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영양돌봄포럼⑤] ‘밥이 보약이다’...패널토론 “지속가능한 영양돌봄 과제”

김남기 기자
  • 입력 2021.07.14 12:57
  • 수정 2021.07.20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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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이 보약이다’라는 말이 있다.
비슷한 뜻으로 고사성어 ‘의식동원(醫食同原)’은
“의약과 음식물은 같은 근원을 가진다”라는 뜻이다.

먹거리가 곧 인간의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비결인데,
“독거어르신들은 혼자 드시게 되니
물에 말아 후루룩 그냥 드시거나
입맛이 없어 챙겨 먹지 않는다”고 한다.
바로 내 부모, 이웃의 이야기이다.

(제1회 고령자의 영양돌봄을 위한 심포지엄 패널토론. 사진=김남기 기자)<br>
(제1회 고령자의 영양돌봄을 위한 심포지엄 패널토론. 촬영=김남기 기자)

[이모작뉴스 김남기 기자] 제1회 고령자의 영양돌봄을 위한 심포지엄 다섯 번째 순서로 지속가능한 돌봄 전환을 위한 고령자 영양 돌봄의 전략과 과제에 대해 논의했다. 송위진 선임연구위원(과기정책연)이 좌장을 맡아 진행된 패널토론에는 김준동 디지털포용정책팀장(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강수진 관장(안산양지지역자활센터), 이승언 돌봄사업부서장(한살림서울), 박유경 교수(경희대 의학영양학과)이 참여했다.

패널토론 “지속가능한 돌봄 전환을 위한 고령자 영양 돌봄의 전략과 과제”

패널 : 김준동 디지털포용정책팀장(과학기술정보통신부)
ICT 전환시대 지속적인 R&D와 실증에 대한 투자 필요

김준동 디지털포용정책팀장(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부(과기정통부, 복지부 등)는 몇 년 전부터 ICT를 활용한 고령자 돌봄 및 모니터링 서비스를 시범 실증했다. 2020년부터는 대규모 추경을 편성해 지자체 확산을 위해 노력 중이다.

하지만 ’식생활‘과 ’영양관리‘에 대한 본격적인 지원은 아직 미흡한 상황이다. 현재 정부가 보급 중인 서비스는 주로 고령자의 건강위험이나 낙상 사고 등 기본적인 ’안전‘에 대한 것으로, IoT 센서를 활용한 화재, 안전 모니터링, 활동감지를 통한 고독사, 낙상감지 등이 있다.

네 번째 발제 ‘커뮤니티케어 식사서비스 R&D과제 성과 발표’와 관련해, 과기정통부에서도 ICT를 영양관리에 접목한 서비스를 일부 실증사업을 통해 기술적 타당성이나 효과성을 확인했다.

실증사업 추진 경험을 비추어 볼 때, 일본의 ICT를 영양관리 사례는 단순히 수요자와 공급자를 연계해주거나 식사 이력 관리를 하는 소극적인 형태이다.

보다 근본적인 대책은 어르신들의 건강상태, 질병이력, 생활환경 같은 다양한 개인 데이터를 종합 분석해, 적합한 영양 처방을 내리는 진화한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독일사례처럼 영양관리를 표준화·제도화하려면, 다양한 개인 특성을 고려한 영양관리 성공사례와 빅데이터 자료가 필요하다. 정부는 사업의 실효성을 얻기 위해 지속적인 R&D와 실증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강수진 관장(안산양지지역자활센터)
안산시 커뮤니티케어 맞춤형 영양서비스 사업 진행현황과 제안

강수진 관장(안산양지지역자활센터)

안산양지지역자활센터의 커뮤니티케어 사업은 2019년 2개월 사업으로 시작해 주거, 의료, 돌봄요양, 일상생활 4가지 영역에서 12종류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맞춤형 영양서비스 사업 현장의 목소리를 살펴보면,

첫째, 대상자관리 시스템 필요. 맞춤형 영양서비스는 단순히 식사를 지원하는 것을 넘어서서 서비스 대상자의 식생활 관리, 건강관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만, 현장에서 느끼는 애로사항은 맞춤형 영양서비스를 전문적으로 제공하기 위한 대상자 관리 시스템의 부재이다. 현재는 영양사를 통해 서비스 대상자에 대한 기초정보를 바탕으로 식단을 구성하고 관리하는 정도이다. 대상자의 기초정보 및 건강상의 변화 추이에 따른 맞춤형 영양서비스를 제공과 건강예방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대상자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

둘째, 영양서비스 수요에 비해 투자 미흡. 2020년 9월 지역사회통합돌봄 민관합동간담회 발표 자료에 의하면 서비스제공 현황 중에서 수요가 많은 사업으로 ‘맞춤형 영양서비스 사업이 36.5%’로 가장 높았다. 주건환경개선사업이 19.4%, 안부 및 정서지원이 15.7%였다.

영양서비스 수요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노인들이 일상적으로 식사를 챙기는 것이 쉽지 않고, 영양을 골고루 섭취할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현재 맞춤형 영양서비스는 다른 사업에 비해 투자 비중이 낮아 작년에 이어 올해도 커뮤니티케어 핵심사업에 들어가 있지 않았다.

