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세대 정책 전환①] 일자리 정책 패러다임, 완전히 바꿔야할 때..
[50+세대 정책 전환①] 일자리 정책 패러다임, 완전히 바꿔야할 때..
  • 윤철순 기자
  • 승인 2021.06.09 17: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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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붐 은퇴 행렬 가속화로 ‘신중년’ 일자리 수요 폭발
현 정부, 청년 신혼부부 등 미래세대 일자리에만 ‘올인’
단기, 단순노무직 일자리가 주류..경비직에 석·박사급까지 몰려
50플러스 맞춤형 정책 마련에 ‘실태조사보고서’ 큰 역할

2010년 이후 시작된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행렬이 가속화되면서 ‘신중년’들의 일자리 수요가 폭발하고 있다. 2013년 60세 정년이 정착됐지만, 역설적이게도 조기 퇴직자만 급증하며 이들의 재취업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이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은, 우리 사회의 일자리 구조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가늠조차 어렵다. 지난해 10월, 세계경제포럼(WEF)은 2025년까지 세계 일자리 8500만개가 사라질 것이라 전망했다.

한국의 경우, 2024년까지 70만개가량이 상실될 것으로 분석됐다. 통계청은 10년 후 국내 인구 절반이 시니어세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 정부는 청년과 신혼부부 같은 미래세대 일자리에만 ‘올인’하고 있는 형세다.

현실이 이렇다보니, 신중년(만 50~64세)들에겐 일자리의 질적 수준은커녕 ‘바늘구멍’ 같은 재취업 문턱까지 도달하는 것조차도 버겁기만 하다. 유형도 단기적, 단순 노무직이 주를 이룬다. 시설관리나 경비직에 석·박사급이 몰릴 지경이다.

보편적 100세 시대를 살게 될 첫 세대이자, 부모 공양과 자녀 부양을 동시에 져야하는 마지막 세대인 신중년. 국가와 사회는 더 늦기 전에 이들을 위한 정책 패러다임과 인식의 틀을 완전히 바꿔야한다.

수십 년간 축적된 지식과 기술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을 통해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이들의 역량을 국가적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고민해야할 시점이다.

그러기 위해선 이들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 데이터가 필요하다. ‘서울시50+세대실태조사보고서’는 이런 차원에서 유의미한 자료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지난해 총 7개 관련 분야(본지 2021년 6월 4일자 「‘경단녀’ 취업 확률, 공공기관 통하면 13.5배 ↑」 기사 참조)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한바 있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하, 재단)은 지난 2016년 서울 거주 50+세대(신중년)를 통합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서울시 출연기관이다. 재단의 정책연구센터가 분석한 분야별 연구결과를 연재한다.

[이모작뉴스 윤철순 기자] 본 연구를 담당한 재단 정책연구센터의 책임연구원 강소랑 박사는 “연구자 입장에서도 공공기관 정책이 경력단절 여성들의 노동시장 재 진입에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외의 결과’에 놀랐다”며 “서울시나 재단에서도 더 고도화된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 준비 중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서울시 50플러스재단 정책연구센터 강소랑 박사. 사진=윤철순 기자 촬영)
(서울시 50플러스재단 정책연구센터 책임연구원 강소랑 박사. 촬영=윤철순 기자)

❚ 신중년 일자리 정책, 일대 전환 모색해야할 때..

첫 주제는 「주된 일자리 퇴직 후 경력이 단절된 신중년 여성의 노동시장 복귀에 관한 분석」이다. 경력단절 여성에 대한 법적 규정[경력단절 여성 등의 경제활동 촉진법]은 결혼, 임신·출산, 육아, 자녀교육, 가족 돌봄 등의 이유로 노동시장에서 빠져나와 비경제활동인구로 바뀐 15~54세 기혼여성을 일컫는다.

주된 일자리를 퇴직한 신중년 여성의 경력단절 양상과 노동시장 복귀 결정 요인은 근속년수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그 특성은 20년 이상 장기근로 후 퇴직한 경우와 20년 미만 등 크게 두 가지 형태로 구분된다.

전자의 경우, 비교적 안정적인 상용직군(群)으로 상대적 소득수준이 커 노동시장 재진입 비율이 현저히 낮았다. 이 직군 신중년 여성의 절반(52%) 이상이 일자리를 찾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후자는 결혼과 함께 주된 일자리를 떠난 후 여러 사정 등으로 인해 재취업하려는 특성을 보였다. 이 집단의 79%에 이르는 ‘경단녀’가 노동시장에 복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강 박사는 “두 가지 특성의 큰 차이는 소득격차”라면서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경제적 여력이 크면 재취업 생각이 적었고 그렇지 않으면 노동시장으로 복귀하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근속기간이 짧으면서, 자녀 독립이나 남편의 조기퇴직 또는 이혼 및 사별 등의 이유로 재취업 문을 두드리는 특성 ‘군(群)’은 일자리의 질적 문제를 우선하지 않음에도 취업 기간이 상대적으로 길었다.

