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질 무렵이면 온 산을 돌아 울리는 범종 소리와대북, 목어, 운판의 소리는 과연 이 나라가 화엄의 불국토임을,한국민이면 알 듯하다.그 범어 소리를 들으며 저절로 발걸음이 숙연해지고그 발아래 벌레 한 마리라도 밟힐까 봐, 저윽이 조심스러워진다.한반도의 아랫도리에 우뚝 솟아 오랜 세월 우리 민족에게자부심과 긍지를 안겨주었던 성스러운 산,영남과 호남의 양 지방에 걸쳐서 그 경계를 이루며,산세가 부드럽고 산림이 울창하여사철 산악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삼남의 여러 나라들이 오랜 세월 서로 각축을 벌였고 남
왜, 공연히 그 먼 길을 걸어가는가?아무도 그 이유를 말해 주는 사람은 없지만사람들은 무연히 그 산길을 걸어간다.그리고 한 번쯤은 지리산 종주를 염원한다.드디어 지리산을 오른다. 이제 4시간 정도를 꾸준하게 오르면 노고단 대피소에 다다를 것이다. 전날 비가 내려 여기저기 흙탕물이 길 위로 넘치면서 등산객들의 발길을 막는다. 비가 온 뒤의 공기는 더욱 청량하다. 광합성 작용을 활발하게 하는 중인 숲속에서는 피톤치드 향이 넘치게 흘러 다니고, 물소리에서는 음이온이 둥, 둥, 떠다니며, 몸은 정신까지 정갈하게 해준다.현대인들은 매일 ‘양
오동도 절벽 위 어디쯤,위태로이 걸린 횟집에서 친구와 소주잔을 부딪치며 회를 씹던,설익은 회포들이 오늘따라 더욱 굴풋하다밖에서 울어 에이던 파도 소리와 갈매기의 소리도.- '땅끝 인생', 윤재훈 선원들은 밥을 먹고 나자 찻잔을 옆에 준비해두고 바로 차를 마신다. 머리 위에 있는 커다란 대륙 중국처럼 이 나라도 차 문화가 일반화되어 있는 것 같다. 고달프고 바쁜 배 안에서 잠시라도 여유를 찾는 그들의 모습이 보기가 좋다. ‘빨리빨리’를 다그치는 우리나라 배 안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다.특히나 배 안에 제단까지 만들어 놓은 걸 보면,
수저를 휘적일 때마다동동 섬처럼 떠다니는고깃덩어리 두어 점코를 훌쩍거리며아이들은 바라보고아빠는 끝내 먹지 못하고헛기침만 몇 번하고 나가면달려드는 형제들의 수저끝내 어머니 지청구를 듣고…- ‘아버지의 국’. 윤재훈[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여행을 좋아하다 보니 그랬을까, 아침 잠결에 ‘여’자로 시작하는 말이 뭐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 여유, 여자, 여기, 여수, 여비, 여주, 여태…’ 이런 말들이 문득 떠올랐다.우선 장기 세계
인간은, 인생의 무대에서 헛소리를 하다가넘어지는, 꼭두각시 인형에 불과하군.지난날~, 피를 흘려 얻은 영광은,순간의 꿈이었을까.군악대의 행진곡에 맞추어, 활보하던,그~, 휘황한 삶의 퍼레이드가,저, 흩날리는 눈발만도 못하다니.높게 쌓아 올린 바벨탑조차, 눈송이 사이로아른거리다가 사라지는, 환영일 뿐이라니.텅 빈 하늘 가득 채우고 쏟아지는 저 눈발들도조만간 땅 위에 떨어져, 녹아버리고 말리니.아~, 구원의 예불 소리도~,바람과 함께 사라지고 마는구나- 연극 ‘서울에 온 맥베스’ 사령관의 독백 중[이모작뉴스 윤재훈
겨울바람이 분다, 고향이 생각난다.- 한 해가 저물어가는 세(歲)밑에.멀리 종소리 들리면 허리에 책보를 두르고,논둑을 가로질러 학교를 뛰어가던 아이들머리가 커지면서 그 안에서는딸그락, 딸그락, 양은 도시락 소리가 났다화덕 난로 위에는 도시락들이층층이 쌓여 있었다.질척질척, 걸을 때마다 소리가 나던 검정 고무신유난히 큰 박달나무가 버티고 섰던 교문공습을 피해 일제 시대 때 지어놓았던검정 판자 잇대어 있던 교실- 겨울바람이 분다, 윤재훈“어느 집 담 너머,가지를 늘어뜨린 감나무를 보면,문득 큰 집 뒤란의 감나무와할아버지 생각
