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건희의 산책길⑭] 영은미술관 20주년 특별기획전 ‘영은지기, 기억을 잇다’

천건희 기자
  • 입력 2020.11.10 11:52
  • 수정 2020.11.10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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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천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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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작뉴스 천건희 기자]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영은미술관은 내가 좋아하는 장소다. 넓은 잔디밭과 야외조각 공원, 야생화밭, 전나무숲 등이 있어 봄·여름·가을·겨울 모두 멋지다. 동시대 근현대 작품을 연구, 전시하는 미술관이며 창작스튜디오를 갖춘 복합문화공간으로 2000년 11월에 개관해 올해로 20주년을 맞았다. 곱게 물든 단풍과 어우러진 미술관은 전체가 하나의 예술작품 같다.

영은미술관 20주년 특별기획전 <영은지기, 기억을 잇다/가치있게> 展을 지난 11월 4일 관람했다. 영은지기란 ‘영은 창작스튜디오’에서 함께한 작가들과 영은미술관이 20년 동안 이어지도록 숨은 노력을 해주신 모든 분들과 관람객들을 포함한다고 한다.

특별기획전은 지난 4월 7일 시작됐고, 2021년 1월 31일까지 3회(Ⅰ진실되게, Ⅱ꾸준하게, Ⅲ가치있게)에 걸쳐 총 240명의 작가들의 작품 260여 점이 전시되고 있다. 현대미술의 다양한 작품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이다.

촬영=천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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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은미술관은 국내 사립미술관 최초로 입주작가에게 작업공간 뿐 아니라 작품 전시 기회도 제공하는 ‘창작스튜디오 프로그램’를 20년 동안 운영했고, 이곳을 거쳐 간 작가들은 벌써 250명이나 됐다.

높은 층고의 넓은 제1전시장에는 방혜자, 강영길 등 85인의 작가들이 회화, 조각, 사진 등 다양한 매체로 주제의식을 표현한 최고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어 즐겁다.

제2전시장에 전시된 20년 아카이브는 감동 그 자체였다.

영은미술관이 그동안 진행한 다양한 영역의 기록들이 빠짐없이 정리되어 있었다. 320회의 전시를 개최했으며,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예술적 창의력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100여회 운영했다. 2011년부터는 음악회도 기획해 YMC(Youngeun Museum Concert) DAY로 이어져 예술복합문화공간으로 발전하고 있다.

촬영=천건희 기자
촬영=천건희 기자

미술관 로비에 새겨진 설립자이신 고(故)이준영 이사장님의 뜻이 마음을 숙연하게 만든다.

‘나는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에 가난하고 잘 알지 못하는 것이 항상 마음에 걸렸다... 내 일생의 마지막 사업을 후손들에게 남기고 싶다. 이 사업을 통해 한국 현대미술진흥발전에 기여하고 세계미술 속에 한국미술의 위상을 높이고 싶다’

영은미술관 박선주 관장/촬영=천건희 기자
영은미술관 박선주 관장/촬영=천건희 기자

박선주 관장은 “영은미술관은 혼자가 아닌 모든 사람이 함께할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연환경과 예술품을 보고 힐링과 위안을 얻고 충전이 되고 힘이 되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영은미술관이 20주년을 넘어 30주년, 40주년으로 이어지고, 우리나라 미술계의 발전에 더 크게 기여할 것이 기대된다.

영은미술관은 공식 유튜브로 전시 내용을 제공하고 있고, 넓은 자연 속에 위치한 ‘코로나19 사태 속 딱 맞는 미술관’이다.

영은미술관 20주년 특별기획전은 ‘진실되게, 꾸준하게, 가치있게’ 우리나라의 문화를 풍요롭게 한 결정체들이기에 힘찬 박수를 보낸다. 전시는 내년 1월 31일까지 이어지니 눈 내리는 겨울 영은미술관 나들이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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