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작센터탐방] 신중년 인생2막 디딤돌...사회적협동조합 ‘일터와사람들’

서성혁 기자
  • 입력 2021.07.19 09:57
  • 수정 2021.07.26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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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작뉴스 서성혁 기자] “컴퓨터가게 사장에서 밸리댄스 강사로, 이후 사회복지사까지...”

김xx씨(58세)는 원래 컴퓨터판매업체 직원이었다. 누구나 그렇듯 그도 정년이 되고 퇴직했다. 인생2막을 위해 그는 새 직장을 찾기 시작했다. 그가 방문한 곳은 ‘일터와사람들’이었다. 김xx씨는 센터의 도움을 받아 지역아동센터에 취업했다.

그는 지역아동센터에서 재취업해 사무업무지원으로 시작했다. 평소 밸리댄스가 취미였던 그는 아이들에게 가르치며, 지역아동센터 내에서 밸리댄스 강사가 됐다. 인생2막이 시작된 것이다. 아이들에게 춤을 가르치던 그는 자신이 사회복지에 맞다고 생각했다.

이후 사회복지 관련 자격증까지 취득하며 현재 사회복지사로서 인생3막을 누리고 있다. 이모작뉴스는 신중년의 인생2막을 넘어 3막을 돕는 사회적협동조합 ‘일터와사람들’의 심효명 신중년사업 팀장을 만나 ‘신중년 재취업 관련 지원’에 관해 이야기를 들었다.

 일터와사람들이 궁금하다

 신중년·청년의 취업 지원과 저소득층의 자활자립 등을 돕는 사회적 협동조합이다.

(사회적협동조합 '일터와사람들' 신중년사업 팀장 '심효명'. 촬영=서성혁 기자)
(사회적협동조합 '일터와사람들' 신중년사업 팀장 '심효명'. 촬영=서성혁 기자)

2010년 인천희망리본사업을 시작해, 2014년까지 저소득층의 자활자립을 돕는 사업을 진행했는데, 여기서 발전해 고용노동부의 취업정보 패키지사업을 도맡았다. 이때 ‘일터와사람들’이 정식 설립됐다.

최근 우리나라는 퇴직 이후 신중년의 소득보장을 위한 재취업·구직이 요구되고, 전국적으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 ‘일터와사람들’ 역시 ▲시니어인턴십사업 ▲신중년 사회공헌활동 지원사업 ▲신중년 경력활용 일자리사업 등으로 신중년의 재취업·구직과 인생2막을 돕기 위해 대응하고 있다.

 시니어인턴십 사업?

 60대 이상의 고용을 증대하기 위해 기업에게 지원금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4대보험이 가입된 중소기업이나 비영리단체에서 만60세 이상 시니어를 고용할 경우, 급여의 일부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기업이 고용한 신중년과 지속근로계약을 체결할 경우, 인턴지원금·채용지원금·장기취업유지지원금까지 지급한다. 단, 한 사람 당 9개월 이상의 근로계약증빙자료를 제출해야 인건비 지원이 가능하다.

퇴직 연령이 빨라짐에 따라 50세, 60세를 ‘동일한 선상’에 놓고 면접을 볼 경우, 나이가 좀 더 어린 사람을 채용하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가 인건비 일부를 지원해 채용해달라고 요청하면, 기업 또한 예산절감의 효과가 있기에 60대 이상을 채용한다.

이 사업은 ‘일터와사람들’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기업은 예산절감을 누릴 수 있고, 채용된 60대 이상의 신중년은 최소 9개월 동안 소득이 보장된다.

(인턴지원금·채용지원금·장기취업유지지원금 관련 정보. 사진=일터와사람들 홈페이지 캡쳐)
(인턴지원금·채용지원금·장기취업유지지원금 관련 정보. 사진=일터와사람들 홈페이지 캡쳐)

 9개월만 하고 끝나는가?

 아니다. 9개월 근로계약체결이 최소조건이지만, 경력 있는 신중년을 고용하다 보니 기업은 대체적으로 12개월 혹은 정규직으로 전환한다. 만일 계약직으로 끝나는 경우가 있다면, 신중년의 경력은 더 쌓이게 돼, 동일·관련직종으로 취업을 연계할 수 있다.

 시니어인턴십 사업 참여에 필요한 신중년의 자격 요건은?

