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방곡곡 먹거리20] 관동팔경 일출의 아름다움, 삼척시

서성혁 기자
  • 입력 2021.07.23 18:27
  • 수정 2021.07.29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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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천의 하류에서 상류까지 가려면 물을 50번 건너야 한다는 데서, 오십천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사진=삼척시 공식블로그 제공)
(하천의 하류에서 상류까지 가려면 물을 50번 건너야 한다는 데서, 오십천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사진=삼척시 공식블로그 제공)

[이모작뉴스 서성혁 기자] 방방곡곡 먹거리 스무 번째 지역은 강원도 삼척시이다. 강원도 최남단에 있고 경상도와 밀접한 삼척시는, 해안선을 따라 길게 마을이 펼쳐져 있다. 삼척시는 백병산(白屛山)에 발원해 뻗어 나오는 ‘오십천’을 따라 산과 동굴이 많아 문화유적의 관광지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농경시대의 정월대보름 풍속을 축제로 여는데, 국내 대보름축제 중 가장 성대하게 하는 도시로 유명하다. 동해안의 관문, 삼척시의 먹거리에 대해 알아보자.

곰치국, 물렁한 식감 속 단맛이 일품!

(묵은지 넣고 끓인 곰치국. 사진=삼척시 공식블로그 제공)
(묵은지 넣고 끓인 곰치국. 사진=삼척시 공식블로그 제공)

삼척시는 겨울이 되면, 살이 올라 제철인 곰치를 먹기 위해 관광객으로 북적인다. 다른 고장보다 동해안의 곰치 살이 더 부드럽고 담백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생김새가 못나면 ‘곰-’을 말 앞머리에 붙여 부르곤 했는데, 곰치가 그러하다. 곰치는 옛날 어부들이 잡아도 아귀처럼 못생겨서 다시 바다로 던져 버렸다고 한다.

(곰치는 정말 아귀처럼 못생긴 생선이다. 사진=삼척시 공식블로그 제공)
(곰치는 정말 아귀처럼 못생긴 생선이다. 사진=삼척시 공식블로그 제공)

그러나 곰치는 정약전 선생의 ‘자산어보’에서 “맛이 순하고 술병에 좋다”고 나와 있을 정도로 맛이 있다. 곰치국에는 무를 넣어 맑게 끓여 먹기도 하고, 묵은지를 넣어 칼칼하게 끓여 먹기도 한다. 시원하고 개운한 국물이 일품인 곰치국은 겨울 삼척바다 앞에서 먹는 최고의 해장국이다.

(무로 우려낸 맑은 곰치국. 보기만 해도 해장이 절로 된다. 사진=삼척시 공식블로그 제공)
(무로 우려낸 맑은 곰치국. 보기만 해도 해장이 절로 된다. 사진=삼척시 공식블로그 제공)

곰치국을 먹는 또 하나의 이유는 단맛과 아귀처럼 살이 매우 연하고 야들야들한 식감에 있다. 삼척 지방의 향토음식인 곰치국은 등뼈까지 통째로 우려내 만든다. 그런 이유로 곰치국을 먹을 때는 젓가락보다는 숟가락을 이용해야 먹는 게 편할 것이다.

청정하고 따뜻한 바다에서 서식하는 곰치는 필수아미노산과 비타민 등의 영양분이 풍부해, 숙취해소와 시력보호‧당뇨병‧감기예방, 원활한 이뇨작용 등에 효과적이다. 또한, 열량이 낮고 지방이 적으며, 단백질이 풍부해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제격이다.

물닭갈비, 석탄광부 한이 맺힌 국물 요리!

(물닭갈비는 국물닭갈비라고 봐도 될 듯하다. 사진=삼척시 공식블로그 제공)
(물닭갈비는 국물닭갈비라고 봐도 될 듯하다. 사진=삼척시 공식블로그 제공)

닭 살을 발라내 각종 야채와 매운 양념을 넣고 볶아 만들어내는 닭갈비. 삼척에는 얼큰한 국믈과 함께 즐기는 ‘물닭갈비’가 있다. 물닭갈비의 역사는 꽤 안타까운데, 옛날 삼척에는 석탄이 많이 매립돼 있어, 광부도 많았다고 한다. 광부들이 탄광에 들어갔다가 나오면 각종 먼지로 목이 칼칼해 돼지비계나 물닭갈비 등으로 그 먼지 등을 내리려고 했다.

(석탄산업의 중심지였던, 삼척의 도계역. 사진=삼척시 공식블로그 제공)
(석탄산업의 중심지였던, 삼척의 도계역. 사진=삼척시 공식블로그 제공)

물닭갈비를 닭볶음탕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뼈째로 우려낸 닭에 감자와 야채를 한가득 넣고 끓여 매콤한 감칠맛이 일품이다. 국물이 자작하게 많은 삼척의 물닭갈비는 은근히 칼칼한 맛에 이 또한 술을 부른다. 물닭갈비에는 라면이나 당면, 우동, 쫄면 등 면사리를 추가해 함께 먹는다. 마지막에 볶음밥까지 먹는다. 가격도 꽤 싸서 이런 코스는 충분하다. 떡볶이 종류에도 국물떡볶이가 있듯이, 물닭갈비는 언뜻 보면 닭한마리와 닭갈비를 섞어 놓은 듯해 삼척을 대표하는 먹거리로 자리잡았다.

