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훈의 지구를 걷다 70] 세계 최대의 장물보관소, ‘루부르 박물관’ 1

윤재훈 기자
  • 입력 2021.09.10 10:08
  • 수정 2021.09.16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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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의 장물보관소, ‘루부르 박물관’ 1

“대영박물관, 루부르 박물관,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등
'백과사전급 박물관‘이 침략전쟁과 절도, 이중적 행동 등으로,
다른 민족에게서 빼돌린 값진 유산들을 가둬놓고 있다.
세계의 문화유산이 더는, 유럽 박물관의 포로로 남아있어선 안 된다.”
-약탈문화재 반환을 역설한 프랑스의, ’로버트슨 인권 변호사‘

(프랑스인 포토그라퍼와 한양대 기계공학과 나온 이란인, 모재욱, 그리고 조지아인. (촬영=윤재훈)
(프랑스인 포토그라퍼와 한양대 기계공학과 나온 이란인, 모재욱, 그리고 조지아인. (촬영=윤재훈 기자)

[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프랑스에서 온 청년은 마리화나를 좋아하는 모양이다. 하루 30개 정도를 피운다고 너스레를 떠는데, 200라리(88,000원) 정도라고 한다. 그러면서 네덜란드에는 마리화나 센터까지 있다고 한다.

프랑스 어원은 ‘프랑크Frank’,에서 왔는데, ‘도끼 민족의 땅’, ‘도끼를 잘 던지는 민족’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Frank인처럼, 말할게”

"Frank인처럼 말해서, 미안해."

라는 두 가지 뜻이 있는데, 전자는 강성한 고대 로마제국 시절, 거기에 맞서 독립국으로 존재하여, ‘억압받지 않고 자유롭게 산다’라는 뜻이며, 후자는 로마인들이 자기들에게 굴복하지 않은 프랑크족들을 비하하기 위해, ‘야만인’,들이라는 뜻을 만들었다고 한다.

마치 중국이 우리를 ‘동쪽의 오랑캐’라는 뜻으로, 동이족(東夷族)이라고 비하했던 것과 같다. 제국주의의 약탈자들은 항상 자기의 뜻대로 되지 않으면, 마음대로 그 나라를 유린했다. 지금의 세계도 마찬가지다. 초강대국 미국의 가장 큰 피해자는 페르시아 제국의 이란이나 팔레스타인들이 아닐까?

그 프랑크인들의 땅이 지금 프랑스 영토이다. 그들은 스스로 문화 선진국이라고 우쭐해 하지만, 사실 문화재 약탈 국가다.

인류 역사상 전쟁을 통해 피점령국의 미술품 등을 총칼로 빼앗아간 대표적인 문화재 약탈국가로는, 독일, 영국, 프랑스, 러시아와 미국, 일본 등을 들 수 있다.

(세계적 ‘약탈 박물관’, 루부르에 뜬 달만 밝다. 촬영=윤재훈 기자)

여기에 프랑스는 조선의 천주교 박해를 구실로 1866년 극동함대를 몰고와 병인양요을 일으키, 강화도를 점령하였다. 그리고 강화도 외규장각에서 340책의 도서와 지도 2점, 족자 7개, 옥책 3개 등을 약탈하였다. 그 당시 외규장각에는 1042종 6130책이 보관되어 있었는데, 프랑스군은 약탈품을 제외하곤 모두 불태워버렸다. 이 무슨 천인공노할 짓인가. 그리고 이들에 의해 불태워진 고문서 중에는, 이 세상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유일본들이 수백 점이나 된다는 사실이다.

그 후 1993년 미테랑 대통령이 고속철인 테제베(TGV)를 팔아먹기 위해 반환 약속을 하였으나 지지부진 시간만 끌었다. 그러다가 테제베가 들어오고, 2003년과 2011에 G20 정상회의에서 5년 단위로 갱신이 가능한 임대 형식으로, 298책 모두가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세계최초의 금속활자본으로 공인된 「직지심체요절」을 비롯한 수많은 문화재를 도둑질해 가서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숨겨놓아, 돌아올 길이 막막하다.

