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꿀도둑 곰, 슛돌이 코끼리...랜선 관람하세요

서성혁 기자
  • 입력 2021.05.04 17:51
  • 수정 2021.05.07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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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잔치 곰돌이. 사진=서울대공원 제공)
(꿀잔치 곰돌이. 사진=서울대공원 제공)

[이모작뉴스 서성혁 기자] 곰은 벌꿀을 먹기 위해 나무를 파고, 코끼리는 공을 갖고 놀고 있다. 서울대공원에서 동물들의 귀여우면서도 이색적인 모습이 포착됐다. 서울대공원 측은 동물 친구들에게 색다른 것을 제공해 새로운 행동을 끌어냈는데, 이것을 ‘행동풍부화’라고 한다. 동물들에게 야생의 습성을 잃지 않도록 하며 더욱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함이다.

곰돌이에게 벌집이 든 고목을 주니, 그야말로 ‘꿀 파티’

(손에 묻혀가며 꿀을 먹는 곰. 사진=서울대공원 유튜브 영상 캡쳐)
(손에 묻혀가며 꿀을 먹는 곰. 사진=서울대공원 유튜브 영상 캡쳐)

동물원에 호랑이를 보러 갔다면, 방사장에 나무가 커다랗게 있는 것을 봤을 것이다. 나무에서 호랑이는 날렵하게 올라가 먹이를 먹기도 하고, 발톱을 갈기도 한다. 나무가 닳고 헤지면 그 기능이 소실된다.

서울대공원의 직원들은 호랑이 방사장의 낡아버린 고목을 새로운 나무로 교체하는 작업 도중, 그 안에서 자연벌집을 발견했다. 단어만 들어도 침이 고이는 달콤한 꿀은 곰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꿀 파티’를 선사했다.

곰들은 나무 속의 벌집을 파먹기도 하고. 손으로 나무를 굴리기도 하고, 손에 꿀을 묻혀가며 먹기도 했다. 꿀나무 삼매경에 빠진 곰들에게 맛좋은 꿀도 제공하면서 야생의 습성을 잃지 않게 도와주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칡잎을 따먹는 반달가슴곰. 사진=서울대공원 유튜브 캡쳐)
(칡잎을 따먹는 반달가슴곰. 사진=서울대공원 유튜브 캡쳐)

이전에도 서울대공원 측은 ‘세계 동물의 날’을 맞아 반달가슴곰의 ‘행동풍부화’를 지난 10월, 진행했다. ‘한국 숲을 찾은 한국곰’을 주제로 떡갈나무‧단풍나무‧칡으로 작은 숲을 만들어주고 밤송이를 제공했다. 곰은 나무의 밤을 골라서 먹고 칡잎을 따먹으며 마치 산속에서 먹는 듯했다.

아기코끼리 희망이가 뒷발로 툭, 노력 끝에 ‘패스 성공’

('희망이'의 패스성공과 다른 코끼리의 받아치기. 사진=서울대공원 제공)
('희망이'의 패스성공과 다른 코끼리의 받아치기. 사진=서울대공원 제공)

올해로 4살이 된 아기코끼리 희망이에게 ‘행동풍부화’ 작업으로 커다란 짐볼을 줬다. 처음엔 낯설었는지 짐볼을 툭툭 건들기만 했다. 빵빵한 엉덩이를 흔들며 공을 갖고 놀기 시작했다.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이 있는지 뒷발로 툭툭 차는데, 마음만큼 따라주지 않는 듯했다. 하지만, 꾸준히 연습하더니 어느덧 믿기지 않는 옆 드리블부터 노룩패스까지 선보였다. 이걸 본 관람객들은 감탄을 연신 쏟아낸다.

우리는 우람한 덩치를 가진 코끼리가 날렵할 것으로 생각지 못했지만, 희망이는 ‘코끼리가 공을 차 다른 코끼리에게 패스한다’라는 생각지도 못한 장면을 선사했다. 그 꾸준한 노력이 빛을 발한 것이다.

(곰. 사진=서울대공원 제공)
(곰. 사진=서울대공원 제공)

‘행동풍부화’ 작업의 일환으로 동물들이 탐구하고 생각할 수 있도록 새로운 먹이‧물건을 주거나 새로운 냄새를 맡을 수 있게 하는 것, 상자에 먹이를 지푸라기나 양털 등에 숨겨 놓기도 한다. 야생이 아닌 한정된 공간에서 음식을 받아먹으며 사는 야생동물에겐 아무래도 야생습성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색다른 것을 제공함으로써 새로운 행동도 끌어내기도 한다.

우리는 어릴 적 무엇이든 두렵거나 버겁더라도 호기심을 갖고 시도해봤다. 지금은 편하고 안정적인 것만을 추구하기에 바쁜데, 호기심의 출발과 꾸준한 노력은 성공으로 이끈다. 서울대공원 동물들의 ‘행동풍부화’ 작업이 우리에게 이런 메시지를 건넸다.

서울대공원에서는 평소 직접 가서도 관찰하기 어려운 생생한 동물원의 순간 포착된 영상을 지속해서 유튜브에 올리고 있다. 다양하고 새로운 동물들의 귀여운 행동 양상을 영상을 통해 코로나 19로 동물원을 찾지 못하는 관람객에게 조금이나마 위안과 미소를 안겨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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