 신중년의 자격으로는 ‘의지’만 있다면 신청할 수 있다. 지역도 상관없다. ‘신청서 제출’과 ‘타기업재직여부’만 증명하면 참여가 가능하다.

 채용사례가 궁금하다

 참여자 A씨는 모 은행의 고객관리 부서였다. 금융권은 정년퇴직이 빠른데, A씨도 55세에 퇴직했다. 재취업을 하려 했지만, 아무래도 기존에 받던 연봉으로 지원하다 보니 면접제의가 오지 않았다.

‘일터와사람들’은 전직을 준비하라고 A씨에게 추천했다. 평소 시설전기관리를 공부했던 그였지만, 이마저도 받아주지 않아 사회에서 필요 없다는 느낌을 받으며 자존감이 점차 낮아졌었다.

마침 한 기업에서 자격요건 관계없으니 성실히 근무하는 사람을 요청했다. 그래서 60세 이상을 시니어인턴십 사업으로써 채용하면 기업에서 얻는 이점을 먼저 설명하고, 이전에 고객관리 부서였던 A씨를 채용할 경우 직원 간 갈등관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채용돼 근무할 환경이 마련됐고, 현재 정규직으로 근무하며 새로 오는 직원도 가르치고 있다고 한다.

 신중년 사회공헌사업?

 신중년 사회공헌사업은 퇴직 이후, 시니어가 자신의 재능을 기부하는 형태로 참여하는 사업이다.

(사회공헌관련사업은 다양한 곳에서 다방면으로 이루어진다. 위 사진은 나우 이한철 감독이 맡던 룰루랄라합창단 1기 '암 파인 땡큐'의 녹음현장이다. 사진=나우 제공)
(사회공헌관련사업은 다양한 곳에서 다방면으로 이루어진다. 위 사진은 나우 이한철 감독이 맡던 룰루랄라합창단 1기 '암 파인 땡큐'의 녹음현장이다. 사진=나우 제공)

본인의 경력·자격사항을 사회에 환원하는 형태라서 신중년을 선발하는 과정은 까다롭다. 먼저, 경력·자격을 증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후, 심의위원회에서 이 사람이 적합한지 판단하고 선발한 후, 활동기관을 모집해 기업-참여자를 연결한다.

봉사개념으로 접근하는 사회공헌사업은, 금액 상관없이 활발히 활동하고, 안 해본 업무도 하며 경력을 쌓는다. 이후, 활동실적증명서를 발급받는다. 즉, 사회공헌사업을 참여하면 ‘재취업을 위한 디딤돌’이 될 수 있다.

 신중년 경력활용 일자리사업?

 경력이 있는 신중년에게 재취업의 장을 열어주는 사업이다.

('일터와사람들'의 공간을 오피스가드닝코디네이터가 꾸며주니 참 예쁘다. 사진=일터와사람들 제공)
('일터와사람들'의 공간을 오피스가드닝코디네이터가 꾸며주니 참 예쁘다. 사진=일터와사람들 제공)

스마트공장코디네이터, 오피스가드닝코디네이터 두 가지 직종으로 사업을 진행했다.

스마트공장코디네이터 사업은 열악한 공장의 환경을 스마트시대에 맞춰 바꿔주는 사업이다. 제조업체나 공장은 여전히 수기로 장부를 작성하거나, 데이터를 내는데, 스마트공장 관련 경력이 있는 신중년이 설비자동화컨설팅을 도맡는다. 이 사업에 참여한 신중년은 전무이사로 재취업했다.

오피스가드닝코디네이터는 사무실이나 행정기관, 비영리기관 등에 가서 실무정원을 꾸며주는 일을 한다. 스케치·구도·구상 등 설계를 직접 해 기업의 조경을 가꿔줬다. 제조회사 같은 경우 화분 살 공간이 없고, 휴게공간이 없다. 이에, 코디네이터가 기존식물 재배치, 실내정원마련, 분갈이행사 등을 진행했다. 이 사람들이 모여 현재는 사회적경제 지원센터의 컨설팅교육을 받아 창업 준비 중에 있다.

(오피스가드닝코디네이터가 기업의 조경을 일궈주고 있다. 사진=일터와사람들 제공)
(오피스가드닝코디네이터가 기업의 조경을 일궈주고 있다. 사진=일터와사람들 제공)

오피스가드닝코디네이터 사업에서는 10년 이상의 경력사항과 이전에 화원을 운영한 여부, 조경기사자격증에 더해 인성까지 보고 인원을 선발했다. 현재까지 2년 동안 모임이 유지되고 있는 이 회원들은 서로 같은 일자리 속에서 몰랐던 것을 공유하며 새로 얻어가는 기회를 얻었다고 얘기한다. 더불어, 1년간의 활동 실적을 삼고 경력을 활용해 ‘사회적 조경사업 기업’으로써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외에도 신중년이 많이 찾아 온다고 하는데?

