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반격] 세계를 무대로 음악을 키우는 목장주인...실버그래스 ‘김원섭’

김남기, 서성혁 기자
  • 입력 2021.05.11 15:51
  • 수정 2021.06.08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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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무대로 음악을 키우는 목장주인

[실버그래스 김원섭]
(나우사회혁신네트워크에서 노래부르는 김원섭. 촬영=서성혁기자)

[이모작뉴스 김남기, 서성혁 기자] 실제 땅 한 평 없지만, 세계를 무대로 음악이라는 목장을 운영하는 ‘목장주인’, 실버그래스의 김원섭을 만나보겠다.

실버그래스는 블루그래스 음악을 하는 팀이다. 블루그래스는 컨트리 뮤직의 원형을 갖고 있는 장르이다. 요즘 대세인 우리의 트로트처럼, 컨트리는 미국인들의 오랜 정서가 담긴 음악이다. 실버그래스만의 독특한 개성이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묘한 매력을 담고 있다.

 자기소개를 한다면?

 경희사이버대 실용음악학과 3학년 장학생 김원섭입니다. (웃음)

8년 전 은퇴 후, 시간이 남아 ‘목장주인’이라는 활동명으로 생활예술가 활동을 현재 하고 있다. 시민청예술가, 용인버스킹, 서울거리예술촌, 서울공연거리단 등의 활동하며 생활예술을 하고 있다.

(실버그래스 '첫번째 가출' 뮤직비디오 콘트라베이스를 연주하는 김원섭. 사진=나우유튜브 캡쳐)

 실버그래스 멤버가 어떻게 됐는지?

우연히 인터넷 검색과 지인의 연락으로 나우프로젝트의 ‘노년반격’에 2016년 참여하게 됐다. 오디션을 통해 실버그래스의 멤버가 됐다. ‘나우(나를 있게하는 우리)’의 가족이 된 게 자부심을 느낀다. 지인이나 친구보다 ‘나우’가 더 가까운 가족처럼 느껴질 때가 많이 있다. ‘나우’를 만나지 않았다면, 아마 “라떼는 말이야~”하면서 꼰대가 됐을 것 같다.

(실버그래스가 SBS ‘판타스틱듀오’에서 양희은과 함께 부르는 아침이슬. SBS 유튜브캡쳐)

내 꿈은 TV출연이었다. 그 꿈이 실버그래스에서 현실이 됐다. SBS ‘판타스틱듀오’ 출연해 양희은과 함께 아침이슬을 부르게 된 것이다.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노래가 있지 않은가? 이 노래처럼 꿈을 이뤘다고 생각한다.

코로나 이전에는 다양한 활동을 했었지만, 작년부터 활동이 뜸해졌다. 비대면 공연이 있다면 한두 번 했다. 작년에는 ‘방방콘서트’와 ‘서울생활문화센터’(신도림)에서 기획된 공연도 했다.

 목장주인tv 유튜브 소개?

(요들송의 고향 스위스 알프스에서 요들송 한자락하는 김원섭. 사진=목장주인tv 캡쳐)

목장주인tv 유튜브를 운영한 지는 오래됐다. 유럽 캠핑 갔을 때, 우쿨렐레를 들고 가 버스킹을 했다. 현지 반응이 좋았고, 그때의 분위기를 살린 영상을 담아 유튜브를 시작했다. 유튜브에 영상을 보고 공연관련 연락이 오기도 한다. 재작년 연말(2019)부터 유튜브활동을 본격적으로 하면서, 기초적인 음악이론을 비롯해 우쿨렐레 강의를 한다. 다양한 콘텐츠를 위해 기타와 요들송(유튜브 라이브를 들으시면 깜짝 놀랄 실력자이다) 등의 콘텐츠도 올리고 있다. 유튜브를 만들면서 어렴풋이 알던 코드 진행도 다시 해 복습이 된다. 내가 가진 음악의 세계를 알리고 싶어 부족하지만 열심히 운영을 하고 있다.

 기억에 남는 이야기, 에피소드?

(독일 하이델베르그 캠핑장에서 '할아버지 시계' 열창. 사진=목장주인tv 캡쳐)

에피소드 #하나. 유럽 캠핑 갔을 때 독일 쾰른 대성당(Cologne Cathedral) 앞에서 요들송을 했다. 한참 노래를 부르는데 백인 노숙자가 일어나더니 춤을 췄다. 얼마나 흥겨웠는지 자신이 구걸로 받았던 동전을 내게 줬다. 그에게 무척 소중한 돈이 였을 텐데, 나에게 쓰이는 것이 그에게는 가치 있었던 걸로 짐작이 갔다.

에피소드 #둘. ‘할아버지 시계’ 미국 동요를 부를 적에 4~5학년 남자 애가 울었다. 그 이유를 묻자 “할아버지가 얼마 전에 돌아가셨는데, 이 노래를 듣고 할아버지 생각이 났다”고 했다.

에피소드 #셋. 등촌역에서 9호선 아티스트 활동을 할 때 일이다. 한 여학생이 계속 공연을 보고 있었다. 그러더니 어느새 없어졌다. 서운해 하며 계속 공연을 하고 있는 음료수와 장문의 편지, 그리고 수중에 있던 전재산 3천원을 건넸다. 편지의 내용엔 “매우 슬프고 우울한 날입니다. 김광석의 ‘그녀가 처음 울던 날’을 듣고 기운을 차리게 됐습니다. 제게 희망을 주어 감사합니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음악활동 전에는 어떤 일을 했는지?

상사(商社)에서 평생 무역 업무를 했다. 수출부에서 해외세일즈맨 활동을 했다. 이후, 50대 초반에는 아이작텍스닷컴 회사를 운영했는데, 무역업무 경험을 기반으로 한 무역통합관리시스템이라는 비즈니스모델을 개발해 특허도 따고, 중소기업벤처상을 받기도 했다.

 앞으로 꿈과 계획이 있다면?

('지구는 울어요' 뮤직비디오, 목장주인답게 목장에서 촬영.  사진=목장주인tv 캡쳐)

100세 시대가 됐는데 기쁨보다 걱정이 앞섰다. 내가 할 일이 뭐가 있을까? 하고. 근데 ‘나우’를 통해 취미나 재능을 발견해 다행이라 생각한다. 하고 싶은 음악공부를 다시 하게 되면서, 나는 만들어보고 싶은 음악을 직접 작사·작곡할 생각이다. 기왕이면 캠페인 스타일의 노래를 작곡하고 싶다. 작년은 ‘지구는 울어요’란 브루스음악을 만들어 발표했다. 앞으로도 계속 좋은 사회를 위한 노래를 만들 것이다.

대학 시절 요들 동아리에도 활동했듯, 청년시절에 가졌던 꿈을 하나씩 해나가고 있다. 버킷리스트가 있다면, 유럽캠핑을 다시 한번 가보고 싶다. 35개 도시를 42일 동안 돌아다녔는데, 바삐 움직인 탓에 정신이 없었다. 이번에는 100일 정도를 잡고 아내와 함께 기회가 된다면 공연도 하고 유튜브 스트리밍도 하면서 “세계를 무대로 음악을 키우는 목장주인”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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