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방곡곡 먹거리22] 실향민들의 한이 서린 고장, 속초시

서성혁 기자
  • 입력 2021.08.05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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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의 동해바다. 사진=속초시 관광사이트 제공)
(속초의 동해바다. 사진=속초시 관광사이트 제공)

[이모작뉴스 서성혁 기자] 방방곡곡 먹거리 스물두 번째 지역은 강원도 속초시이다. 약 8만2천여명이 거주하는 속초시는 서편으로 백두대간의 중심 설악산이 있고, 동쪽에는 동해가 있어 피서와 유명한 먹거리 등으로 관광객이 많다. 설악산의 권금성 정상에서 보이는 동해바다와 울산바위부터 시작해서 과거에 실향민촌이었지만 현재는 아바이순대로 유명한 아바이마을, 신선한 횟감이 넘치는 동명항‧대포항‧속초항까지! 산과 바다, 그리고 도시를 잇는 아름다운 관광 마을 속초시의 먹거리에 대해 알아보자.

닭강정, 속초시장 가면 ‘어머, 이건 꼭 포장해야 해!’

(속초 시장닭강정. 사진=속초시 문화관광 사이트)
(속초 시장닭강정. 사진=속초시 문화관광 사이트)

속초에는 여러 시장이 있는데, 속초에 방문한다면 닭강정을 꼭 포장해가는 음식 1순위로 유명하다. 길게 늘어진 줄을 기다리고, 닭강정을 받아내면, 강정의 양념 향이 은은하게 퍼져 금세라도 꼬치로 집어서 먹고 싶게 한다. 슬라이스 된 아몬드가 솔솔 뿌려진 닭강정은 향과 비쥬얼로 우리의 입맛을 돋운다.

속초 닭강정이 유명한 이유는 생닭을 튀기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속초에서는 색다른 닭강정을 골라 먹을 수 있는데, 깻잎이나 견과류, 더덕 등 집마다 넣는 재료가 달라 맛 또한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속초 관광수산시장에는 닭강정 골목이 따로 있을 정도이다. 특이하게도 속초의 닭강정은 차게 식혀 먹는 게 유명한데, 차게 먹어도 바삭함이 유지되고 양념 맛이 더 잘 배기 때문이다.

(속초닭강정은 매우 유명하다. 사진=속초시 공식블로그 제공)
(속초닭강정은 매우 유명하다. 사진=속초시 공식블로그 제공)

닭강정‧치킨‧삼계탕 등 우리나라엔 닭을 이용한 요리가 많다. 닭은 기본적으로 단백질과 필수아미노산이 많아 두뇌활동을 활발하게 해준다. 또한, 닭 날개에 있는 콜라겐 성분은 피부미용에 도움을 주고, 칼슘이 풍부해 골다공증 예방에 효과가 있다.

아바이순대, 함경도 실향민의 한이 서린 음식!

(아바이순대. 사진=속초시 공식블로그 제공)
(아바이순대. 사진=속초시 공식블로그 제공)

아바이순대의 고장 아바이마을은 6.25전쟁 당시 함경도에서 실향민들이 피난 와서 정착한 곳이다. 속초는 실향민들에게는 언젠가는 고향으로 돌아가리라 꿈을 안은 채 마을에서 세월을 버텨온 곳이다. 즉, 아바이순대는 함경도 실향민들이 넘어와 만든 음식이다. 아바이순대의 ‘아바이’란 뜻은 아버지의 함경도 사투리이다.

아바이순대는 돼지 대창에 선지와 익힌 찹쌀밥, 배추 우거지, 숙주, 배춧잎 등으로 속을 채운 후 찜통에 쪄서 만든 음식이다. 속초에 와서 아바이순대를 먹게 된다면 그 푸짐함과 고소함에 다시 또 찾게 된다. 한편, 속초의 오징어순대도 유명한 이유는 강원도 동해안 지역은 예로부터 오징어가 잘 잡혔기 때문이다. 아바이순대 재료로 돼지 창자를 넣어야 했던 함경도 실향민들은 더 많이 생산되는 오징어로 대체했고, 그 결과 오징어순대가 탄생했다.

(아바이순대와 오징어순대. 사진=속초시 문화관광 사이트 제공)
(아바이순대와 오징어순대. 사진=속초시 문화관광 사이트 제공)

여러 속재료가 뒤섞이고 돼지 창자라서 순대가 몸에 안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순대는 사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완전식품이다. 곡류와 채소류, 육류 등이 골고루 들어간 아바이순대의 껍질은 소장흡수가 좋은 철분이 많이 함유돼 있다. 본초강목에 따르면, 돼지의 내장은 납‧수은 등의 독을 풀어준다고 나와있다. 또한, 필수지방산인 리놀산‧비타민B1‧비타민B2‧아연 등이 풍부해 피부미용에도 도움을 준다. 순대의 선지는 철분 기본 구성요소로써 빈혈과 어지럼증, 두통 등을 예방해준다.

명태회냉면, 정성으로 만든 육수‧명태의 환상 궁합!

(명태회냉면. 사진=속초시 공식블로그 제공)
(명태회냉면. 사진=속초시 공식블로그 제공)

속초를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로 명태회냉면도 있다. 명태회냉면의 시초는 함흥지방의 향토음식 함흥냉면이다. 우리나라의 동쪽, 함경도와 강원도 일대는 감자가 많이 생산되는데, 이를 이용한 음식이 많았다. 함흥냉면도 그중 하나인데, 감자녹말을 주원료로 해 쫄깃한 면발을 만들어냈다. 또한, 동해바다에서 잡아낸 신선한 가자미를 회 뜬 후 양념해 얹어 먹었다.

가자미로 만들었던 회냉면은 각 지역으로 가며 다양한 회를 얹게 됐고, 속초에서는 명태회냉면이 탄생했다. 명태회냉면의 육수는 소꼬리뼈, 사골 등을 오랫동안 우려냈다. 차가운 냉면은 계란과 회, 고기 등으로 균형을 맞췄다. 특히, 속초시의 명태회냉면과 함께 나오는 사골육수를 먹으면 우려낸 시간과 정성을 단번에 알 수 있을 정도로 그 맛이 깊다.

회냉면에 들어가는 명태는 생태를 얼리고 녹이는 것을 반복해 미생물의 발육과 효소작용을 억제한 동건 식품이다. 명태는 지방이 적고 열량이 낮아 다이어트에 제격이다. 또한, 단백질이 풍부하고 류신과 라이신 등 필수아미노산이 함유돼 있다.

이외에도 속초시에는 바닷물을 간수로 사용해 맛이 특별한 순두부, 동해에서 갓 잡아 살아있는 신선한 활어로 만들어낸 물회 등 다양한 먹거리가 있다. 초여름이 다가오면 속초시는 장사항에서 오징어맨손잡기 축제를 하며 지역의 특색을 살리기도 한다. 설악산과 동해 그리고 실향민의 설움으로 만들어낸 속초의 먹거리를 올여름에 즐기러 가보는 것은 어떨까?

(2018 오징어 맨손잡기 축제에서 한 여성이 오징어를 잡고 신나서 웃고 있다. 사진=속초시 공식블로그 제공)
(2018 오징어 맨손잡기 축제에서 한 여성이 오징어를 잡고 신나서 웃고 있다. 사진=속초시 공식블로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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