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 투어] 어르신 향수 자극, 아이 놀거리 풍성...오감만족 ‘우리소리박물관’
[컬처 투어] 어르신 향수 자극, 아이 놀거리 풍성...오감만족 ‘우리소리박물관’
  • 서성혁 기자
  • 승인 2021.06.28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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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우리소리박물관 전경. 촬영=서성혁 기자)
(서울 우리소리박물관 전경. 촬영=서성혁 기자)

 

[이모작뉴스 서성혁 기자] 조상들이 농사짓거나, 아이를 돌볼 때 등 일상생활에서 부르던 그 옛날의 ‘우리소리’를 들으며 다양하게 체험을 즐길 수 있는 곳이 있다.
근대화가 이뤄지기 전, 농어업과 집안일을 하던 전통 서민의 삶 속엔 언제나 향토민요가 곁에 있었다. 통속민요는 국악 전문가들이 계승해 무형문화재로서 보전‧전승이 잘 되지만, 옛 서민 사이에서 불리던 향토민요는 일이나 의례 때 부른 구전민요이기에 자연스레 사라지기 마련이었다.
사라질 위기에 처한 향토민요를 보전‧전승하고자 1989년 MBC에서는 ‘한국민요대전’으로 문화사업을 8년간 진행했다. 당시 최상일 PD(現 우리소리박물관 관장, 이하 최 관장)는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라는 프로그램으로 소멸위기에 있는 ‘우리소리’를 찾아 전국 각지를 돌며 기록했다. 이후 ‘향토민요’의 기록을 모아 박물관에 보전‧전시하고 있다.
최 관장은 “우리소리박물관(이하 박물관)’은 계보가 뚜렷하지 않은 옛 우리 조상들의 애환과 감정이 담긴 노래인 ‘우리소리’를 들으며 보고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라고 설명했다. 기자는 체험‧전시형태로 이루어진 박물관에 다녀왔다.

(서울 우리소리박물관 최상일 관장. 촬영=권오승 기자)
(서울 우리소리박물관 최상일 관장. 촬영=권오승 기자)

박물관은 1층~지하 한옥 구조로 돼 있다. 1층은 ‘음원감상실’과 ‘기획전시실’이 있다.

‘음원감상실’은 수려한 풍광이 비추는 누마루로 돼 있다. 이곳은 MBC 라디오 ‘우리소리를 찾아서’가 찾아냈던 우리나라 전국 8도의 향토민요를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휴게공간이다. 이밖에도 민요나 전래놀이 등이 책으로 돼 있어 읽어볼 수 있다.

(음원감상실에 비추는 풍광이 퍽 수려하다. 촬영=서성혁 기자)
(음원감상실에 비추는 풍광이 퍽 수려하다. 촬영=서성혁 기자)

반대편으로 가면 특별전시공간이 있다. 이 공간에서는 기증받은 소리로 다양한 기획전시를 연다. 현재는 제주 향토민요를 들을 수 있는 ‘너영나영’과 전국 각지의 소리를 담은 ‘이 땅의 소리꾼’이 기획전시로 돼 있다.

(제주 향토민요 '너영나영' 외 기획전시. 촬영=서성혁 기자)
(제주 향토민요 '너영나영' 외 기획전시. 촬영=서성혁 기자)

‘너영나영’이란 ‘너하고 나하고, 함께 어울린다’는 의미로, 제주도의 향토민요이다. 제주 토박이이자 굿문화‧민요문화를 연구한 주영배 교수는 박물관에 ‘너영나영’과 ‘오돌또기’, ‘해녀노젓는소리’ 등 다양한 제주민요를 기증했다. 바다가 험하고 바람이 센 고된 환경에서 살았던, 제주도민이 가진 삶의 애환을 ‘우리소리’로써 들을 수 있다.

