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0년대 서울 달동네 ‘골목 안 풍경’ 30년의 기록

박애경 기자
  • 입력 2021.01.11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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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김기찬 사진작가 사진 및 유품, 서울역사박물관에 영구보존

서울, 1968년 10월/ ⓒ김기찬 / 사진=서울시 제공
서울, 1968년 10월/ ⓒ김기찬 / 사진=서울시 제공

[이모작뉴스 박애경 기자] 1970년대와 80년대 서울 달동네 골목을 사진에 담은 故김기찬 작가의 사진 및 유품 등이 서울역사박물관에 영구 보존된다.

김기찬 작가(1938~2005)는 1968년부터 2005년 6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30여 년 간 변화하는 서울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 가운데 서울의 달동네에서 시작된 사진집 <골목 안 풍경> 시리즈는 그의 대표작이다.

그의 사진집 <골목 안 풍경>에는 60년대 말 중림동 골목을 시작으로 도화동, 행촌동, 공덕동 골목에서 느껴지는 훈훈한 인정과 따뜻한 풍경이 담겼다. 고도성장으로 급변하는 서울의 모습이 아니라, 후미진 골목으로 시선을 돌린 사진작가는 김기찬 작가가 처음이었다. 김씨는 도시 서울에서 살아가는 소시민들의 평범한 일상의 모습을 성실하게 기록해 필름에 새겨 넣었고, 이렇게 쌓인 필름이 10만 점을 넘겼다.

90년대 이후 재개발로 인해 달동네들이 하나 둘 사라지고 김 작가가 사랑한 골목은 아파트로 채워졌다. 평생을 매달리겠다고 생각했던 사진 작업은 골목들이 사라지면서 끝을 맺게 되었고, 김 작가는 2005년 갑작스런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중림동, 1988년 11월 6일 / ⓒ김기찬 / 사진=서울시 제공
중림동, 1988년 11월 6일 / ⓒ김기찬 / 사진=서울시 제공

서울역사박물관은 故김기찬 작가의 유족으로부터 필름 10만 여점과 사진, 육필원고, 작가노트 등 유품을 일괄 기증 받았다고 10일 밝혔다.

유족들은 김 작가의 사진들이 서울의 소중한 기록으로 보존되길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기증된 필름 중에는 그동안 사진집이나 전시회에서 공개된 <골목 안 풍경> 사진뿐 아니라, 개발 이전의 강남 지역과 서울 변두리 지역을 담은 사진 등 미공개 자료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서울역사박물관 배현숙 관장은 “김기찬 작가의 사진은 도시 서울에 대한 향수를 느끼게 할 뿐 아니라, 기록자료로서도 풍부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역사박물관은 김기찬 작가의 자료들을 박물관 수장고에 영구 보존할 예정이며, 10만 여점에 달하는 필름들은 올해부터 디지털화하고 색인하는 작업을 거쳐 박물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할 계획이다.

한편, 김기찬 작가는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2004년 옥관문화훈장을 수훈했으며 이명동 사진상과 동강사진상을 수상한 바 있다.

서울, 1973년 3월 1일 / ⓒ김기찬 / 사진=서울시 제공
서울, 1973년 3월 1일 / ⓒ김기찬 / 사진=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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