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강을 따라 온다. 올해 봄 마중은 꽃그늘 아래로 한들한들, 물길 따라 살방살방 나가보면 어떨까? 한국관광공사는 4월 가볼 만한 곳의 테마를 ‘봄 따라 강 따라’로 추천했다. 섬진강이 품은 비옥한 임실(任實)의 사선대국민관광지에서 봄날 정취에 흠뻑 빠져보자.[장보영 여행작가]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 아래 떠나는 상춘 여행에 ‘임실’을 빠뜨릴 수 없다. 섬진강과 옥정호 위로 흐르는 고고한 시간 속에서 자신만의 고유한 자연과 문화를 간직해온 임실. 한자로 ‘맡길 임(任)’ 자에 ‘열매 실(實)’ 자를 쓸 만큼 비옥한 토지를 자
섬진강 530리를 따라, 아릿아릿 아지랑이 피어오르는둑길을 걸었던 추억을 잊지 못한다. 내 머리 위에서 팡, 팡, 터지며 혼절할 듯피어오르던 그 벚꽃 내음,어느 논둑길에 제 무게에 못 이기고 쓰러져 있던빨간 앵두나무에서 입이 붉도록 따 먹고서로의 얼굴을 보고 웃던 일[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봄이면 섬진강을 따라 화계 장터에서 이어지는 10리 벚꽃길이 아름다운 대한불교조계종 제13교구 본사인 쌍계사(雙磎寺), 남북국시대인 통일신라 성덕왕 23년인 724년에 의상대사의 제자인 승려 삼법과 대비 두 화상이 개산하고, 진감선사가 가람구조
[이모작뉴스 남궁철 기자] 2024년 노인일자리 사업 모집이 시작됐다. 경남 진주시, 강원 동해시, 경기 이천시, 전북 정읍시는 12월 22일까지 노인일자리 사업 참여자를 모집한다.진주시, 내년 노인일자리 사업...12.26일까지경남 진주시는 12월 26일까지 ‘2024년 노인 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 참여자를 6544명 모집한다.시는 어르신의 일자리 확대를 위해 2023년 대비 835명이 늘어난 6544명을 모집하며, 이는 노인인구의 9.8%에 해당한다. 또한 내년에는 노인 일자리 수행기관이 1개소 늘어나 총 5개 수행기관에
혼자 가는 산길거치적거리는 것 없어 편안하고외로움은 따라와서 나를 더욱 살갑게 한다내 눈에 뛰어드는 우리나라안개 걷힌 산골짜기 모두청학동이어서발길 머물고 그냥 살고 싶어라- 가는 길 모두가 청학동이다, 이성부[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지리산, 우리나라 국립공원 1호, 설악산이나 북한산처럼 암산(巖山)이 아니라 흙산으로 아가의 둔부같이 부드럽게 뻗어 나간 능선이 편안한 산, 그러나 그 산 앞에 서면 일단 그 크기에 압도된다.그 장엄한 산 앞에서는 시인이 아니더라도 일단 자신이 왜소해지며, ‘나란 누구인가?’라는 오래된 질문이 떠오른다
해 질 무렵이면 온 산을 돌아 울리는 범종 소리와대북, 목어, 운판의 소리는 과연 이 나라가 화엄의 불국토임을,한국민이면 알 듯하다.그 범어 소리를 들으며 저절로 발걸음이 숙연해지고그 발아래 벌레 한 마리라도 밟힐까 봐, 저윽이 조심스러워진다.한반도의 아랫도리에 우뚝 솟아 오랜 세월 우리 민족에게자부심과 긍지를 안겨주었던 성스러운 산,영남과 호남의 양 지방에 걸쳐서 그 경계를 이루며,산세가 부드럽고 산림이 울창하여사철 산악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삼남의 여러 나라들이 오랜 세월 서로 각축을 벌였고 남
만약 그대가 지리산 천왕봉까지숨이 치받도록 오르고 싶다면중산리를 따라 올라도 좋다.계곡을 건너 숨이 몇 번 헐떡거리도록용틀임까지 치고 나면마침내 천왕봉이 보일 것이다.그곳에서 웅지를 펴고반야봉 쪽으로 손차양을 하고 바라봐도 좋으리라그래도 못내 서운한 것이 있으며섬진강 십 리 벚꽃 길을 걷거나,천 년을 에돌아 나오는 천은사 범종 소리를 듣거나,지리산으로 치는 노을 빛을 바라보며,작설차 한 잔 혀끝에 머금어도 좋으리라- ‘저 멀리 천왕봉이 보인다’, 윤재훈[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지리산은 확실히 기암괴석이 즐비한 북한산이나 설악산 등
