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속 여인은 곧 내 자화상…천경자의 '여인상' 작품들, 무료 관람

김지수 기자
  • 입력 2020.12.10 15:29
  • 수정 2020.12.10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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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자, 여인의 초상(Portrait of a Woman), color on paper, 50.8☓43.0cm, 1977, signed and dated on the lower left. 추정가 KRW 5억~8억 원
(천경자, 여인의 초상(Portrait of a Woman), color on paper, 50.8☓43.0cm, 1977, signed and dated on the lower left. 사진=서울옥션 홈페이지) 

[이모작뉴스 김지수 기자] 서울옥션에서 진행되는 올해의 마지막 경매가 오는 15일, 17일 개최된다. 출품작 중 천경자의 작품이 주목받고 있다.

천경자는 여인상을 주제로 인물을 표현하는 작가로, 1960년대 중반 이후 여성 문인 잡지의 표지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당시 잡지 표지화의 여인상들은 대부분 측면상으로, 사실적이기보다는 단순화된 형상의 여인 형상이었다. 그러한 분위기 속, 그의 독창적인 여인 인물화의 특징이 나타나기 시작한 건 1970년대부터다. 드로잉 형식의 작품이 아닌 채색화 작품으로 여인 인물화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천경자가 1977년에 제작한 ‘여인의 초상’은 긴 목, 굳게 닫은 입술, 창백한 피부색의 화면 속 여인은 우수에 찬 시선으로 화면 밖을 물끄러미 응시한다. 초점 없는 눈빛에서는 작가 자신의 내면을 반영한 듯한 쓸쓸함과 고독함이 느껴지며 보는 이의 시선을 멈추게 한다. 보랏빛 색조는 중앙의 여인을 감싸며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여인의 머리에 얹은 꽃과 나비는 다소 높은 채도의 색감으로 그려져 화려함을 더했다. 

천경자, 여인(Woman), color on paper, 26.5☓23.0cm, signed on the lower right. 추정가 KRW 1.5억~2억 원
(천경자, 여인(Woman), color on paper, 26.5☓23.0cm, signed on the lower right. 사진=서울옥션 홈페이지)

화면 속 여인은 천경자 자신을 그린 자화상인 동시에 작가 자신의 지친 내면에 위로가 될 수 있는 초월적인 여인상의 표현이다. 작가는 외롭고 고달플 때 나를 도와줄 수 있는 여성상의 표현과, 강렬하고 현실에 보기 드문 무언가 영원한 느낌을 가진 여인을 그린다고 말했다. 그의 여인상은 단순한 초상화의 의미를 넘어 자신이 처한 상황과 가족의 죽음 그리고 자신의 꿈 등 개인적인 경험들을 집약시킨 것이다.

그의 작품 속 등장하는 여인들은 주로 머나먼 곳을 응시하는 것 같은 공허한 눈빛을 가지고 있다. 이런 작품들은 우리에게 고독감을 느끼게 해줌과 동시에 신비스러움을 풍긴다.  

또한 현대 일본 미술계의 거장 야요이 쿠사마와 일본 인기 작가 매드사키와 아야코 록카쿠의 작품도 출품될 예정이다.

매드사키, Mirror, aerosol and acrylic on canvas, 190.0☓190.0cm, 2017, signed and dated on the reverse. 추정가 KRW 3억~5억
(매드사키, Mirror, aerosol and acrylic on canvas, 190.0☓190.0cm, 2017, signed and dated on the reverse. 사진=서울옥션 홈페이지)

일본 아티스트 매드사키의 ‘Mirror(2017)은 가로, 세로 190cm의 대 작품이다. 해당 작품은 매드사키가 당시 자신의 아내를 주제로 해 새롭게 선보였던 시리즈의 작품 중 하나다. 일본 전통가옥 다다미 방을 배경으로 했으며, 여인이 화려한 꽃무늬의 기모노를 걸치고 거울을 보며 화장을 고치고 있는 모습을 매드사키 특유의 기법을 통해 표현했다. 자유롭고 거친 선으로 칠해놓은 배경은 평면적인 화면 안에서 역동성을 가지고 시각적인 자극을 준다.

(아야코 록카쿠, Untitled, acrylic on canvas, 100.0☓100.0cm, 2015, signed and dated on the lower left. 추정가 KRW 1.6억~2.4억 원. 사진=서울옥션 홈페이지)
(아야코 록카쿠, Untitled, acrylic on canvas, 100.0☓100.0cm, 2015, signed and dated on the lower left. 사진=서울옥션 홈페이지)

아야코 록카쿠는 정규 미술교육을 받은 적 없지만 독학으로 미술 기법을 익혀 자신만의 독특한 화풍을 만들었다. 출품작은 발칙하고 새침한 표정을 짓는 소녀가 화면에 크게 그려져 있는데, 원피스 끝자락을 한 손으로 잡아 올리는 자세를 하고 있으며 얼굴은 빨간색 꽃으로 묘사해 재밌게 표현했다. 마치 아이가 크레용으로 스케치북에 낙서한 듯 자유롭게 그려낸 작품은 보는 이의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며 환상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위의 소개된 작품 외에도 많은 작품들이 준비돼있다. 프리뷰 전시는 15일까지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진행된다.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로,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또한 온라인으로 VR 전시장 관람과 e-도록 보기를 통해서도 작품 감상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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