특이할 점은 노동시장 재진입 결정의 가장 큰 요인이 제도적 환경에 있다는 사실이다. 앞선 보도(‘경단녀’ 취업 확률, 공공기관 통하면 13.5배 ↑)에서처럼 공공기관 활용 여부에 따른 재취업 여부의 격차는 상당하다.

공공기관 일자리 사업의 중요성이 통계적으로 증명된 셈이다. 이처럼 제도적 환경이 노동시장 복귀에 미치는 중요 변수로 확인된 만큼, 정부나 서울시는 제반 정책 수립에 우선순위를 둬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여성 경제활동 인구 55년 동안 16% 증가했지만, 경력단절 현상 여전

강 박사는 “한국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은 1963년 37%에 불과했지만, 2018년엔 52.9%까지 치솟았다”며 “양적 변화와 함께 질적으로도 고학력 전문화되고 있지만, 경력단절 현상은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2019년 기준 서울 거주 남성 30대 고용율이 90%대인데 50대 초반까지 88%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왔다”면서 “그러나 여성은 20대 후반 71.1%까지 올라가지만 30대 후반이 되면 59.9%까지 떨어진다”고 밝혔다.

노동시장 재진입을 통한 일자리 결정까지 걸리는 기간도 평균 6.3년으로, 남성에 비해 약 4배 이상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서울시가 2019년 조사한 ‘직업이력 및 경제활동’ 연구에 따른 결과다.

경력단절이 길어질 경우, 재취업에 필요한 지식이나 기술 습득 난항도 배가된다. 여기에 재취업을 위한 노력 과정이나, 임금 등이 전 직장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질 경우의 상실감 등은 악순환의 반복으로 이어진다.

인구사회학적 특성에 따른 노동시장 복귀기간을 살펴보면, 대졸학력 여성의 평균 복귀기간이 17.51개월로 가장 짧았다. 중졸 이하 여성은 51.6개월로 가장 길게 나타나 학력수준에 따른 편차도 컸다.

또 기혼여성은 미혼여성에 비해 복귀기간이 4배 이상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은 결혼, 자녀 출산, 양육 등으로 인해 노동시장을 이탈한 후 자녀 성장에 맞춰 재 진입하려는 경향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사별한 여성 집단의 경우, 노동시장 재 진입까지의 기간이 25.87개월로 가장 길다. 결혼과 함께 직장을 떠났지만, 남편과 사별하면서 경제적 여건이 열악해져 재취업을 시도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임금수준에 따른 노동시장 복귀기간 편차, 30개월 이상

노동시장에 복귀한 여성의 이전 직종을 보면, 판매서비스직이 62.42%로 가장 많았다. 관리자나 전문직인 경우는 재취업하지 않은 비율이 52.38%로 복귀 여성 비율(14.77%) 보다 3.5배가량 높아 직종에 따른 차이도 컸다.

경력단절 이전 임금이 400만 원 이상이었던 여성이 노동시장에 재진입하지 않은 경우는 47.62%인 반면, 200~250만원 미만의 임금을 받았던 경단녀는 23.49%로 낮았다.

또 근속년수가 30년 이상인 여성은 노동시장 재진입에 불과 3.36개월밖에 소요되지 않았지만, 10~20년 사이 여성은 무려 57.72개월이나 걸려 큰 차이를 보였다.

상용직의 경우, 27.06개월로 종업원 없는 자영업자(13.88개월)에 비해 13.18개월 길었다. 임시직 여성 집단은 35.5개월로 가장 길었다. 직종이 관리자나 전문직인 경우, 13.54개월이 소요된 반면, 사무직은 49.42개월로 조사됐다.

임금수준에 따른 복귀기간 차이도 상당했다. 150만원 미만은 45.06개월이 소요된 반면, 400만 원 이상 소득을 벌었었던 여성의 복귀기간은 14.16개월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비교적 짧은 기간(24개월) 내에 재취업하는 50~54세 대졸학력의 여성은 대기업 보다 중견·중소기업으로 가는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 그만큼 대기업의 진입장벽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서울시 50플러스재단 정책연구센터 책임연구원 강소랑 박사. 사진=윤철순 기자 촬영)
(서울시 50플러스재단 정책연구센터 책임연구원 강소랑 박사. 촬영=윤철순 기자)

특히, 사업체 운영 및 프리랜서 등으로 재진입할 경우엔 임시직에 종사했다 하더라도 24개월 이내에 다시 일하는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 직업별로는 관리자나 전문직의 경우 24개월, 사무직은 그 이상의 기간이 걸렸다.

노동시장 재진입의 종류나 직종도 30~40대 경력단절 여성과는 그 특성이 다르다. 근속년수 10년 미만 여성의 40.63%가 중소기업으로 향했고, 직종도 판매서비스(71.88%), 단순노무(15.63%), 기능장치조립(9.38%) 순으로 이어졌다.

