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주거포럼①] 시니어 주거공동체 의미...해외사례 중심으로

서성혁 기자
  • 입력 2021.06.17 14:11
  • 수정 2021.07.07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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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대학교 사회복지학부 '박화옥' 교수. 사진=굿네이버스 미래재단 제공)
(강남대학교 사회복지학부 '박화옥' 교수. 사진=굿네이버스 미래재단 제공)

[이모작뉴스 서성혁 기자] 2025년에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이 20%로 되며 초고령사회로 진입한다. 지난해부터 베이비붐 세대(1955~1974년)가 고령인구로 접어들어, 20년 후 1500만 명이 넘을 것으로 통계청은 예측한다. 신중년‧액티브시니어‧스마트시니어 등으로 불리는 베이비붐 세대들은 은퇴 후 삶에 대한 준비와 행동방식에 변화를 보인다. 전문가들은 노인정책의 변화와 전환의 필요성을 정부와 함께 고민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시니어 주거포럼’을 열었다.

굿네이버스 미래재단은 ‘고령화 시대 미래형 시니어 주거와 삶을 논하다’를 주제로 포럼을 진행했다.

(우리나라의 고령화 추이. 사진=굿네이버스 미래재단 제공)
(우리나라의 고령화 추이. 사진=굿네이버스 미래재단 제공)

시니어 주거포럼의 연재 순서는
① 시니어주거공동체의 개념과 해외 사례
② 노후(老後) 주거에 관한 분석
③ 한국형 시니어주거공동체 조성 방안
④ 고령화 시대 미래형 시니어주거와 삶을 논하다 : 토론

시니어주거공동체의 개념 및 해외사례...박화옥 교수(강남대학교 사회복지학부)

‘시설화’ 된 한국 노인주거공간

(안동시 공공실버주택 '강변늘푸른타운'. 사진=안동시 제공)
(안동시 공공실버주택 '강변늘푸른타운'. 사진=안동시 제공)

정부는 노인을 취약계층으로만 분류해, 고령화 시대에도 기존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가령, 현재 운영 중인 ‘노인복지주택’은 본래 시니어의 여가‧문화‧복지‧의료를 위한 공간이었다. 이후 최근 ‘노인복지주택’ 형태는, 의료‧복지의 기능이 강조되고, 여가‧문화의 기능이 줄었다. 결국, 노인복지주택에 거주하는 노인들은 커뮤티니 공간에서의 문화생활‧소통을 즐기지 못해 심리‧사회적으로 고립감을 느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시니어 주거공동체’가 필요하다

은퇴 후 시니어의 사회참여를 독려하고, 지역사회와 교류를 촉진하는 ‘시니어 주거공동체’가 필요하다. 시니어주거공동체란 단순하게 노인만을 위한 주거공간이 아닌, 그들이 원하는 다양한 욕구‧기능과 생활편의, 소프트웨어 등을 제공하도록 갖춰진 시설이다.

지역에 함께 거주하는 공동체가 있으면, 공동의 생활에 참여해 유대감‧소속감을 가질 수 있다. 또한, 결속력을 가진 공동체는 고립된 주거환경을 극복하고 지역사회와 함께 노년에 자존감‧소속감 등을 얻을 수 있다.

신중년 노후, “도시근교 거주 희망” 56%로 선호도 가장 높아

신중년 세대는 은퇴 후 도시 근교지역과 도심에 해당하는 서울과 수도권 거주를 희망한다.

또한, 신중년이 선호하는 주택형태로 단독주택(34.9%), 아파트(26.2%), 전원형 주택(22.1%) 순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 응답자의 절반(49.7%)은 현재 거주지 유형이 아파트이다. 은퇴 후 아파트가 아닌 다른 주택유형도 거주해보기를 원한다. 특히, 공동주택 내의 입주자가 사생활을 누리며, 공용 공간에서는 함께 생활하는 ‘협동 주거형태(코하우징: Co-housing)’의 선호도가 높아졌다. 이는 새롭고 다양한 주거에 관한 시니어의 관심이 커졌다는 뜻이다. 협동 주거형태(코하우징)는 권리‧의무를 서로 합의해 균형을 이뤄 수행해야 한다.

주거선택의 요인으로는, 생활편의시설의 근접성, 주변 자연환경, 의료시설 순이다. 또한, 약 80% 이상의 응답자가 다세대가 함께 모여 살며, 교류하는 형태의 주거단지를 선호한다고 나타났다.

