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환자, 술 줄이면 심방세동 발생률도 준다

박애경 기자
  • 입력 2021.05.11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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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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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작뉴스 박애경 기자] 제2형 당뇨병은 임상학적 분류 중 하나로서 주로 나이가 들수록, 비만이 심할수록 발병하기 쉬운 질병이다. 어린 나이에 발병하기 쉬운 제1형은 체내에서 인슐린(insulin)이 거의 생산되지 않아서 발병하지만, 제2형은 포괄적으로 인슐린의 조절 활성도(regulatory activity)가 망가지면서 생기는 질병이다. 이러한 제2형 당뇨병 환자가 음주 습관을 바꾸면 심방세동 발생 위험이 낮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최의근(최유정 전임의)·숭실대 한경도 교수팀은 2011~2014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검진 자료를 통해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의 생활습관 교정과 심방세동 발생률을 연구해 그 결과를 지난 6일 발표했다.

부정맥 중 가장 흔한 심방세동은 노인의 약 10%를 차지하는 질환이다. 특히 당뇨병 환자에게 심방세동이 동반되면 뇌졸중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당뇨병은 심방세동 뿐 아니라 다양한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 요인이다. 따라서 생활습관 교정은 심혈관계 질환 발생을 예방에 매우 중요하다.

연구팀은 제2형 당뇨병을 진단 받은 환자 175,100명 중 하루 평균 20g 이상의 음주를 지속해 온 20,809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평균 4년간 이들을 추적 관찰한 결과, 음주를 지속한 환자에 비해 음주량 감소 환자는 심방세동 발생 위험이 19% 감소했다. 특히 음주량을 줄인 환자의 심방세동 발생 위험은 비음주자와도 비슷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를 통해 생활습관 교정이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계 질환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래프=서울대병원 제공
그래프=서울대병원 제공

연구팀에 따르면 음주와 심혈관계 질환의 발생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이전에도 있었으나, 당뇨병 환자의 절주가 심방세동 발생을 줄인다는 연구결과는 이번이 처음이다. 음주는 교감신경을 항진시키고 혈압을 상승시켜 심방세동 위험이 높아진다. 알코올이 가진 독성은 심장의 구조적 변화를 일으켜 심방세동 발생 위험이 올라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의근 교수(순환기내과)는 “절주 등 생활습관 교정이 당뇨병으로 진단 받은 환자의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을 밝혔다”면서 “이 결과를 토대로 진료실에서 당뇨병 환자에게 확실하게 절주를 권할 수 있는 과학적인 근거를 마련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한경도 교수(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는 “임상시험에서 윤리적으로 수행하기 어려운 음주 연구를 빅데이터를 활용해 증명했다”면서 보건의료 빅데이터 활용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한편, 이 연구는 미국당뇨병학회에서 발행하는 학술지 ‘당뇨관리(Diabetes care)’ 4월호 온라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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