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반격] ‘종갓집 며느리 ‘인생2막’ 펴다’...전업주부 시니어모델 ‘최영숙’
[노년반격] ‘종갓집 며느리 ‘인생2막’ 펴다’...전업주부 시니어모델 ‘최영숙’
  • 서성혁 기자
  • 승인 2021.06.14 1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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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갓집 며느리 ‘인생2막’ 펴다'

[전업주부 시니어모델 ‘최영숙’]
(인터뷰 중인 최영숙 시니어모델. 촬영=서성혁 기자)
(인터뷰 중인 최영숙 시니어모델. 촬영=서성혁 기자)

 

[이모작뉴스 서성혁 기자] “시니어모델 수업을 듣기 전날이면, 자정이 될 때까지 집안일을 모두 끝내요.”

전업주부이면서 종갓집 며느리로 평생을 살아온 ‘최영숙’은 올해로 환갑이 넘었다. 그녀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전업주부로서 자신의 삶을 제대로 즐긴 듯 보였다. 평생 집안일만 하며 살아온 그녀는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이 있어 집안일을 늦은 밤 새벽까지 모두 끝내고 그다음 날 아침에 하고 싶은 걸 했다. 바쁜 전업주부의 일상 속 인생2막을 어떻게 즐겼을지, 그의 쉴 틈 없는 삶을 들여다봤다.

 자기소개를 한다면?

 전업주부 37년차인 자칭 현모양처 최영숙이라고 합니다. (웃음)

어렸을 적, 직장생활을 하다가 지금의 남편과 눈이 맞아 이른 나이에 결혼했다. 그렇게 젊은 시절을 종갓집에서 맏며느리로 살았다. 종갓집 식구들을 20년 내조하다 보니 아들은 어느새 중학생이 되어 있었다. 조금 여유가 생기니 나의 삶도 누리고 싶었다.

 나의 삶을 누린다?

 사람마다 자신의 삶을 ‘꾸민다’고도 한다. 우리는 한평생을 앞만 보고 달려오지 않았는가. 나도 그렇게 살다 보니, ‘내 인생은 무엇인가’ 하는 생각에 잠겼다. 그때부터 내가 하고 싶었던 취미생활을 즐기며 내 삶을 꾸미고 싶었다.

 전업주부로서 모델을 하게 된 계기?

 미스코리아 강원 선발대회의 ‘미스강원’이 되는 것이 어렸을 적 꿈이었다. 그러다가 대학에 들어가고 졸업하고 취업하고, 결혼생활을 시작했다. 남들처럼 바쁜 길을 가다 보니 내 꿈은 잊혀 갔었다.

아들이 태어나고 중학생이 되기 전까지는 돌봐야 하느라 내 시간이 없었다. 거기에 집안일까지 하려니 내 꿈을 이룰 여건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아들이 중학교에 입하해 학원에 다니니 시간 여유가 생겼다. 이때부터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즐기기 시작했다.

(그녀는 꿈을 이루기 위해 시니어모델 패션쇼에 참석했다. 사진=최영순 제공)
(그녀(왼쪽에서 다섯 번째)는 꿈을 이루기 위해 시니어모델 패션쇼에 참석했다. 사진=최영순 제공)

하고 싶은 걸 하고자 미리 늦은 밤까지 다음날 아침준비, 아들 학교 갈 준비 등 모든 집안일을 끝냈다. 내 할 일을 미리 끝내니 시간 여유가 더 생겨 꽃꽂이, 골프 등을 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어렸을 적 못다 이룬 꿈인 ‘미스강원’을 이루고자 파파나나의 시니어모델 과정 수업을 듣고 있다.

 파파나나(시니어모델 과정)는 어떻게 알게 됐나?

 요즘엔 정보가 인터넷에 다 있지 않은가? 시간이 걸리더라도 웹서핑을 꾸준히 했다. 그리고 tv 광고도 자주 시청했다. 그러다가 인터넷으로 파파나나 시니어 모델과정 하영진 교수를 알게 되었다. 이 교수가 좋아 4년째 여기서 모델 수업을 듣고 있다.

