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10대 그룹 총수 ESG 경영선언...기후 대응 노력은 낙제 수준

전부길 기자
  • 입력 2021.07.09 15:21
  • 수정 2021.07.29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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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의 호언뿐인 기후대응
2048년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
애플, 구글 등 53곳 이미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10그룹 기후대응 성적표 수여 장면을 연출. 사진=그린피스 제공)

[이모작뉴스 전부길 기자] 지난해 정부는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발표하고, 정부와 경영계가 입을 모아 올해를 ‘ESG 경영' 원년으로 삼겠다고 공언하면서 호기롭게 출발했다.

국내 10대 그룹 대부분은 총수들이 직접 나서서 탄소중립이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내세우며 기후위기 대응 의지를 강조했다. 그러나 이들 주요 그룹사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은 해외 글로벌 기업들에 비해 낙제 수준의 성적표를 받았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8일 국내 10대 그룹과 이들 그룹 총수의 ‘기후위기 대응 리더십 성적표'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국내 기업의 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촉구하는 ‘RE에너자이즈' 캠페인의 시작을 알렸다.

그린피스는 국내 10대 그룹 상위 100개사가 1년 동안 사용하는 전력량이 우리나라 전체 2000만 가구가 사용하는 전력량 대비 1.2배 많고, 전력 소비 과정에서 상당한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국내 10대 그룹사가 기후위기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사용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할 것을 촉구했다.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안이다. 그러므로 재생에너지 현황 및 목표 수준을 각 그룹의 기후위기 대응 정도를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이다.

10대 그룹이 배출하는 온실가스 규모에 더해 이들 그룹사가 국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영향력을 감안할 때, 주요 그룹사 차원에서부터 사용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해 나가야 한다.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기후대응 F 성적표 수여 장면을 연출. 사진=그린피스 제공)

각 그룹 총수들은 앞 다투어 저탄소, 탄소제로 시대를 선언했지만 총수의 대외적인 메시지와는 다르게 대부분의 그룹에서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내부 이행계획이나 목표 등이 미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외 글로발 기업들은 2050년까지 자사들이 필요로 하는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겠다는 자발적 캠페인 RE100에 가입한 곳은 2021년 6월 기준 317곳이며, 이들 기업의 재생에너지 100% 달성 목표 연도는 평균 2028년이다.

이미 애플, 구글 등을 포함해 사용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하는 곳도 53곳에 달한다. 현재 국내 기업 중 글로벌 RE100 이니셔티브에 가입한 기업은 총 8개사에 그친다.

재생에너지 100% 달성을 위한 목표 연도 관련, 구체적인 연도를 특정한 25개사 중 21개사에서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를 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물산(2030), 삼성SDS(2045), 엘지이노텍(2030), 농협은행(2040) 등 4개사에서 2050년보다 앞선 연도를 재생에너지 100% 달성 목표로 제시하였다. 이는 주요 글로벌 기업의 재생에너지 100% 사용 목표 연도 대비 20년 이상 뒤쳐진 수준이다.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10그룹 기후대응 성적표 수여 장면을 연출. 사진=그린피스 제공)

최하점인 F를 받은 현대차그룹의 경우, 2050년 재생에너지 100%를 목표로 RE100 가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전력 의존도가 높은 현대제철 등이 빠져있어 기후위기 대응에는 의지가 약해 보인다.

장다울 그린피스 정책전문위원은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자체 사용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조달하는 것을 넘어 협력사에도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하고 있고, 유럽연합에서는 탄소국경세 도입을 예고하고 관련 법안 초안 공개를 앞두고 있는 등 탄소 과배출 기업들이 더는 살아남기 어려운 글로벌 경제 질서가 형성되고 있다"며 “재생에너지 확대는 기업 생존 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의 성패를 좌우할 중요한 요소인 만큼 정부와 차기 대권주자들까지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전환을 위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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