이와 함께 근속기간 20년 이상인 경우 사업체 운영을 통한 재 진입이 35.48%로 가장 높았고, 프리랜서의 비율이 16.13%로 뒤를 이었다. 10년 미만 여성 집단에 비해 더 높게 나타났다.

또 관리자나 전문직으로 노동시장에 재진입하는 경우가 25.81%로 근속년수 10년 미만인 여성 집단에 비해 상당히 높게 나타났다. 반면, 단순노무직의 비율은 낮게 조사됐다.

다시 시작한 일자리의 월 평균 급여는 10년 미만 여성 집단은 194만원, 20년 이상인 여성 집단은 216만원으로 22만원의 차이를 보였다. 또 10년 미만은 파트타임 일자리라도 경력 유지 일자리에 대한 욕구(35.14%)가 높게 나타났다.

20년 이상인 경우는 중장년에 적합한 파트타임 계약직 일자리에 대한 욕구가 47.6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 역시 파트타임 일자리라도 경력 유지 일자리(26.19%)를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 성별에 따른 편차도 커..여성이 남성보다 2배 더 소요

성별에 따른 복귀기간을 살펴보면, 여성은 평균 23.69개월로 남성(13.46개월)에 비해 약 2배 이상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남녀 모두 상용직으로 재진입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임시직 비율은 여성이 3.87% 높았다.

또 종업원 없는 자영업자(1인)로 노동시장에 복귀한 비율은 남성이 여성보다 11.11%p 높았다. 창업자로 복귀한 비율도 남성이 여성보다 2.56%p 높게 조사됐다.

직종의 경우, 남성은 관리자나 전문직 사무직 기능장치조립직으로 복귀한 비율이 여성보다 높았고, 여성은 판매서비스직이 남성보다 26.7%p 높게 나타났다.

또 남성의 경우 대기업 중견기업 사업체 운영에서, 여성은 중소기업 프리랜서 일반협회 및 단체로의 복귀 비율이 높았다.

재취업 후의 전체 평균 임금은 남성이 월 311.04만원, 여성이 206.86만원으로 104.18만원의 차이가 났다. 또한 노동시장 재 진입을 위해 큰 비중을 두고 준비한 관련 정보 습득은 남성이 여성보다 13.25%p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취업 후 평균 임금과 관련, 강 박사는 “평균 임금은 고소득자와의 편차가 커서 나온 수치”라며 “중요한 것은 남녀 간 임금격차가 크다는 사실을 눈여겨봐야한다”고 말했다.

특히, ▲온·오프라인 인맥관리, ▲공공기관 취업알선, ▲취·창업 박람회 및 직장·공공기관의 전직교육 훈련 참석, ▲눈높이를 낮추거나 사적인 지인 도움 등으로 노동시장 복귀를 준비하는 경우 모두 남성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여성의 경우는 자격증을 취득하거나 퇴직 전 경력 관리에 큰 비중을 두는 정도의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 재취업을 위해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는 여성 비율(22.94%)도 남성(2.51%)에 비해 10배가량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공공기관 상담을 통한 복귀 준비 남성은 3.07%, 여성은 0.89%에 불과했다. 지속적인 구직 시도 역시 남성(15.34%)이 여성(9.82%)보다 월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인 찬스’도 여성이 남성보다 5.32%p 높게 나타났다.

❚ 정부에 대한 지원도 파트타임·계약직일자리 vs 창업·자영업 등으로 갈려

근속년수 20년 이상인 여성의 경우는 사업체 운영을 통해 노동시장에 재진입하는 경우가 35.48%로 가장 높았다. 프리랜서 비율도 16.13%로 10년 미만 집단에 비해 상당히 높게 나타났다.

자영업자는 퇴직 후 일자리가 이동될수록 자영업은 감소하고, 임시직과 일용직 비중이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판매서비스직 여성 1인 자영업자는 폐업 후 임금근로자로 진입하는 낮은 일자리로의 이행 경향을 보였다.

이는 일자리의 질적 부분에 대한 고려와 함께 폐업을 낮추기 위한 업종별 컨설팅, 창업교육 등 준비된 자영·창업이 될 수 있도록 보다 근본적인 정책적 지원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신중년 남녀의 정부 지원 요청사항도 상이했다. 여성은 중장년에 적합한 파트타임 계약직 일자리를 가장 많이 원했으나, 남성은 창업과 자영업 분야의 지원을 필요로 했다.

여성은 창업과 자영업 분야 지원을 우선순위로 꼽는 남성과 달리 중장년에 적합한 파트타임 일자리 욕구가 커 상담을 통한 진단 및 새로운 경력을 만들 수 있는 노동시장 재진입 정보습득이 중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 강소랑 박사는 “서울시가 다양한 지원 정책을 펼치고는 있지만, 정책대상자 모두가 만족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좀 더 촘촘한 정책수립 지원을 위해 연구자로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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