땅의 정기를 끊으려고 했는지,
포럼 기사연재 순서1. 과학기술 기반 돌봄사회 구현의 실험과 과제...성지은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2. ‘대전의 기술기반 돌봄사회서비스 실험과 과제’...국현정 민들레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센터장3. ‘치매 돌봄서비스 실험과 과제’...박명화 충남대학교 간호학과 교수[이모작뉴스 김남기 심현주 기자] 돌봄사회 구현을 위한 돌봄 리빙랩 네트워크 2차 포럼 ‘소(小)소(昭)하게’가 11월 22일 진행됐다.포럼의 두 번째 발제를 맡은 국현정 민들레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센터장은 ‘대전의 기술기반 돌봄사회서비스 실험과 과제’를 주제로 과
[진우석 여행작가] 폭우가 지나간 자리에 폭염이 기승을 부린다. 녹음이 우거진 청량한 숲 속 바람이 그리운 계절이다. 더위가 절정으로 치닫는 8월, 한국관광공사는 ‘청량한 숲으로의 초대’라는 테마로 ‘가볼만한 곳’을 추천한다. 뜨거운 햇볕을 막아줄 울창한 숲속에서 몸과 마음을 싱그러운 초록으로 물들일 매력적인 숲 여행지로 경북 을 소개한다.울진금강소나무숲길은 조선 시대 보부상의 애환이 서린 십이령옛길과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금강소나무 군락지가 어우러진 길이다. 산림청이 국비로 만든 1호 국가숲길로, 20
왜, 공연히 그 먼 길을 걸어가는가?아무도 그 이유를 말해 주는 사람은 없지만사람들은 무연히 그 산길을 걸어간다.그리고 한 번쯤은 지리산 종주를 염원한다.드디어 지리산을 오른다. 이제 4시간 정도를 꾸준하게 오르면 노고단 대피소에 다다를 것이다. 전날 비가 내려 여기저기 흙탕물이 길 위로 넘치면서 등산객들의 발길을 막는다. 비가 온 뒤의 공기는 더욱 청량하다. 광합성 작용을 활발하게 하는 중인 숲속에서는 피톤치드 향이 넘치게 흘러 다니고, 물소리에서는 음이온이 둥, 둥, 떠다니며, 몸은 정신까지 정갈하게 해준다.현대인들은 매일 ‘양
오동도 절벽 위 어디쯤,위태로이 걸린 횟집에서 친구와 소주잔을 부딪치며 회를 씹던,설익은 회포들이 오늘따라 더욱 굴풋하다밖에서 울어 에이던 파도 소리와 갈매기의 소리도.- '땅끝 인생', 윤재훈 선원들은 밥을 먹고 나자 찻잔을 옆에 준비해두고 바로 차를 마신다. 머리 위에 있는 커다란 대륙 중국처럼 이 나라도 차 문화가 일반화되어 있는 것 같다. 고달프고 바쁜 배 안에서 잠시라도 여유를 찾는 그들의 모습이 보기가 좋다. ‘빨리빨리’를 다그치는 우리나라 배 안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다.특히나 배 안에 제단까지 만들어 놓은 걸 보면,
수저를 휘적일 때마다동동 섬처럼 떠다니는고깃덩어리 두어 점코를 훌쩍거리며아이들은 바라보고아빠는 끝내 먹지 못하고헛기침만 몇 번하고 나가면달려드는 형제들의 수저끝내 어머니 지청구를 듣고…- ‘아버지의 국’. 윤재훈[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여행을 좋아하다 보니 그랬을까, 아침 잠결에 ‘여’자로 시작하는 말이 뭐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 여유, 여자, 여기, 여수, 여비, 여주, 여태…’ 이런 말들이 문득 떠올랐다.우선 장기 세계