(기획전시 '이땅의소리꾼'. 촬영=서성혁 기자)
(기획전시 '이땅의소리꾼'. 촬영=서성혁 기자)

‘이 땅의 소리꾼’은 박물관 외부에 있는 기획전시실에서 열렸다. ‘이 땅의 소리꾼’의 기획전시에는 향토민요를 그나마 많이 불렀고, 지역성과 예술성을 내포한 6인을 선발했다. ‘이 땅의 소리꾼’ 전시는 상설전시에서 다 선보이지 못한 ‘서민 소리꾼’이 살아온 생애와 ‘우리소리’를 감상할 수 있다.

지하 1층에는 ‘체험형 전시’를 즐길 수 있는 ‘상설전시실’이 있다.

(논매는소리와 함께 스크린으로 영상이 나온다. 촬영=서성혁 기자)
(논매는소리와 함께 스크린으로 영상이 나온다. 촬영=서성혁 기자)

경기 양평에서 농사하며 불렀던 ‘논매는 소리’ 등 옛날 우리 조상들이 일하며 부르던 ‘우리소리’가 스크린이 입구에 있다. 상설전시실로 들어가면 네 개의 주제를 갖고 옛 조상들의 생활 속에서 불리던 ‘우리소리’를 들으며, 그와 관련해 다양한 체험도 즐길 수 있다.

첫 번째 주제는 ‘일과 우리소리’이다. 일하며 부르던 민요(노동요)를 들을 수 있는 공간이다. 농사지을 때 박자에 맞춰 노래를 부르면, 활기찬 분위기 속 일의 능률을 높이면서도 지루함을 달랠 수 있었다. 노래 가사로는 일꾼들을 격려하거나, 일에 대한 자신의 솔직한 심정 등을 담아내 부른다.

(집에서 일할 때 부르던 노래를 들을 수 있다. 촬영=서성혁 기자)
(집에서 일할 때 부르던 노래를 들을 수 있다. 촬영=서성혁 기자)

처음에는 ‘집에서 일할 때 부르던 노래’를 들을 수 있다. ‘맷돌질소리’, ‘아이어르는소리’, ‘자장가’, ‘줌치노래’ 등을 전시공간에서 눈과 귀로 감상할 수 있다.

둘째로, ‘농사 1년의 과정을 담은 노래’이다. 화면에는 빔으로 짧은 영상이 나오며 이를 터치하면 노래가 나온다. ‘논삶는소리’, ‘모심는소리’, ‘논매는소리’, ‘벼베는소리’ 등 논밭에서 불렀던 우리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일과 우리소리의 마지막으로 ‘강과 바다에 관련한 우리소리’이다. 삼면이 바다로 돼 있는 우리나라엔 어업 관련 노래가 많을 수밖에 없었다. 서해 전역에서는 조기잡으며 부르던 노래가 있었다. 동해에서는 명태가 많이 났다. 특히 함경도에서는 ‘닻감는소리’, ‘고기푸는소리’, ‘명태거는소리’ 등 명태잡이의 과정을 그려낸 노래가 다양했다. 남해에서는 멸치가 가장 많이 잡혀 현재까지도 ‘멸치잡이소리’가 전승되고 있다.

(한강에서 불리던 노래를 영상과 함께 즐겼다. 촬영=서성혁 기자)
(한강에서 불리던 노래를 영상과 함께 즐겼다. 촬영=서성혁 기자)

또한, 우리나라 수해 지역에서 바다를 가르며 불렀던 조상들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시선뱃노래’는 이전부터 유통의 중심지였던 한강에서 부른 노래이다. 강화도에서 마포나루까지 땔감‧조기‧소금‧해산물 등을 나르며 단순하게 ‘어이야- 어이야-’ 호흡을 맞추며 부르던 노래도 영상과 함께 들을 수 있다.

두 번째 주제로는 ‘놀이와 우리소리’이다. 어렸을 적 ‘술래잡기’나 ‘얼음땡’ 놀이 때, 노래를 부르며 놀았듯이, 민속놀이‧잔치판 등 옛날 조상들 놀이에도 언제나 노래가 함께 했다. 옛날 정초에 액운을 물리치고 집안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할 때나, 추석날 밤에 풍요를, 그리고 잔칫날에는 흥을 돋울 때 집단으로 노래를 불렀다. 여기서는 세시민요인 ‘강강술래’, ‘줄다리기노래’, 잔치판 노래인 ‘경기 나나니타령’, ‘호남 둥당애타령’, 전래동요인 ‘다리세기노래’, ‘널뛰는소리’ 등을 들을 수 있다.