물은 공덕이 많다. 그 환경을 탓하지 않는다소(沼)를 만나면 모든 마음을 심중(心中)에 두고,나무뿌리에도 골고루 물을 적셔준다.민중들의 터져 나오던 웃음소리와 고함,상처 입은 사람들의 이야기도 잔잔하게 들려준다.이 세상의 모든 잡된 이야기들은 단지 마음속에만 두고,그들이 버린 쓰레기들만 다 싣고 흘러간다.급하게 흘러가거나 모나지도 않다.이 세상에 가장 낮은 곳으로 흘러 흘러,그보다 더 낮은 곳에 있는 바다로 들어가 마침내 몸을 푼다.- '물의 공덕', 윤재훈어리석은 사람이 머물면, 지혜로워진다는 산, 지리산(智異山)’.장명등(長明燈
‘재래시장과 종교시설, 그리고 골목길’은, 조상 대대로 살아왔던 현지인들의 팍팍한 생활의 모습과문화와 심성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생생한 삶의 도서관이다.[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김종직의 ‘유두류록’이 만들어진 후 많은 후학이 지리산을 찾았는데, 추강(秋江) 남효온(南孝溫, 1454~1494)은 15년 후인 1487년에, 김일손은 1489년에 지리산을 찾았다. 그 후 남효온은 ‘지리산일과(智異山日課)’와 ‘유천왕봉기(遊天王峯記)’를, 김일손은 ‘속두류록(續頭流錄)’을 남겼다.이 가운데 김일손의 유람은 주목해 볼 만한데, 그는 2
가을 하늘이 더욱 파랗고 높고, 그윽하다여름내 몰려왔던 폭염이 장마와 함께 물러나고 이제 막 살만한데,오늘은 일본이 바다에 방사능 폐기물을 버리고 맞는, 첫날이다그들은 지금 이 지구에, 무슨 짓을 저지르고 있는가호모 사피엔스는 과연 스스로의 터전을 멸망시키고 말 것인가그 하늘로 까마귀 떼가 날아간다- ‘핵비가 내린다’, 윤재훈[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원래 우리에게는 "산맥이란 말은 없었다."고 한다. 구한말에 일본인 지질학자 고토분지로(小藤文次, 1856-1935)가 1900년부터 1902년까지 두 차례에 걸쳐 14개월 동안 한반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천왕봉 일출을 보러 오시라삼대째 내리 적선한 사람만 볼 수 있으니아무나 오지 마시고노고단 구름바다에 빠지려면원추리꽃 무리에 흑심을 품지 않는이슬의 눈으로 오시라-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이원규[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불가에서는 지리산을 예로부터 문수보살이 일만 권속을 거느리고 상주하는 곳이라고 한다. 그래서 지리산이라는 이름도 문수보살의 이름인 ‘대지문수사리보살(大智文殊師利菩薩)’에서 ‘지(智)’ 자와 ‘리(利)’ 자를 각각 따온 것이라고 한다. 지리산은 상봉인 천왕봉과 주봉인 반야봉으로 연결되는데, 반
매미의 쨍쨍한 울음소리에 낮술로 취하고 싶은 하루저 멀리 동구밖에는 고향을 찾아오는 아이들이것이 수수만 년 우리와 우리를 단단히 이어 주었구나마을 건너서 마을, 당산은 끈처럼 이어져 왔는데마을 초입에 들어서면 울퉁불퉁한 미소로 반기던 장승도무사태평을 빌고 넘던 성황당도지나던 까치가 한가하게 쉬다 가던 솟대도,모두 다 사라지고 없다. - ‘칠월 칠석’, 윤재훈[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대부분 산악인은 노루목에 오면 두 길 중에 한 길을 선택해야 한다. 바로 삼도봉으로 해서 화개재를 지나는 주 능선을 택할 것인가. 아니면 1,732m
왜, 공연히 그 먼 길을 걸어가는가?아무도 그 이유를 말해 주는 사람은 없지만사람들은 무연히 그 산길을 걸어간다.그리고 한 번쯤은 지리산 종주를 염원한다.드디어 지리산을 오른다. 이제 4시간 정도를 꾸준하게 오르면 노고단 대피소에 다다를 것이다. 전날 비가 내려 여기저기 흙탕물이 길 위로 넘치면서 등산객들의 발길을 막는다. 비가 온 뒤의 공기는 더욱 청량하다. 광합성 작용을 활발하게 하는 중인 숲속에서는 피톤치드 향이 넘치게 흘러 다니고, 물소리에서는 음이온이 둥, 둥, 떠다니며, 몸은 정신까지 정갈하게 해준다.현대인들은 매일 ‘양