치킨‧닭갈비‧삼계탕 등 닭을 이용한 요리는 무궁무진한 만큼, 닭이 주는 영양소도 풍부하다. 닭 날개에 있는 콜라겐 성분이 피부미용에 도움을 주고, 골다공증 예방에 효과가 있다. 또한, 단백질과 필수아미노산이 많아 두뇌활동을 활발하게 해준다.

뚜구리탕, 오십천 맑은 물 노닐던 깨끗한 민물고기탕!

(뚜구리 탕의 국물을 한번 들이켜보고 싶을 정도로 맛이 참 시원하다. 사진=삼척시 공식블로그 제공)
(뚜구리탕의 국물을 한번 들이켜보고 싶을 정도로 맛이 참 시원하다. 사진=삼척시 공식블로그 제공)

뚜구리탕은 오십천에 사는 민물고기인 뚜구리를 미꾸라지 등과 함께 갈아 넣어 만든 요리이다. 뚜구리는 동사리라는 민물고기의 삼척 지역의 방언으로, 크게 자라면 10cm까지 자란다. 뚜구리탕은 추어탕처럼 걸쭉하고 진함에 맑고 개운한 맛이 더해진 것이 특징이다. 얼큰하고 시원한 맛을 가진 뚜구리탕은 뚜구리가 늦봄~초여름에 알이 통통하게 올라, 오뉴월에 더욱 맛있다. 다른 잡어와 섞어 고추장, 마늘, 생강, 부추 등 갖은 양념을 넣고 끓인다.

뚜구리탕은 잡내를 제거하기 위해 들어가는 마늘‧생강‧부추 등이 섞여 자양강장의 효능이 있다. 또한, 곱게 갈려 나와 칼슘과 철분을 더욱 많이 섭취할 수 있어 빈혈예방과 아이의 성장발육에 좋다.

대게, 다리가 대나무같이 생겨 붙은 이름!

(대게는 큰 게가 아니다. 사진=삼척시 공식블로그 제공)
(대게는 큰 게가 아니다. 사진=삼척시 공식블로그 제공)

이미 대게가 맛있다는 것은 한 번 먹어본 사람이라면 모두 알 것이다. 청정한 동해에서 그대로 잡아 올려낸 대게는 동해안 지역 전역으로 유명하다. 특히, 삼척지역 바다의 대게가 유명한데, 대게가 산란하고 서식하기 알맞은 수심과 온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삼척의 항구, 삼척항에는 대게거리가 있을 정도이다.

예전부터 살이 꽉 차 달고 담백한 삼척 대게는 허균의 ‘도문대작’에서 “삼척에서 나는 대게는 크기가 강아지만 하고 다리는 대나무 줄기처럼 곱게 뻗어 있어 그 모양새가 여간 뛰어나다. 맛도 무척 달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 대게는 12월부터 5월까지만 어획할 수 있다. 2~3월에 절정의 맛을 이룬다.

(삼척 앞바다 항구에는 대게 거리가 있다. 사진=삼척시 공식블로그 제공)
(삼척 앞바다 항구에는 대게 거리가 있다. 사진=삼척시 공식블로그 제공)

대게껍질에 다량 함유된 키틴은 체내 지방 축적을 방지하고 콜레스테롤을 낮춰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다. 또한, 대게는 지방 함량이 적어 맛이 담백할 뿐만 아니라 소화도 잘된다. 베타카로틴 성분은 면역력 증강 효과가 있어 환자‧노인 등 허약체질에 매우 좋다.

동해 해안가 지역은 신년을 맞아 일출을 보러오는 사람이 많다. 삼척시에서도 신년 해맞이축제를 개최한다. 여명행사로 ▲사물놀이 ▲불꽃놀이 ▲일출기원제를 하고 일출행사로 ▲신년축하메시지 낭독 및 신년인사 ▲해맞이 징 치기 ▲새해소원쓰기 등을 진행한다. 부대행사를 통해 떡국, 어묵, 커피 등을 제공하며 주변 사람들과 온정을 나눈다.

붉은 태양이 바다에서 드러나는 자태를 보려고 삼척은 신년마다 관광객이 즐비하다. 각자가 스스로 목표를 다짐하며 새해를 맞을 텐데, 코로나19가 끝난다면, 이런 축제도 즐겨볼 만하지 않을까.

(삼척시 멀리서 보이는 신년 일출이 웅장하다. 사진=삼척시 공식블로그 제공)
(삼척시 멀리서 보이는 신년 일출이 웅장하다. 사진=삼척시 공식블로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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