 재취업을 위한 지원 기관이지만, 퇴직 후의 신중년이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방문하기도 한다. 기억에 남는 몇 가지 일화가 있다.

에피소드 하나, 같은 지역 내에서 활동하던 공무원 퇴직자 두 명이 있었다. 이 사람들은 퇴직 후, 소일거리가 없었는데, 지원금 외 큰 목적이 없고, 집을 나와 여가시간을 활용하기를 바랐다. 우리는 “인천 지역 내 90대 이상의 독거노인이 많으신데, 이분들 자택에 방문해 말벗을 해달라”는 도움을 요청했다. 퇴직자들은 흔쾌히 응했다. 이 활동을 하며 독거노인과 정이 들어 지원금을 받아 생필품·옷·난방용품 등을 사 어르신들에게 가져다주는 선순환의 구조가 있었다.

에피소드 둘, 아이들의 장난감을 수리해주는 공간, 장난감병원이 인천에 있다. 이전에 공업고등학교에서 교사직을 하고, 인하대에서 의학교수를 하던 사람이 모여 만든 병원이다. 자신들의 능력을 활용한 사회공헌사업이다. 장난감이 고장날 경우 다시 수리해주고 보내준다. 조금 고장나서 버려진 폐장난감은 수리해 다문화가정, 한부모가족 등에 보내기도 한다. 또한, '도담도담'이라는 인천 지하철 역사 내에 장난감을 대여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 이곳에 보내기도 한다.

(인천의 키니스장난감병원의 인원은 모두 사회에 공헌하는 활동을 한다. 사진=일터와사람들 제공)
(인천의 키니스장난감병원의 인원은 모두 사회에 공헌하는 활동을 한다. 사진=일터와사람들 제공)

에피소드 셋, ‘그룹홈’으로 재취업한 신중년이 있는데, 이분은 과거에 보육교사를 하시던 분이다.

어느 날, 내가 신중년이 일하는 그룹홈으로 간 적이 있다. 그룹홈은 가정폭력·학대를 당한 아이들이 잠깐 머물다 가는 공간이다. 이곳에는 돌이 막 지난 아이가 있었다.

나도 두 아이의 엄마다 보니 안아주고 싶어서 손을 뻗으니, 그 아이가 소스라치게 놀랐다. 이 아이는 친부모에게 학대받아 위탁가정으로 갔는데, 그곳에서도 학대를 당했다고 한다. 이 사연을 듣고 너무나도 안타까워 그날 난 눈물을 쏟아냈다.

보육교사 경력이 있고, 진심으로 아이를 사랑해서 그런지 이 선생님의 품에서만 낮잠을 자고 이유식을 먹는다고 한다.

(아동학대는 그 아이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로 평생 남는다. 사진=투데이신문)
(아동학대는 그 아이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로 평생 남는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심 팀장은 기업에게 “신중년이 재취업해 사회에 녹아드는 것을 자주 마주하는 것을 보면, 적극적으로 퇴직한 사람들도 채용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신중년에게 “이제는 다양한 직종 속에서 녹아들 수 있도록 한 경력만이 아닌 다양하게 공부하고 지속적으로 습득해야 한다”며 “퇴직 후 재취업과 인생2막을 위해 사회적경제지원센터 등에 방문해보길 권한다”고 말을 맺었다.

(일터와사람들을 통해 재취업을 하고 그곳에서 인생2막을 일구는 신중년을 생각하면, 심 팀장은
(일터와사람들을 통해 재취업을 하고 그곳에서 인생2막을 일구는 신중년을 생각하면, 심 팀장은 "일할 맛이 난다"고 한다. 촬영=서성혁 기자)

‘십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은 너무 옛 말이다.
지금은 1년만 지나도 강산이 변한다.
변화는 우리가 세월을 바쁘게 살아가면서 찾아온다. 
그 변하는 강산에 적응하지 못하고 퇴직의 나이가 왔다면, 정부의 일자리사업에 참여하거나 관활지역의 일자리센터에 가서 도움받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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