그 후 「직지심체요절」을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등재시키려는 우리들의 노력을, 약탈해간 프랑스의 방해공작으로 번번히 무산되다가, 마침내 2001년 9월에 지정되었다.

(중국에서 가져온 약탈 문화재들. 2차 아편전쟁 때나 가져갔을까? 촬영=윤재훈)
(중국에서 가져온 약탈 문화재들. 2차 아편전쟁 때나 가져갔을까? 촬영=윤재훈 기자)

그 이외에 확인된 것만 해도 루부르 박물관의 동양 박물관에는 김홍도의 8폭 병풍, 천수관음보살좌상 등 보물급을 포함하여, 914점 이상의 한국 미술품이 소장되어 있다. 그러나 이같은 문화재 약탈 국가들은,

“문화재는 어느 한 나라의 유산이기 이전에, 인류 공동의 유산

이라는 허울좋은 명분을 내세워 반환을 거부하고 있다. 그러나 프랑스의 이중적인 태도는, 2차 대전 당시 히틀러에게 싹쓸이 당했던 문화재는 계속 찾아오고 있다.

그러니 루브로 박물관은 세계 최대의 박물관이 아니라, 최대의 ‘약탈 도서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일까? 영어 표현 중에 ”Excuse my French“라는 말이 있는데, ”무례하게 말해서 미안하다“라는 어원이 된다.

(자그마한 박물관, 한국관에 있던 청화백자, 약탈문화재인가. 촬영=윤재훈)
(자그마한 박물관, 한국관에 있던 청화백자, 약탈문화재인가. 촬영=윤재훈)

그러므로 한해 5백만명이 온다는 루부르 박물관이나 대영박물관은 사실, ‘세계 최대의 장물보관소’이다. 이에 영국의 명망 높은 칙선(QC, 영국에서 최고등급의 법정 변호사) 변호사인 ‘제프리 로버트슨은,

“대영박물관의 수탁자들은 세계 최대 장물 수취인들이 됐다,
약탈 문화재의 대부분은 전시조차 안되고 있다”

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약탈 문화재‘를 소장한 대영 박물관을 비롯해 유럽과 미국 주요 박물관들은, 과거 정복자나 식민 지배자로서 피지배 민족들로부터 강탈한 문화재를 돌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대영박물관이 비공식적으로 일부 ’약탈 문화재‘에 대해 내부 투어를 허용하는 것도 비판했다.

“루부르 박물관, 대영박물관,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등
’백과사전급 박물관‘들이 침략전쟁과 절도, 이중적 행동 등으로,
다른 민족에게서 빼돌린 값진 유산들을 가둬놓고 있다.”

“대영박물관이 짐짓 아량을 베푸는 척 고대 그리스 조각상인
'베냉 브론즈'  등을 따로 보여주고 있지만,
그보다는 이들 약탈 문화재를 돌려주는 것이,
'피 묻은 손은 씻는, 개과천선' 하는 지름길이라고 했다.”

이처럼 인권법에 기초한 약탈문화재 반환을 역설한 로버트슨 인권 변호사는 2019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아프리카 문화유산이 더는, 유럽 박물관의 포로로 남아있어선 안 된다.”

고 선언하면서, 문화재 반환에 불을 지핀 점을 높이 평가했다.

(미라보 다리 위의 화가. 촬영=윤재훈)
(미라보 다리 위의 화가. 촬영=윤재훈 기자)

그에 발맞추어 요즘 독일, 프랑스, 영국이 아프리타에서 약탈해온 문화재를 돌려주는 행보를 본격화 하고 있다. 이것은 식민지 잔재를 청산하라는 국제적 압력도 있지만, 보다 큰 이유는 아프리카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중국을 의식해 아프리카 국가들을 달래려는 포석이 깔려있다고 한다.

유럽이 저지른 대표적 문화재 햑탈 사례 중 하나인

1897년 영국군은 베닌 왕국을 파괴하고 17세기를 전후해 제작된 동판과 조각상 수천 점을 가져와 미술품 거래 시장 등을 통해 유럽각지 박물관 및 수집가들에게 팔았었다. 그러다 2021년 4월 29일 모니카 그뤼터스 독일 문화부 장관은 옛 나이지리아에 있던 베닌 왕국에서 가져온 청동 유물들을 내년에 돌려주기로 했다. 장관은 “문화재를 도난당했던 이들의 후손과 화해하고 싶다”고 했다.

