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날 앞두고 ‘노인빈곤율 OECD 최고’ 통계 발표

윤철순 기자
  • 입력 2021.09.29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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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거 노인 늘고, 기대 수명 ↑
기대수명 늘지만 학대도 증가
65세 이상 전체의 16.5% 차지

(양성일 보건복지부 1차관이 지난 22일 세종시 한 요양원을 찾아 노인요양시설 방역 현장점검을 마친 뒤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양성일 보건복지부 1차관이 지난 22일 세종시 한 요양원을 찾아 노인요양시설 방역 현장점검을 마친 뒤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이모작뉴스 윤철순 기자] 초고령사회 진입을 코앞에 둔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비중이나 기대 수명 또한 늘고 있지만 노인 학대 경험률도 함께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오는 10월 2일 노인의 날을 맞아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2021 고령자 통계’를 보면, 올해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전체 인구의 16.5%인 853만7000명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홀로 사는 노인은 지난해 166만 명까지 늘었다. 이들은 가족과 함께 사는 노인에 비해 건강 상태가 좋지 않고 노후 준비도 부족하다. 이런 독거노인은 2037년이면 지금보다 2배 더 늘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은 올해 처음 ‘2021 고령자 통계’를 통해 혼자 사는 고령자 가구를 따로 조명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혼자 사는 고령자(65세 이상) 가구는 전체 고령자 가구의 35.1%인 166만1000 가구에 달했다.

혼자 사는 고령 여성은 71.9%나 돼 남성보다 압도적으로 많았고, 1인 고령 가구 중 70대 비중도 44.1%로 모든 연령 가운데 가장 높았다. 통계청은 16년 뒤인 2037년엔 고령가구가 지금보다 2배 많은 335만1000가구, 2047년엔 405만1000가구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엔(UN)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를 넘으면 ‘고령화 사회’, 14%를 넘으면 ‘고령사회’, 20%를 넘으면 ‘초고령사회’로 구분한다.

한국은 2017년에 이미 고령사회가 됐다. 통계청은 고령 인구 비중이 앞으로 계속 증가해 오는 2025년(20.3%, 1051만1000명)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노인들의 경제 여건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우리나라 66세 이상 은퇴연령층의 상대적 빈곤율(중위소득 50% 이하)은 2019년 기준 43.2%다. 2016년 이후 해마다 개선 추세를 타고 있으나 그 속도는 더디다.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압도적 1위다. 국제 비교가 가능한 2018년 기준 한국의 노인 빈곤율(43.4%)은 라트비아(39%), 에스토니아(37.6%), 멕시코(26.6%)보다 높다.

그럼에도 빈곤 노인을 위한 국가의 공적 노력은 부진한 상황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이뤄진 노인 복지 확대는 기초연금이 10만원 인상된 게 사실상 전부다.

기초생활보장제 역시 중위소득의 30%를 기준으로 대상자를 선정하기 때문에 극빈층 구제에는 의미가 있을지언정, 노인 빈곤율에서 큰 개선을 이끌어내기 어렵다.

노인들의 기대 수명 역시 해마다 늘고 있다. 65세 생존자의 기대여명은 2019년 기준 21.3년, 75세 생존자의 기대여명은 13.2년으로 1년 전보다 각 0.5년씩 늘었다.

우리나라 65세 노인의 기대여명은 여성 23.4년, 남성 19.1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가운데 상위권이다. 특히 65세 여성 노인의 기대여명은 일본(24.6년)과 프랑스(23.9년) 다음으로 높다.

이런 가운데 학대를 경험한 고령자 비중도 부쩍 늘었다. 고령자 학대피해 경험률이 2019년에는 10만 명당 68.2명이었지만, 지난해에는 77명까지 증가했다. 2015년(55.2명)에 견주면 5년 만에 39.5%나 늘어난 것이다.

특히 여성 노인의 학대피해 경험률은 102.1명으로 남성(44.1명)의 2.3배나 된다. 80살 이상 노인의 경우 10만 명당 122.5명이 학대피해를 경험했다.

혼자 사는 고령자는 가족과 함께 사는 고령자에 비해 건강이 나쁘고 경제적으로도 열악하다. ‘건강이 좋다’고 응답한 비율은 1인 고령가구가 17.1%에 그쳤는데, 이는 전체 고령자 답변(24.3%)보다 작다.

혼자 사는 고령자 중 노후 준비를 한다는 응답은 33.0%에 불과했다. 3명 중 2명꼴인 67%가 준비를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초고령사회 진입도 멀지 않다. 올해 기준 고령자 비중은 16.5%이지만, 2025년이면 20.3%로 늘어난다. 전남(23.8%), 경북(21.5%), 전북(21.4%), 강원(20.9%) 등 4개 지역은 이미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상태다.

계속 떨어지는 출생률도 고령사회 진입을 앞당기고 있다. 이날 통계청이 함께 발표한 7월 출생아수는 2만2352명으로 전년 동월대비 647명(2.8%) 감소했다. 출생아수가 사망자수를 밑도는 자연감소(-3338명)도 지난 2019년 11월부터 21개월 연속 유지되고 있다.

2019년 기준 65세 생존자의 기대여명은 21.3년(남자 19.1년, 여자 23.4년)으로 OECD 회원국 평균보다 남자는 0.8년, 여자는 1.8년 더 길다.

이스라엘 20.6%, 일본 20.0%, 영국 14.9%, 독일 9.1%, 프랑스 4.1% 등으로 주요국과 격차가 크다. 65세 이상 고령자의 고용률은 34.1%이며 일하기를 희망하는 55~79세 고령자 비율도 68.1%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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