(아날로그 감성 LP판에 찍힌 아리랑. 촬영=서성혁 기자)
(아날로그 감성 LP판에 찍힌 아리랑. 촬영=서성혁 기자)

이곳에서는 향토민요 ‘아리랑’ 역사도 함께 볼 수 있다. 또한, 향토민요였던 노들강변, 진도아리랑 등이 아날로그 감성의 LP판에 찍혀 전국적으로 퍼져나가 통속민요 유행가가 되는 과정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노래 속 가사를 듣고 엽서로 만들거나, 장단에 맞춰 실제로 장구를 쳐보는 게임도 하며 ‘우리소리’와 체험활동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세 번째 주제로는 ‘의례와 위로의 우리소리’이다. 고단하거나 지칠 때 삶을 위로하기 위해 노래를 부르듯 옛 조상들도 그랬다. 의례를 치르는 과정에서 영혼을 달래고 남은 가족을 위로하고자 노래를 불렀다. 노래를 부르면서 숨어있는 아픈 응어리를 드러내며 다시 살아갈 용기와 희망을 얻게 된다. 이곳의 노래엔 장례 때 부르는 ‘다시래기’, ‘상여소리’, ‘곡소리’, 아픔을 달래는 노래인 ‘신세타령’, ‘시집살이노래’, 이야기를 담은 ‘댕기노래’, ‘진주낭군’ 등이 있다.

(신기하게도 벽면에서 영상이 나와 의례 행차 모습을 볼 수 있다. 촬영=서성혁 기자)
(신기하게도 벽면에서 영상이 나와 의례 행차 모습을 볼 수 있다. 촬영=서성혁 기자)

옛날에는 의례를 집단으로 모여서 치렀는데, 이를 ‘우리소리’와 함께 행차의 과정을 영상로 볼 수 있다. 또한, ‘우리소리’에 관련한 문제를 모두 맞히면 우리 눈에 착시를 일으키는 ‘조이트로프’도 움직이며 감상할 수 있다.

(제시된 문제를 맞히면 나오는 조이트로프. 촬영=서성혁 기자)
(제시된 문제를 맞히면 나오는 조이트로프. 촬영=서성혁 기자)

마지막 코너에는 ‘우리소리의 계승’이다. 이곳에서는 재편곡한 우리소리를 감상할 수 있다. 우리소리는 무형문화재라 점차 사라지는데, 이를 보전해 새로운 작품이 탄생하도록 계승해야 한다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다.

지하 2층에는 영상감상실이 있다. 이곳은 ‘밭가는소리’, ‘바닷소리’ 등이 있는데, 앉아서 우리나라의 사계절에 관련한 민요를 들어볼 수 있다. 또, SP, LP, 카세트테이프, CD 등에 담긴 ‘우리소리’를 들을 수 있다.

(서울 우리소리박물관 최상일 관장은 '향토민요'를 모아 전국 각지를 7년 넘게 다녔다. 촬영=권오승 기자)
(서울 우리소리박물관 최상일 관장은 '향토민요'를 모아 전국 각지를 7년 넘게 다녔다. 촬영=권오승 기자)

‘우리소리’를 찾고자 7년간 전국 각지를 돌아다닌 최 관장은 마지막으로 “이름을 남기기가 힘든 향토민요의 주인공들을 ‘이땅의소리꾼’ 전시 등과 함께 어떤 노래에도 지지 않는 ‘우리소리’를 즐겨보길 바란다”며 “어르신을 모시고 온다면 분명 아는 노래가 있어서 향수를 자극할 수 있으니, 민속촌에 드나들 듯 박물관에 방문해보길 권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소리’는 해당 박물관 홈페이지에서도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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