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은 때로는 소리와 냄새로도 오는 것풀 향기처럼 아득한 옛 냄새와 같이아우성치며 몰려가는 보리밭이 있다오월, 청산도에 가면,보리와 바다의 화음이 눈물겹다하늘로 올라간 청산도의 천수답(天水畓)그 논길 따라 하늘로 올라간 사람들오늘도 소는 그 자리에 앉아 천천히 되새김질한다- ‘청산도에 가면 오월, 청보리가 한창이다 중’, 윤재훈[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달력 한 장이 외롭게 벽에 걸려있는 시간이 되면 고향이 생각난다. 꽃피는 봄날 여러 장의 달력이 여유롭게 펄럭거릴 때, 봄날의 산하를 찾아 이곳저곳 숨가쁘게 뛰
베네치아를 떠나며저 천변에 하얗게 핀꽃눈들을 보아라지난 겨울,그 추위를 견뎌낸 꽃눈들이일제히 꼰지발을 들고동동거린다모래톱 위를 아장아장걸어가는 천둥오리백조의 깃털은 나날이새하얗다- 부용천 꽃샘바람[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물의 도시, 이탈리아의 베네치아를 떠난다. 셰익스피어의 5대 희극 '베니스의 상인'의 고향, 인도를 주어도 바꾸지 않겠다던 그들의 자존심과 동시에, 거대한 대륙 아시아와 무굴제국을 욕보인 서구인의 오만과 전도된 사고의 부산물이 팽배했던 땅. 다음의 ‘사무엘 존슨’의 논평은 셰익스
세계 최대의 장물보관소, ‘루부르 박물관’ 2삶이란 매양 그러했었다우리도 그러했었다삶이 태어나고 사라지는 행성그러했는가정녕 그러했는가,그것 뿐이였는가?- 톡, 톡, 윤재훈{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프랑스에도 식민지의 수탈과 살육, 약탈 문화재만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미라보 다리 위에 서니 이 시가 생각이 났다. 미라보 다리 아래 세느강이 흐르고우리네 사랑도 흘러내린다내마음 깊이 아로새기리기쁨은 늘 고통 뒤에 온다는 것을밤이여 오라, 종이 울려라세월은 가고 나는 남는다손에 손을 맞잡고 얼굴을 마주보자우리 팔
도심 개천에서개천물이 맑아지고모래톱이 생겨나니아이들이 개천으로 들어왔다고기들이 알을 낳고새들이 찾아오니아이들이 텀벙텀벙, 개천으로 들어간다도시에서 점점 자연이 사라지고매연과 세재 냄새가 코를 찌르니아이들 동심이 자연으로 간다코로나가 찾아오고너와 나를 단절시키고입까지 막으니본능이 자연 속으로 불러낸 것이다초하(初夏), 온 산이 진녹색으로몸서리치는 계절,아이들이 두 발을 걷고개천으로 들어간다 - 도심개천에서 / 윤재훈[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금방 물러가겠지, 금방 물러가겠지하며, 한 달, 두 달, 기다려왔던 것이 이제 우리 곁에 딱
“자연이 아프면 내 몸도 아프다.”【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우리 집 수챗구멍 아래에서 금붕어가 헤엄치고 노는 그런 로망을 꿈꾼 적이 있다. 그런데 십여 년 전부터 내가 사는 의정부의 도심을 흐르는 부용천이 몰라보게 맑아졌다. 물고기들이 떼를 지어 사는 것은 물론이고 천둥오리, 백로, 가마우지 등 종류를 다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새떼들이 찾아온다. 가끔은 갈매기 한 마리가 이곳까지 와서 먹이사냥을 하다가 돌아간다.한강에서 산란하기 위해 잉어 떼들이 올라오고, 천둥오리는 아예 텃새가 되었다. 우리나라 도심의 강
【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요즘에 밤마다 하늘을 올려다본다. 하늘이 너무 맑고 웬일인지 언제부턴가 잔별들까지 보이기 시작한다. 이 불빛이 휘황한 도심에서, 벚꽃들 사이로 별이 보이다니! 사라진 동심마저 다시 올라오는 듯하여, 더욱 반갑다.처음에는 겨울이라 하늘이 청명해서 별이 보이나(?) 했다. 그런데 며칠을 계속 올려다보니 그게 아니었다. 세계의 공장들이 생산라인을 멈추고, 차량의 행렬이 줄어들고, 지구의 거리에 사람이 사라지니 당연할 귀결이었던 것이다.거기에 인류가 만들어 내는 지진 같은 소음도 이 지구를 더욱 견딜 수 없게 만
종교간의 대화, 예술인의 만남‘코리안 아쉬람’ 대표 이명권 1‘아쉬람’ 산스크리트어로 ‘수행자들이 모여 사는 공동체’사람이 온다는 건사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그는그의 과거와현재와그리고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부서지기 쉬운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마음이 오는 것이다그 갈피를아마 바람은 더듬어 볼 수 있을 마음.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 낼 수 있다면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방문객 - 정현종부용천변에서 만난 봄날의 풍경[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