베를린 독일 민속 박물관에도 옛 베닌 왕국의 문화재가 약 500여 점 전시되었으며, 전국 주요 박물관에도 1,000여 점이 보관되어 있다. 또한 2019년에는 나미비아에서 1893년 약탈한 십자가 모양의 15세기 석조 유물을 과거사 청산이라며 반환했다.

영국도 이에 발맟추고 있는데, 2019년 애버딘 대학이 1957년 사들인 베닌 왕국의 청동상을 반환했고, 같은 해 케임브리지대도 학부모가 기증하여 1905년부터 보관하던 베닌 왕조의 수탉상을 돌려줬다. 베닌 왕조의 문화재를 900여 점이나 가지고있는 대영박물관도 반환을 위해 나이지리아와 논의 중이라고 한다.

특히 이중에서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문화재 반환 특별 보좌관까지 두고 가장 적극적으로 역사 청산작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와서 이런 작업들의 속내가 중국을 염두해 두고 하는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하지만 ’그것마저 다행이다.‘

(미라보 다리 위의 잠긴 열쇠들, 세계 최대의 이혼국, 유럽의 풍경. 프랑스 박물관들에 갇힌 세계 문화재들의 위상을 보는 듯. 촬영=윤재훈)
(미라보 다리 위의 잠긴 열쇠들, 세계 최대의 이혼국, 유럽의 풍경. 프랑스 박물관들에 갇힌 세계 문화재들의 위상을 보는 듯하다. 촬영=윤재훈 기자)

또한 상징적인 절도사건까지 이어진다. 콩고인인 ’음와줄루 디야반자(42)는 2020년 6월 12일 파리에 있는 케 브랑리 박물관에서 아프리카 유물을 꺼내 가려다 경찰에 붙잡혔다. 이어 7월 30일에는 마르세유의 한 박물관에서 상아로 된 아프리카 전시물을 가져가다 잡혔다. 그러자 디야빈자는,

“내 고향에 있어야 할 유물을 프랑스가 강탈해 가는 바람에,
돈을 내고 봐야 한다는 현실이, 나를 행동하게 만들었다.”

라고 하며 동료 4명과 함께 박물관 경호원들에게 체포되는 과정까지를 온라인으로 생중계했다. 그는 이런 행위가 과거 프랑스가 저지른 식민지 정책을 비판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뉴욕 타임즈도 디야반자의 인텨뷰를 인용했는데 그는,

“케 브랑리 박물관은 도둑질한 물건들을 전시하는 곳이다.
그러나 주인이 자신의 물건을 발견해 가져가려고 한 것을 막을 수는 없다”

고 하였다. 그는 또한 ’판 아프리카니즘(Pan-Africanism)‘ 운동가인데, 이 운동은

’아프리카 국가들의 성장을 위해서는, 대륙 전체가 뭉쳐야 한다는 신념체계이다.‘

그동안 유럽 대륙 옆에 붙어서 참으로 수많은 수탈과 살육을 당해왔던 아프리카 대륙으로서, 의미있는 포효인 것 같다. 디야반자의 변호사도

“이 사건에 도둑이 존재한다면,
피고인 측이 아닌 원고인 측에 앉아 있다.”

“디야반자의 행위는 절도가 아닌 정치적 행동으로 봐야 한다.
우리는 마침내 이 재판에서 ’노예제와 식민주의‘를 재판에 붙일 것이다.”

라고 일갈했다. 사람을 짐승으로 취급하며 수많은 노예를 죽이고 수장했던 그들의 괴물 같은 문화 이식주의에 몸서리쳐진다. 디야반자는 최후 변론에서,

“우리는 우리의 유산을 잔인하게 빼앗겼다
우리 예술품과 유물이 갇힌 곳이라면,
그게 어디든 가서 가져올 것이다.”

(세계적 ‘약탈 박물관’, 루부르에 뜬 달만 밝다. 촬영=윤재훈 기자)
(세계적 ‘약탈 박물관’, 루부르에 뜬 달만 밝다. 촬영=윤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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