[이모작뉴스 이종문 기자] 서울에서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서남지역은 평탄한 평야와 바닷길이 아름답다. 그 길을 따라 남으로 달리다 보면 군산이 있다. 군산은 충청도와 경상도를 가까운 이웃으로 접하고 있어서 그 문화와 음식이 매우 다양하다. 그래서 군산엔 잘 알려진 맛집도 꽤나 많다. 먹거리와 볼거리가 많은 군산의 핫플레이스를 돌아봤다.1930년대 이후 우리나라 근대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도시, 군산. 근대문화유산 투어코스를 따라 걷다 보면 곳곳에 남아있는 일본식 주택과 근대건축물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구한말
인간은, 인생의 무대에서 헛소리를 하다가넘어지는, 꼭두각시 인형에 불과하군.지난날~, 피를 흘려 얻은 영광은,순간의 꿈이었을까.군악대의 행진곡에 맞추어, 활보하던,그~, 휘황한 삶의 퍼레이드가,저, 흩날리는 눈발만도 못하다니.높게 쌓아 올린 바벨탑조차, 눈송이 사이로아른거리다가 사라지는, 환영일 뿐이라니.텅 빈 하늘 가득 채우고 쏟아지는 저 눈발들도조만간 땅 위에 떨어져, 녹아버리고 말리니.아~, 구원의 예불 소리도~,바람과 함께 사라지고 마는구나- 연극 ‘서울에 온 맥베스’ 사령관의 독백 중[이모작뉴스 윤재훈
[이모작뉴스 이지훈 기자] 시니어와 청년이 함께 운영하는 카페가 있어 눈길을 끈다. 청년이 빵과 커피를 만들고, 시니어는 계산과 서빙을 담당한다. 갓 나온 빵의 고소함과 친절한 시니어들의 잰걸음이 활기를 띈다. 이곳은 부산 사상공단 인근 모라동에 자리 잡은 이다.동백베이커리에는 만 60세 이상 시니어 17명이 4조 3교대로 근무하고 있다. 가게를 찾은 손님들에게 빵을 담을 접시와 집게를 나눠주고, 빵에 대해 설명해주고, 카운터에서 주문을 받고 계산하는 일, 그리고 청년과 함께 커피를 만드는 일, 바로 이곳 시니어들이
[이모작뉴스 김수정 기자] 전 세계가 팬데믹의 장기화로 갇혀있던 우리들의 마음을 사람들은 ‘치유’라는 키워드로 그 방법을 묻고 있다. ‘치료(Therapy)’와 치유(Heal)는 둘 다 궁극적으로는 '낫게 함'을 뜻하지만, 병원에서 치료는 받을 수 있지만 치유까지 받을 수는 없다. 치료가 질병에 방점이 찍혀있다면 치유는 사람이 중심이다. 치유가 필요한 사람이 간혹 병원에서 ‘치료’만 받는 경우가 있다.농업을 통해 지친 몸과 마음의 안정을 찾아주는 &lsq
“선운사에 가신 적이 있나요바람 불어 설운날에 말이에요동백꽃을 보신적이 있나요눈물처럼 후두둑 지는 꽃 말이에요나를 두고 가시려는 님아선운사 동백꽃 숲으로 와요떨어지는 꽃송이가 내맘처럼 하도 슬퍼서당신은 그만 당신은 그만 못 떠나실 거에요선운사에 가신 적이 있나요눈물처럼 동백꽃 지는 그곳 말이에요”- 송창식의 ‘선운사’ 가사 中[이모작뉴스 이종문 기자] 가수 송창식의 노랫말이 떠오르는 전라북도 고창에 위치한 ‘선운사’. 도솔산 북쪽 기슭에 자리 잡고 있는 선운사는 김제의
‘사랑은 가도 옛날은 남는 것’, 박인환 시인 운명이여얼마나 애타는 일이냐권태와 인간의 날개당신은 싸늘한 지하에 있으면서성조를 간직하고 있다.전신의 수렵을 위해 죽은랭보와도 같이당신은 나에게환상과 흥분과열병과 착각을 알려주고그 빈사의 구렁텅이에서우리 문학에따뜻한 손을 빌려준 …,- ‘죽은 아폴론’, 박인환2004년에 방영한 EBS 드라마 명동 백작에서 3명의 주인공 중 한 명으로 등장하는 박인환 시인. 그중 최고의 댄디 보이였다. 단조로운 여름보다 겨울을 무척이나 좋아했던 시인
김수영 시인은 왜, 박인환 시인을 그리 혹평했나? 불안한 언덕에서나는 음영처럼 쓰러져 간다무거운 고뇌에서 단순으로나는 죽어간다지금은 망각의 시간서로 위기의 인식과 우애를 나누었던아름다운 연대(年代)을 회상하면서나는 하나의 모멸의 개념처럼 죽어간다.- ‘1950년의 만가’, 박인환[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박인환의 생전에 김수영만큼 애증의 관계가 있는 사람이 있을까? 그만큼 김수영은 박인환의 시를 싫어하는 사람 중의 하나였다. “지금 이 시국에, 그런 시나 쓰냐고, 핍박했다.”나는 인환을 가