(하영진 시니어모델 교수와 최영숙은 4년째 함께하고 있다. 촬영=서성혁 기자)
(하영진 시니어모델 교수와 최영숙은 4년째 함께하고 있다. 촬영=서성혁 기자)

이곳을 선택한 것은, 다른 데보다 부담은 적은데 실리가 있었다는 점이다. 다른 데처럼 ‘프로 모델’을 위한 스파르타식 교육과정이 아니고, 시니어모델을 위한 수준과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가르쳐 부담이 덜했다. 부담이 적다고 실리가 없는 게 아니다. 시니어모델로서 실질적으로 도움도 됐다. 배울 때 이득이 있는 만큼 스트레스가 따라오는데 여긴 그런 것이 없었다.

 어떤 도움을 받았는가?

 첫째로, 내가 꿈꿨던 ‘미스강원’에 계속 발걸음을 옮겨 준다. 하영진 교수는 “선생님은 어깨가 예쁘게 좁으셔서 한복에 정말 어울릴 듯한데, 이번에 한복모델 대회에 나가보시겠어요?”라고 내게 물었었다. 그래서 시니어모델 학생으로서 ‘사랑해요 대한민국 한복모델 선발대회’에 지원했는데, 입상했다. 이외에도 중소기업벤처협회나 댄싱퀸드레스의 모델을 하기도 했다. 교수가 시니어모델 학생 각자의 아이덴티티를 파악해 모델로서의 꿈을 돕는다.

(국가대표 한복대회 사랑해요대한민국에 참여한 최영숙. 사진=최영숙 제공)
(국가대표 한복대회 사랑해요대한민국에 참여한 최영숙. 사진=최영숙 제공)

둘째로, 성실한 삶을 살게 해준다. 모델수업을 듣기 위해 일찍 일어나야 하고, 또 전날에 미리 집안일을 끝내야 하는데, 이런 삶을 살도록 만들어 줬다. 자체적으로 유명 시니어모델이 되고자 부가적으로 헬스와 요가 수업을 다니며 꾸준히 몸매를 유지한다.

셋째로, 내 인생을 멋지게 살 수 있게 해준다. 예전 일화로 16개월 된 손주를 데리고 쇼핑을 했는데 직원이 “늦둥이 낳으셨네요”라고 했었다. 빈말일 수 있겠지만, 나를 처음 볼 때 50대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나는 환갑을 넘었는데도 말이다. 꾸준한 자기관리도 병행했지만, 모델로서 워킹과 패션 감각을 익힐 수 있었다.

(환갑이 넘은 '최영숙'은 여전히 젊다. 사진=최영숙 제공)
(환갑이 넘은 '최영숙'은 여전히 젊다. 사진=최영숙 제공)

 앞으로의 꿈과 계획이 있다면?

 이미 나는 모델로서 프라이드가 생겼고, SNS 내에서는 시니어모델로 사람들이 꽤 알아준다. 나는 ‘전업주부 시니어모델’로서 더 유명해져 나를 알리고 싶다.
앞서 말한 ‘미스강원’은 이제 힘들지만, 학생이 아닌 시니어모델을 지도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신중년과 소통하며 활발하게 활동하는 ‘시니어모델을 가르치는 시니어 교수’라는 새로운 직종을 내가 만들어 전파하고 싶다.

신중년이라면 은퇴 이후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덥썩 아무 데나 발을 들이곤 한다. 시니어모델을 하며 본 것은, 일부 신중년이 ‘남들이 다 하니 자신도 할 수 있다’라고 생각하고 바로 시작한다는 것이다. 이런 사람 대부분이 실패와 포기를 경험했다.

나 같은 경우는 모델 학생이 되기 위해 철저히 준비했다. 또한, 진정한 시니어모델이 되기 위해, 꾸준히 몸매관리와 자기홍보를 하고, 커리어를 쌓아야 한다. 더 나아가 철저한 준비가 인생2막을 도울 것이다. 한 가지를 시작하기 위해 어느 정도 준비해서 들어왔으면 좋겠다. 내가 기회를 잡으려고 하듯이 말이다.

(최영숙은 전업주부도 모델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촬영=서성혁 기자)
(최영숙은 전업주부도 모델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촬영=서성혁 기자)

꾸준히 자기관리를 해온 사람은 티가 날 수밖에 없다. 모델과 그를 꿈꾸는 사람들을 봤을 때, 단순한 워킹연습만 하지 않았다. 옷매무새를 정돈하는 습관부터 구두를 고르는 신중함 그리고 모델들이 기본적으로 이야기하는 자기관리까지 온갖 노력이 들어갔다. 노년을 준비하며 자신이 아직 늦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고, 여전히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는 시니어가 인생2막의 꽃봉오리를 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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