꿈결 같은 야경의 도시 여수, ‘백리섬섬길’을 가다3밤늦은 항구에서 그야말로 연락선 선창가에서돌아올 사람은 없을지라도슬픈 뱃고동 소리를 들어보렴첫사랑 그 소녀는어디에서 나처럼 늙어갈까가버린 세월이 서글퍼지는슬픈 뱃고동 소릴 들어보렴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청춘의 미련이야 있겠냐마는왠지 한 곳이 비어있는, 내 가슴에다시 못 올 것에 대하여낭만에 대하여- 낭만에 대하여, 최백호[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전국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이 오는 도시 여수는, 2017년에 그 수가 무려 1,508만 명으로 제주도를 앞섰다. 인프
벗이여, 여수에 오려거든! 2여수 밤바다 이 조명에 담긴 아름다운 얘기가 있어네게 들려 주고파 전활 걸어, 뭐하고 있냐고나는 지금 여수 밤바다, 여수 밤바다아 아 아아 아 어 어너와 함께 걷고 싶다-버스커 버스커, ‘여수 밤바다’ [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조약돌처럼 펼쳐진 다도해(多島海), 빼어난 풍광에 야경이 아름다운 물의 도시, 여수(麗水), 1984년 12월 15일에 준공된 ‘제1 돌산대교’가 화려한 야경을 뽐낸다. 특히나 2000년 10월부터는 8개의 프로그램으로 재구성되어, 50
벗이여, 여수에 오려거든1북쪽에는 종고산이 솟아 있고요남쪽에는 장군도가 놓여있구나거울 같은 바다 위엔 고기 잡는 배돛을 달고 왔다 같다 오동도 바다아 아름답구나, 여수항 경치아 아름답구나, 여수항 경치[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이탈리아의 나폴리보다 더 빼어난 풍광을 지닌 여수 밤바다. 종포(鐘浦)에서 바라본 바다는 오색 불빛들이 빠져 넘실대고 있었다.KBS 방송국의 다큐 3일에 나와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종포의 ‘낭만포차’에는, 추석 전날 온 차량들과 엉켜 2중 주차까지 하며 인파로 넘쳐나고 있다. 온 나라가 코로나라고 하지만, 여
'금오도' 기행 어머니의 품을 닮은 남해 섬마을 시니어들과 떠난 여행 (촬영=윤재훈 기자)남쪽바다 봄은동백꽃으로부터 온다피고 지고, 피고 지고툭, 툭, 떨어지는순한 목숨들지난 세월, 그대와 함께,피고 지고문득, 고맙다고,환하게 웃는 것 같다.- 동백꽃 어머니, 윤재훈여행은 익숙함과의 결별을 의미한다.낯선 곳으로 감행을 시도해 본다.[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남해바다 끝, 300리 한려수도 여수(麗水). 세계 엑스포 박람회가 결정되고 이 도시는 그만 산천개벽(山川開闢)을 해버렸다. KTX
【이모작뉴스 민경덕 기자】 전남 여수시에 위치한 ‘오동도등대’가 3월 ‘이달의 등대’로 선정됐다.오동도등대는 한려해상국립공원에 있는 오동도 정상에 설치된 등대이다. 1952년에 설치되어 매일 밤마다 10초에 한 번씩 46km 남짓의 남해 먼 바다를 비추며 여수ㆍ광양항을 오가는 배들에게 안전한 길잡이가 되어주고 있다. 원유와 철광석을 가득 싣고 광양항을 향해 오는 배들도 오동도등대를 보는 순간, 비로소 항해를 무사히 마쳤다는 생각에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다고 한다.오동도등대는 등대와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