[이모작뉴스 김경기자] ‘청초’, ‘여전히 당신을 기다립니다’ 꽃말을 가진 크로코스미아꽃 4천만 송이가 신안군 천사섬에서 관람객을 기다린다. 신안군은 압해읍 송공산에 위치한 천사섬 분재공원에서 ‘크로코스미아 꽃 축제’를 오는 7월 8일부터 24일까지 15일간 마련했다.축제가 열리는 천사섬 분재공원에는 3.5ha의 애기동백 숲이 조성되어 있으며, 애기동백 3km의 관람로변을 따라 식재된 2백만 본의 크로코스미아에는 4천만 송이의 꽃이 만개하여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다.5천
[이모작뉴스 고석배 기자] 제주도 근현대사를 배경으로 한 창작뮤지컬 은 김재한 감독의 연출로 2021년 쇼케이스 공연을 거쳐, 지난 4월 서귀포예술의전당 대극장서 기획공연으로 올려져 뜨거운 갈채를 받았다. 배우 오정해가 주연인 분임할망으로 합류하면서 경쟁력을 갖춘 공연으로 업그레이드 되어 대학로에서 장기 공연을 시작했다.아리스토텔레스는 비극은 그 자체로서 완성이라고 했다. ‘동백꽃 피는 날’은 눈물보다 웃음이 더 많은 뮤지컬이다. 배우들의 디테일한 웃음 연기는 대중 매체의 희극인을 압도한다.
[이모작뉴스 고석배 기자] 동백꽃은 꽃잎으로 떨어지지 않는다. 꽃송이 채 온몸으로 툭 떨어진다. 한창 피어나는 계절 4월에 지상으로 낙화하는 동백꽃의 꽃말은 '기다림'이다. 하지만 제주에서는 다른 꽃말이 있다. 육지 사람들이 그 꽃말을 물어도 제주 사람은 입을 닫는다. 말만 해도, 아니 슬퍼만 해도 죄가 되는 세월이 있었다.제주에는 그 세월 동안 떨어질 꽃마저 피지 않는 동백나무가 한그루 있다. 급기야 그 소문은 서울의 유명 방송국 ‘세상에 이런 일이’ 제작팀에게까지 알려진다. 그러나 그 나무는
겨울바람이 분다, 고향이 생각난다.- 한 해가 저물어가는 세(歲)밑에.멀리 종소리 들리면 허리에 책보를 두르고,논둑을 가로질러 학교를 뛰어가던 아이들머리가 커지면서 그 안에서는딸그락, 딸그락, 양은 도시락 소리가 났다화덕 난로 위에는 도시락들이층층이 쌓여 있었다.질척질척, 걸을 때마다 소리가 나던 검정 고무신유난히 큰 박달나무가 버티고 섰던 교문공습을 피해 일제 시대 때 지어놓았던검정 판자 잇대어 있던 교실- 겨울바람이 분다, 윤재훈“어느 집 담 너머,가지를 늘어뜨린 감나무를 보면,문득 큰 집 뒤란의 감나무와할아버지 생각
[이모작 뉴스 이연재 기자] 서울시는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가 시행됨에 따라 농산물 직거래 장터를 10월 29일부터 진행한다.코로나19로 대부분의 지역 축제가 취소된 위축된 지역농가에게 힘이 되고, 시민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한 이번 행사는 상생상회(안국역 소재)에서 진행된다.상생상회는 서울시가 지역 중•소농을 돕고 판로를 지원하려 세운 매장이다. 개관 3주년을 맞이해 11월 1일부터 11월 11일까지 농수산물 할인 판매 행사를 진행한다.남해, 제주 등 12시•도, 51개 지
[이모작 뉴스 이연재 기자] 전남 여수와 순천의 민간인 만여 명이 학살된 ‘여순사건’을 최초로 다룬 영화 ‘동백’이 지난 21일 개봉했다.영화 ‘동백’은 1948년 10월에 일어났던 비극적인 사건의 아픔을 안은 채 식당을 운영 중인 노인의 뼈아픈 기억에 대한 이야기다.여수에서 3대째 72년 전통을 자랑하는 국밥집을 운영하는 괴팍한 노인 ‘순철’은 불경기로 인해 식당의 운영을 고민하게 된다.착하기만 한 아들과 남식과 철없는 손주 귀태는 도움이 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