셋째, 영양서비스 제품의 개발. 현재 서비스 대상자에게 제공하는 일반식, 밑반찬 등 모든 음식을 직접 조리해 배송하는 시스템으로 운영한다. 대상자의 건강상태에 맞춰 식단을 구성하는 것은 지역사회 현장에서 지원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또한 주말에 서비스를 제공해야하는 노동환경의 한계도 있다. 시범적으로 상반기에는 토요일 서비스 제공 시 일요일분을 포함해서 배송하고 있다.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영양서비스 제품의 개발이 절실하다.

맞춤형 영양서비스는 단순히 먹는 것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돌봄의 큰 틀에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이승언 돌봄사업부서장(한살림서울)
돌봄에서 가장 기본은 먹거리

이승언 돌봄사업부서장(한살림서울)

한살림서울은 2017년부터 재가장기요양사업을 진행하며 돌봄이 필요한 많은 어르신들을 지원했다. 고령자들의 영양돌봄에서 가장 큰 전제가 되는 것은 어르신들의 상황이 매우 다르다는 것이다. 노화와 건강, 영양은 서로서로 연결된 관계이다. 노화로 인한 변화와 함께 개인적인 상황에서 겪게 되는 먹을거리 소외도 생겨난다.

현장에서의 돌봄의 경험을 담은 고령자 영양돌봄을 살펴보면,

첫째, 어르신들의 상황에 맞는 먹거리를 구하기가 어렵다. 어르신들의 치아 상태에 따라 식사가 달라야 한다. 외부에서 반찬을 사서 드시거나 복지관 등에서 지원을 받는 경우, 어르신의 상황에 맞게 조리된 것이 아니어서 씹어서 삼키기가 어려워 버리기도 한다. 요양보호사가 조리를 할 때도 사전에 어르신 건강상황 파악이 필요하며, 일상에서도 저염식, 연화식, 질환에 따른 식사 등 상황에 맞게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식사를 챙겨 먹기 어려운 상황에 놓인 어르신들이 있다. 혼자 사시는 독거어르신,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은 요양보호사가 챙기는 하루 한 끼만 겨우 드시는 경우가 있다. 또한 식사를 챙겨 두어도 혼자 드시기가 어렵기도 하다. 밥을 먹는다는 것 자체가 건강을 챙기는 것이기도 하지만, 밥상에서 함께 밥을 먹는 정서적인 의미도 있다. 독거어르신들은 혼자 드시게 되니 물에 말아 후루룩 그냥 드시거나 입맛이 없어 챙겨 먹지 않기도 한다.

셋째, 어르신들의 영양 상태 등을 파악할 수 있는 기술·자원이 필요하다. 상담원이 기초 데이터로 파악할 수 있는 자료를 가지고 대면 상담을 한다면, 어르신의 상태를 확인하는데 더욱 효과가 있을 것이다. 더욱 깊은 상담이 필요하다면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이나 지역의 뜻있는 의원과 연계하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기술적인 부분과 전문적인 부분이 결합한다면 현장에서도 부담을 덜 수 있다. 지역사회를 살아가는 노인의 일상을 함께 책임지는 커뮤니티케어의 방향일 것이다.

넷째, 돌봄에서 가장 기본적인 것이 먹거리라는 것을 인식하고,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지역사회에서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 생존의 기본인 먹거리가 지켜진다면 지역사회에서 건강하게 활동할 수 있는 고령자가 많아질 것이고, 또한 의료비 등 사회적 비용도 줄어든다. 초고령사회를 앞두고 먹을거리로부터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고령자의 기본적인 식사와 영양을 돌볼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또한 지역사회에서 고립되지 않고 안심하며 살아갈 수 있는 돌봄망을 실현할 수 있는 상상력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다.

박유경 교수(경희대 의학영양학과)
고령자 커뮤니티케어와 식생활 관리의 나아갈 방향

박유경 교수(경희대 의학영양학과)

지역사회 커뮤니티케어는 초고령사회를 앞둔 시점에서 어르신들이 살던 곳에서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주거·의료·요양·돌봄 서비스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정책이다.

2018년과 2019년, 고령자의 식사서비스 모델과 관련된 사업을 수행해 본 결과, 1회성으로 집수리를 하는 주거지원이나, 방문 건강·의료 서비스에 비해 식사 배달 등의 식생활 지원 요구는 높다. 반면에 지속적·장기적인 서비스가 제공돼야 하기 때문에 지자체에서 쉽게 시도하지 못하고 있다.

제1발제 ‘왜 우리는 돌봄에서의 식생활 전환을 이야기하는가’에서 고령자 영양돌봄 시스템이 재가어르신의 배달 급식 서비스와 ICT 플랫폼을 이용한 영양관리서비스 제공 등, 성공적으로 진행된 것을 볼 수 있어 매우 고무적이다.

또한 ‘민들레의료사협회’와 ‘한살림재단’의 지역돌봄공동체 사례는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정부가 수용해야 할 것이다.

제2,3 발제는 독일, 일본사례를 통해 우리나라 식생활 관리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고령자의 개별적 욕구와 영양필요량을 충족할 수 있는 건강한 영양공급 시스템이 필요하다.

제4발제 커뮤니티케어 식사서비스 R&D 과제의 성과는 유료서비스로의 시장 진입에 대한 연착륙 방법에 고민이 필요하다. 영양적으로 잘 구성된 식사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상대적으로 높은 단가가 책정이 됨에 있어 어르신 급식산업 수행기관에 대한 수익보장이 필요하다.

고령자들이 도시락에 대해 일부 본인부담금 발생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인식개선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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