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삼척 ‘명사십리, 맹방 해변’이 죽어가고 있다 1

윤재훈 기자
  • 입력 2020.11.26 16:59
  • 수정 2020.11.30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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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방 해변 침식이 갈수록 가속화되고 있다.
명사십리 모래가 바다로 떠내려가 1,5~2km이던 해변이 사라지고

백사장의 폭이 50m 정도였는데지금은 불과 2~3m도 남지 않았으며

난데없이 2~3m의 기괴한 모래 절벽이 생겨버렸다.

(청와대 앞에서. 촬영=윤재훈)
(청와대 앞 환경단체 시위. 촬영=윤재훈)

[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오늘로 95일째 ‘피켓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도시가 있다. 우체국 앞에서도, 청와대 앞에서도., 평화롭게 살던 시골 마을에 난데없이,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재벌 기업 <포스코>가 석탄발전소를 세우고 있다

코로나가 망령처럼 전 지구를 떠도는데, 인간의 환경파괴에 ‘코로나’가 단발마를 지으며 자연과 함께 공생하자고 하는데, 인간의 환경파괴는 ‘멈춤’을 모른다.

“ 정말 인간은 이 지구의 바이러스이기만 한가
 자연은 더 큰 비명을 지르고 있는데.”

삼척발전소가 완공이 되면 이곳 주민들은 매일 10톤 트럭 1,700대 분량의 석탄과 먼지를 고스란히 마셔야 한다. 그리고 사람이 살 수 없으니 수백 년 살아오던 정든 고향 마을을 떠나야 할 것이다. 더구나 수도권으로 전기를 보내기 위해 이곳 시민들을 희생시키는 것이다.

사실 가장 많은 연료를 쓰는 사람들이 사는 곳은 수도권이다. 부자들과 달리 시골 사람들은 연료비도 아까워 보일러를 제대로 틀지 않는다. 그런데 그 협오시설들은 고스란히 시골 사람들이 떠안아야 한다..

더구나 석탄발전소는 어느 한 구역에만 피해를 입히는 것이 아니다. 전 국민, 아니 전 세계를 파괴시키는 행위다. 그래서 미국을 비롯한 유럽 선진국에서는 더 이상 석탄발전소를 짓지 않고 기존에 있던 것도 폐쇄를 결정하고 있다.

(아름다웠던 맹방해변, 지금은 그 흔적도 없다. 삼척석탄발전소 대책위 제공)
(아름다웠던 맹방해변, 지금은 그 흔적도 없다. 삼척석탄발전소 대책위 제공)

삼척석탄발전소 대책위 김영애 씨는 

 

눈물겹도록 아름다운명사십리 명반 해변’, 썩고 오염된 폐사토와 석회가루,

석탄가루로 훼손되어 쓰레기처럼 되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인간의 무절제한 탐욕이 너무나 부끄럽습니다

후세에게 고갈되고 수명이 다한 지구를 물려줄 수 없습니다

깨어있는 시민들이 모두 생태혁명을 일으켜야 합니다.”

 

라고 했다. 

(모래는 다 쓸려나가고 기괴한 절벽만 생긴 삼척 바다. 삼척석탄발전소 대책위 제공)
(모래는 다 쓸려나가고 기괴한 절벽만 생긴 삼척 바다. 삼척석탄발전소 대책위 제공)

더구나 온실가스 배출비용을 포함하면 석탄화력발전기의 발전원가가 LNG보다 더 비싸다. 여기에 천연가스 가격이 하락하고 있고, 2030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에 따라 석탄화력발전 이용률이 점점 줄어드는 것을 반영하면, 앞으로 석탄화력발전의 가격 경쟁력은 더욱 악화할 것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80% 이용률을 보이는 석탄화력발전은 2030년 60%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의원은

"같은 전기를 쓰는데 석탄화력발전소가 온실가스를 더 많이 배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특혜라면서

정당한 평가로 배출권 비용을 발전원가에 포함시켜 왜곡된 시장을 바로잡으면

석탄화력발전소는 더 이상 싼 발전소가 아니다"라고 했다

 

뉴스타파에서도 "왜곡된 배출권 거래제 바로잡으면, 석탄화력발전이 더 비싸다" 고 했다.

 

사실 이 중심에는 ‘삼척맹방 해역 이용동의’를 한 <김양호 전 삼척시장>이 있다. 시장은 삼척 시민들에게 어떤 충분한 설명도 없이 2017년 4월 20일 포스코와 일방적인 계약을 맺었다.

