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문의 드론으로 보는 세상㊾] 관객없는 무대에서 독백하는 ‘윤중로 벚꽃’

이종문 기자
  • 입력 2021.04.12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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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작뉴스 이종문 기자] 100년 만에 가장 빨리 개화했다는 벚꽃이 이제는 지고 없다. 그래도 일찍 우리 곁에 찾아 온 덕분에 코로나로 지친 마음을 위로해주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꽃축제들이 취소되고 접근 관람이 제한되었지만, 오고가는 도심 속 가로수와 아파트 단지 내 작은 정원, 그리고 드라이브 중에 스치듯 마주하는 봄꽃들의 향연으로 즐거운 봄날을 보내고 있다.

서울 여의도 윤중로의 벚꽃이 한창이던 지난 4월 2일 드론을 띄웠다. 여의도 벚꽃축제는 취소되었지만, 추첨에 당첨된 99명은 제한적으로 관람이 허용됐다. 당첨이 안 된 시민들은 온라인으로 즐겨야 했다. 수많은 인파로 북적였을 축제자리를 메운 것은 살랑이는 봄바람이었다. 관객 없는 무대에서 벚꽃잎이 순백의 의상을 입고 마치 독백을 하듯 속삭인다.

드론은 여의도를 지난 동작 상도동 국사봉으로 냅다 달려간다. 아직 연분홍빛 향기를 물씬 품어내는 벚꽃들을 발견하고 한참을 넋 놓고 앵글에 담아낸다. 오는 봄을 맘껏 안아주지 못하고, 가는 봄을 기꺼이 보내주지 못하는 아쉬움을 이 영상으로라도 위안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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