천 년을 여기 서서 기다려볼거나이제 물밥도 다 말라 날아가고눈에 익던 앞산들도 자고 나면 아랫도리부터 사라져 간다휘청거리던 나의 허리에 많은 구름 형상들은 머물다 가고그 새 마을의 많은 이들도 내 발밑에서 풀꽃들처럼 피었다 졌다어떤 이들은 내 아래에서 신(神)을 보았고어떤 이들은 내 아래에서 첫사랑을 맺었다- ‘솟대’, 윤재훈[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아가의 둔부같이 유장하게 뻗어 나간 산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우리의 산세가 생각이 난다. 어린 시절 세상에서 가장 아늑한 어머니의 품 안에 안겨서 새근새근 자다가, 깨다가 빨던, 어머니
[이모작뉴스 천건희 기자] 자연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공간에서의 전시 관람은 더 특별한 감동을 준다. ‘우리의 공간’이라는 오스(Our’s)갤러리와 아원(我園)뮤지엄을 지난 11월 5일 다녀왔다.오스갤러리는 전북 완주군 소양면 오성 저수지 앞에 고풍스러운 붉은 벽돌집의 카페와 맞닿은, 잿빛 노출 콘크리트 건물에서 만날 수 있다. 김용택 시인의 시를 조덕현 작가가 피처링(featuring)한 ‘시집 소양(The Space of Poetry)’이 전시 중이다. 섬진강을 배경으로 한 작
베네치아를 떠나며저 천변에 하얗게 핀꽃눈들을 보아라지난 겨울,그 추위를 견뎌낸 꽃눈들이일제히 꼰지발을 들고동동거린다모래톱 위를 아장아장걸어가는 천둥오리백조의 깃털은 나날이새하얗다- 부용천 꽃샘바람[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물의 도시, 이탈리아의 베네치아를 떠난다. 셰익스피어의 5대 희극 '베니스의 상인'의 고향, 인도를 주어도 바꾸지 않겠다던 그들의 자존심과 동시에, 거대한 대륙 아시아와 무굴제국을 욕보인 서구인의 오만과 전도된 사고의 부산물이 팽배했던 땅. 다음의 ‘사무엘 존슨’의 논평은 셰익스
[이모작뉴스 김남기 기자] 경상남도에서 실시한 제1회 신중년 인생이모작 성공수기 공모전 수상작품을 연재한다. 연재될 수상작품들은 퇴직 후 삶 준비, 재취업 성공사례, 사회공헌활동, 재능나눔 경험 등을 공유하고, 신중년 세대의 성공적인 인생 2막을 엿 볼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이다.나의 인생 삼모작’을 되돌아 보며열정상 ‘박용대’‘은퇴자’, ‘인생이모작’이란 말이 나에겐 전혀 관계없는 생소한 단어라 생각이 되었으나 차츰 다가오는 군 계급 정년을 앞두고 당황함과
[이모작뉴스 서성혁 기자] 방방곡곡 먹거리 열여섯 번째 지역은 경상남도 하동군이다. 하동군에 있는 화개장터는 가수 조영남의 노래 ‘화개장터’와 김동리의 단편소설 ‘역마’에서 다룰 정도로 유명하다. 화개장터에는 하동군 경상도민과 구례‧광양 전라도민 등이 만나 서로 다른 사투리로 말을 나누기에, 영남과 호남 간 화합의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장터이다. 섬진강물 가로질러 전라도와 경상도를 잇는 만남의 장, 하동군의 먹거리에 대해 알아보자.하동 녹차, 왕이 즐기던 녹차!2017년 하동군의 전통차농업
[이모작뉴스 서성혁 기자] 방방곡곡 먹거리 열다섯 번째 지역은 전라남도 곡성군이다. 곡성군은 2030세대에겐 2016년 ‘뭣이 중헌디’ 명대사를 남긴 영화 ‘곡성’으로 많이 알려졌다. 영화 개봉 이후 사람들은 곡성이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많았다는 것을 알았다. 곡성군은 관광명소로 자리 잡게 됐다. 특히 넓고 작은 마을에 흐르는 섬진강, 그 강변의 철길을 따라 만개한 철쭉은 화려한 자태를 뽐내며 자랑한다.그 맑은 섬진강물에 비친 수려하고 강렬한 철쭉의 고장, 곡성군의 먹거리를 알아보자.은어,
3월이 낼모레로 다가오니 자연의 기운이 역시 다르다. 때맞춰 들려오는 남녘 지리산 곳곳의 봄소식이 반갑기 그지없다. 복수초의 첫 꽃망울을 시작으로 매화, 산수유, 히어리, 진달래가 손짓을 한다.모처럼 꼭두새벽에 일어나 산수유와 매화를 비대면으로 마주한다. 산뜻하면서도 은은한 고품격의 모습에 시쳇말로 심쿵한다. 며칠 전만 해도 매서운 2월 추위가 눈발까지 흩날리며 기세를 부리더니, 다 지나갔다. 게다가 내일부터는 드디어 코로나19를 잠재울 수 있는 백신 투여가 시작된다. 마음이 가뿐하다 못해 그동안 움츠려들었던 심신에 날개를 단 기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