 
(삼척 시민들이 대부분 사는 반경 5km 안에 발전소를 짓다니. 삼척석탄발전소 대책위 제공)
(삼척 시민들이 대부분 사는 반경 5km 안에 발전소를 짓다니. 삼척석탄발전소 대책위 제공)

현재 석탄발전소는 2018년 7월부터 삼척 맹방해수욕장 인근에 1,000MW급 2기 규모의 화력발전소를 짓고 있다. 그것도 시청을 비롯한 시민들 대부분이 사는 반경 5km 안에다 짓고 있다.

11월 11일 청와대 앞 기자회견을 준비했고 연대단체들을 조직하는데에도 가장 앞장섰던 ‘초록교육연대 유금자 대표’는,

"앞으로 삼척 석탄화력발전 건설이 원천 중단될 때까지,  

초록교육연대가 중심이 되어 청와대 앞에서 1위 시위를 진행해 나가겠다

고 했다. 생태계를 파괴하고 국민들의 삶을 위협하는 발전소 건설 사업은 하루빨리 중단되어야 한다. 어떻게 건설업자들은 국민들의 생명을 담보로 이런 무모한 공사를 할 수 있다는 말인가.

(청와대 곽현 행정관에게 입장문을 전한 대표들. 촬영=윤재훈)
(청와대 곽현 행정관에게 입장문을 전한 대표들. 촬영=윤재훈)

미국이나 유럽 선진국들도 석탄발전소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고 기존 발전소들도 폐쇄시기를 결정하는 등, ‘탈 석탄’의 시대로 가고 있다. 그것이 세계적인 조류이다. 석탄발전소는 더 이상 저렴한 연료가 아니고, 발전소 중에서도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기 때문이다.

미국에너지관리청 통계를 보면 미국 내 석탄화력 발전량은 2007년을 정점으로 급격히 내려가더니, 2015년에는 LNG 발전량에 추월당했다. 그래서 2014년을 끝으로 더 이상 석탄화력발전소를 짓지 않는다. 과거와 달리 석탄화력 발전의 경제성이 그리 높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의 비영리 민간연구기관인 에너지 경제재무분석 연구소(IEEFA) 데이터분석 전문가인 세스 피스터는

석탄화력 발전은 효율을 높이고 비용을 낮추려는 어떠한 혁신도 없다.

앞으로 환경비용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석탄이 더 이상 저렴하지 않다는 인식의 전환이 이뤄졌다

고 했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2019년 기준 석탄화력발전이 전체의 40.4%에 달할 정도로 여전히 건재하다. 한국은 세계에서 열한 번째로 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나라로 IPCC 기준에 미달하는 탄소 배출계획을 제출해 ‘기후 악당국가’로 분류되었다. 그런데 여전히 국내에는 7개의 신규 화력발전소를 짓고 있다.

한국은 그린뉴딜 등 환경을 위해 가장 많은 비용을 들였지만, 녹색경기 부양지표에서 마이너스 점수를 받았다. 강릉시민행동 운영위원장 홍진원은,

현재 우리나라에 석탄발전소가 7기가 건설 중인데문정부 들어서 탈핵, 탈석탄도 정책 방향으로 잡고 있다

2050년까지 탈석탄 중립을 선언한 만큼아직 완공이 안 된 화력발전소들은 폐쇄하고 

재생에너지로 돌아서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지금 건설 중인 삼척이나 강릉이나 석탄발전소가 이렇게 미세먼지와 대기오염,

해안침식의 주범인 줄 시민들은 잘 몰랐다

또한 세계적인 추세도 석탄발전소는 폐쇄로 돌아가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금이라도 중단하는 것이 후에 나타날 사회적 비용이나

미래 세대을 위해서도 필요한 결단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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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의 무자비한 환경파괴 앞에 선 맹방해변, JTBC 캡쳐 )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공정률 10% 미만의 석탄화력발전소 9기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공약했다. 임기 첫해에 탈원전과 탈석탄을 선언하며 8차 전력수급 기본계획부터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허가를 전면 금지했다.

그러나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단 2기만 액화천연가스(LNG)로 전환됐을 뿐 나머지 7기는 예정대로 짓고 있다. 삼척 석탄발전소도 과거 정부의 6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에 의해 결정된 사업이라며 공사를 허가했다.

이 때문에 국내 마지막 석탄발전소로 불리며 현 정부의 친환경 에너지정책과 함께 존폐 여부가 거론돼 왔다.

(그래픽=김남기 기자)
(그래픽=김남기기자)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17년 한국의 화석연료 온실가스 전체 배출량은 6억 톤으로 세계 7위다.

이 중 석탄화력발전소가 뿜어내는 온실가스는 3억1200만 톤으로 52%를 차지한다.”

이지언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국장은 

 

“국내 석탄화력발전소 비용을 기후위기와 미세먼지 등 환경문제와 연관을 시키지 않았다. 

전력 시장이 원자재만 값싸면 무조건 돌려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경제 논리만을 떠받들어 왔다.”

 

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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