지역사회연계‧세대통합 “시니어 주거의 장” 필요

(청년매니저가 배치된 합천 실버카페처럼 '시니어 주거의 장'도 지연연계와 세대통합이 필요하다. 사진=경상남도 제공)
(청년매니저가 배치된 합천 실버카페처럼 '시니어 주거의 장'도 지역연계와 세대통합이 필요하다. 사진=경상남도 제공)

신중년의 경제적 활동은 기존 노인과 다른 양상을 보인다. 고령에 접어든 베이비붐 세대 신중년은 경제적 여유가 있어 다양한 욕구와 복지서비스에 관해 질적 향상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은퇴 후에도 자기계발‧자원봉사‧사회공헌활동의 욕구가 있다. 따라서, 시니어가 다양한 여가‧문화 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주거공간을 확장해야 한다. 베이비붐 세대 신중년은 의료‧복지의 기능 이외에도, 지역사회 연계와 세대통합의 기능이 강화된 주거의 장을 바라고 있다.

일본, 내 집에서 나이들기(AiP: Aging in Place) 패러다임

(카나가와현(神奈川県), 도미 사가미하라(相模原) 노인주택. 사진=굿네이버스 미래재단 제공)
(카나가와현(神奈川県), 도미 사가미하라(相模原) 노인주택. 사진=굿네이버스 미래재단 제공)

이미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일본은 2009년 개호보수법(노인요양보호서비스 보험) 개정으로 노인 관련 복지‧주거 정책이 발달했다. 이 법은 생애주기에 따라 자신이 주택을 직접 선별할 수 있도록 거주 형태를 다양하게 개발하고, 복지서비스를 연계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2011년에는 ‘고령자거주안정확보에 따른 법령’이 개정돼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령자주택이 확대됐다. 노인이 시설에 격리되지 않고 살던 집이나 지역사회에서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내 집에서 나이들기(AiP) 패러다임’을 받아들여 반영하고 있다.

일본 카나가와현(神奈川県)의 도미 사가미하라라는 유료노인주택 시설이 그 예시이다. 이 건물은 지하 2층, 지상 13층으로 이뤄져, 58세대의 60세 이상 고령자가 거주한다. 이곳은 자립할 수 있는 시니어부터 요양이 필요한 노인까지 입주할 수 있다. 본인이 원하는 요구에 따라 서비스로 선택할 수 있는 특성이 있다. 또한, 같은 단지 내에 상업시설, 데이터 서비스 센터와 보육원이 함께 배치돼 주민 간의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진다.

미국, 자연 은퇴 공동체(NORC: Naturally occurring retirement community) 모델

(미국 포틀랜드 PDX commons. 사진=굿네이버스 미래재단 제공)
(미국 포틀랜드 PDX commons. 사진=굿네이버스 미래재단 제공)

미국은 ‘내 집에서 나이들기’ 개념을 넘어, 커뮤니티 중심으로 노인주거시설을 바라보고 있다. 노인주거환경이 지역사회에서 적극적인 참여와 생산활동을 하는 공간의 개념이다. 의료기술의 발달로 건강한 노인이 증가함에 따라 생산적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특히, 지속적 노인 보호체계인 ‘자연 은퇴 공동체(NORC) 모델’이 있다. 인위적으로 노인주택을 만들어 선별‧입주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 아닌, 오랜 시간에 걸쳐 자연스레 고령자 비율이 높아진 지역에 생활지원과 케어서비스를 제공해, 그곳에서 더 오래 살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미국 포틀랜드의 PDX Commons는 시니어 협동 주거형태이다. 이곳은 만 55세 이상 액티브시니어가 가족‧동거인과 함께 입주할 수 있다. 이 공간의 특이한 점은 전체 입주민 20%가 나이 제한 없이 입주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시니어만의 주거공간이 아닌 다세대가 자연스럽게 가까이서 지낼 수 있다.

입주민이 되면, 최소 한 달에 한 번은 공동체와 저녁식사를 함께 해야 하는 게 특이한 필수 요건이다. 따라서 이 룰이 입주민 간 상호친밀성을 토대로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공간을 만들어 냈다.

본편에서는 시니어 주거의 장이 왜 필요한가를 해외사례와 함께 봤다. 다음 2편은 노후(老後) 주거에 관한 분석이다. 한국형 시니어주거공동체 모형과 조성 방향을 통계자료로 이해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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