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반격] 四人四色 시니어들의 대학입학 이야기

김남기 기자
  • 입력 2021.03.19 17:05
  • 수정 2021.05.20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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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작뉴스 김남기 기자] 코로나19의 기승에도 2021년 대학 신입생들은 캠퍼스를 활보하고 있다. 다만, 신입생들은 비대면 수업과 방역에 자유롭지 못하지만, 입시의 전쟁에서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행복할 것이다.

신입생 중에도 머리가 희끗한, ‘늦깎이 신입생’이 눈에 뛴다. 나름의 인생의 희노애락을 겪고, 새로운 인생이모작을 꿈꾸며, 대학에 입학한 그들의 사연을 쫒아가 보겠다.

권무일(80세) 서울대 철학과 졸업 후 60년만에 제주한라대학교 관광일본어과 입학

 

(제주한라대학교 권무일 오른쪽.
(제주한라대학교 관광일본어과 권무일 오른쪽. 사진=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제공)

권무일씨는 올해 제주한라대학교 관광일본어학과에 늦깎이 대학생으로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청년들 사이에서 단연 눈에 띄는 인물이다.

권무일씨는 1960년대에 서울대 철학과와 행정대학원을 졸업하고, 인생 이모작을 꿈꾸며 대학생활을 다시 시작했다.

그는 30여 년간 직장생활을 마치고, 2004년에 제주에 정착했다. 제주에서 생활은 제주를 빛낸 위인과 고대 탐라사를 연구하고 집필하는데 몰두 했다.

그는 관광일본어과 지원 동기에 대해 “탐라국에 대한 자료가 부족해, 연구에 한계를 느꼈어요. 그래서 그는 일본의 옛 문헌을 찾아볼 생각을 했어요. 일본어를 공부하면서 그는 일본의 문화와 역사에 대해 알 수 있고, 젊은이들과 어울리면서 새로운 인생을 꿈꿀 수도 있잖아요”

“요즘 100세 인생에서 80세는 또 다른 시작”이라며, 그의 벗들은 부러워하며, 찬사와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고 한다.

70대 귀촌 부부의 동반 경북도립대학교 지방행정학과 입학

김중섭(75)과 조경덕(72)씨는 경북도립대학교 지방행정과에 올해 입학한 부부다.

김중섭씨는 건설업체 사장에서 귀촌해 6년째 농사를 짓고 있다. 그는 대학입학 동기에 대해 “지금 하지 않으면 영영 대학공부를 할 수 없을 것 같아서”라고 전한다.

그는 “그동안 행정과 복지 분야에 대한 궁금증이 많았는데 인터넷이나 책으로는 잘 풀리지 않았다”면서 “입학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교수님들이 실을 꿰듯이 체계적으로 잘 설명해주셔서 지식에 대한 갈증을 풀 수 있다”고 했다.

부인 조경덕 씨는 “원래 제가 공부하려고 했는데, 남편이 같이 공부하고 싶다고 해서 다니게 되었다”며 “신입생인 만큼 파릇파릇하게 계속 공부하며 삶의 폭을 넓혀가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졸업 후에는 작게나마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싶다고 했다.

중학교 교장선생님에서 포항대학교 치위생과 입학

(포항대학교 치위생과 최윤 가운데. 사진=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제공)

최윤(74세)씨는 중학교 교장선생님으로 정년퇴임 후, 구강질환예방 봉사활동을 위해 입학했다. 그동안 여러 대학에서 다양한 학문을 배우고 관련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의 입학동기는 “봉사활동을 하던 중 구강건강에 대한 봉사활동의 절실함을 느끼고 치위생과 입학”을 결정했다.

그는 고령화시대 구강건강의 중요성을 알리고 같은 세대에 눈높이 교육을 하고 싶다는 소망을 가지고 치과위생사의 꿈을 키우고 있다.

도예가에서 한국관광대학교 관광중국어과 입학

(한국관광대학교 관광중국어과 안성만씨. 사진=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제공)

안성만(48세)씨는 이천 도예촌 도예 작품을 활동을 하면서 판매하는 회사의 대표이다.

그의 입학동기는 “현재 하고 있는 도예작업들이 평생 해야 하는 작업인 만큼 중국어를 배워 중국 도예작가들과 소통을 하고 중국에서의 작품 활동 등도 펼치고자 진학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대학의 특화 프로그램인 중국유학 코스도 도전해 보고, 도예가의 손길로 ‘중국어를 디자인’하고 싶다는 인생이모작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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