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시니어] "두드려라! 두근거릴 지어니~!" AbcDRUM 동호회

이연재 기자
  • 입력 2021.10.20 11:37
  • 수정 2021.10.29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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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드려라! 두근거릴 지어니~!"

[AbcDRUM 동호회]

(두드림연습실에 모인 AbcDRUM회원들. 촬영=이연재 기자)

[이모작뉴스 이연재 기자] “너 이 나이에 두근거리면 부정맥이야”

왠만한 일에는 마음이 동(動)하지 않는다는 중년들의 흔한 우스갯소리다. 어린 시절, 젊은 날의 설레임과 열정이 그립지만 생계와 가족을 위해 살다보니 두근거림은 잊혀진지 오래다. 
여기 중년의 나이지만 설레임으로 하루 하루를 보낸다는 분들이 있다. 두근거림으로 매일 드럼을 두드린다는 'Abc DRUM' 드럼 동호회의 회원들이다. 'AbcDRUM' 네이버카페는 현재 1,900여명의 드러머 회원수를 보유하고 있다.

(드러머 안병철씨. 사진=안병철 제공) 

'AbcDRUM동호회'는 드러머이자 유튜버(Abc드럼 운영중)로 활동중인 뮤지션 안병철씨가 만든 동호회이다. 안병철씨는 주현미, 이무송, 적우, 민해경, 김범룡, 진시몬 등 중년들이 좋아하는 70년대 가수의 세션활동으로 활약하고 있다. 흘러간 노래 등 예전 가요와 팝송의 드럼 악보를 제공•교육을 하고 있다. 'AbcDRUM동호회'는 회원수의 대다수가 중년회원으로 이루어져 있다. 

지난 16일 오프라인 모임이 인천에 위치한 두드림 연습실에 있다고 하여 찾아가 보았다.

Q. 드럼을 연주하게된 계기가 있을까요?

(부매니져로 활동중인 고대성씨.  촬영=이연재기자)

고대성  : “ 제가 등산을 좋아해서 계양산에서 막걸리를 팔았어요. 막걸리 팔다가 산악회 회원과 친해졌는데 거기에서 만난 분이 라이브바를 운영하고 계셨어요. 한 번 따라갔다가 드럼을 접하게 되었는데 소질도 있다고 하고 일단은 폼도 나잖아요! (웃음)”

Abc드럼의 부매니져이자 두드림 동호회 원장인 고대성씨는 산에 올라갔다 우연히 드럼을 접하게 되었다. 우연히 시작한 드럼 연주에서 스트레스가 풀리고 너무 재밌어서, 현재는 드럼 동호회까지 운영하고 있다. 그 날 만난 고씨는 요식업에 종사하지만 단발로 머리를 길러 묶은 모습이 영락없는 밴드의 락커로 보였다.

박한창 : “7080 라이브카페에 술을 마시러 갔었어요. 노래도 부르고 직접 드럼 연주도하는 곳이더라고요.
연주자가 아닌 일반인이 그렇게 연주하는데 너무 멋있더라고요.“

박한창님은 아직 드럼어린이라며 드럼을 배운지 6개월이 됐다. 한 가지 악기를 연주 하는 것이 삶을 풍요롭게 한다는 박씨는 드럼이 멜로디 악기에 비해 빠른 곡의 연주가 쉽고 훨씬 유리해서 좋다고 했다. 

Q. AbcDRUM 동호회 활동을 하시면서 가장 좋은 점은요?

(부매니져로 활동중인 석윤수씨. 촬영=이연재 기자) 

석윤수 : “정말 중요한 것은 함께할 수 있다는 거예요.
사이트에서 영상도 올리고 대화도 나눌 수 있어 흥미가 배가 됩니다.”

석윤수씨는 닉네임 정과의리•천재드러머라는 닉네임으로 부매니져로 활동중이다. 현직변호사로 일정이 바쁘지만 일주일에 3번은 드럼연주 및 영상촬영을 하며 열정적인 취미생활을 하고 있다. 이 열정의 바탕에는 동호회 활동이 있다.

석윤수 : “드럼을 혼자서 골방에서 친다고 재미있겠어요? 아무리 두드리는 게 스트레스 풀려도 결국 공유할 터전이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같은 취미를 갖고 있지 않으면 잘 몰라요. 아마 abc카페를 몰랐으면 시들하게 하다 말았을 거 같아요. 특별히 개인적인 인연도 없던 사람들이지만 영상도 올리고 대화도 나누면서 드럼을 치는데 흥미가 배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며 혼자 했으면 중도 포기했을거라고 거듭 강조한다.

실제로 동호회 게시판에는 1000여개의 회원 연주영상이 있다. 회원들은 각자의 연주 영상을 올리며 격려와 응원을 아끼지 않는다. 물론 연주 실력과는 관계없다. 즐기기 위해 두드리는 사람들이 모였기 때문이다.

(환하게 웃고 있는 회원 권동수씨.  촬영=이연재 기자)  

권동수 : “직업과 관계없는 사람들과의 교감, 잠시 일상을 잊을 수 있어서 너무 좋습니다”

동호회에서 닉네임 첫마음으로 활동중인 권동수씨는 15년전 남이섬에서 우연히 보게 된 밴드공연에서 드러머의 열정적인 연주에 반해 시작하게 되었다. 얼마 전 드럼을 구입해 개인 드럼연습실을 꾸몄다. 자신만의 공간이 생겼다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한다. 나만의 공간에서 일상의 모든 것들과 떨어져 몰입하다 보면, 스트레스가 확 풀린다.
실제로 만나본 권씨의 밝은 미소에서는 스트레스라는 단어는 찾아볼 수 없었다. 권씨는 스트레스 풀 곳 없는 중년들에게 드럼으로 삶의 활력소를 찾아보라고 추천한다.

Q. 드럼을 배우고 싶은 분께 한 말씀 하신다면요?

(드럼을 시작한지 4개월 째라는 김철영씨.  촬영=이연재 기자) 

김철영 : “저는 4개월째인데 벌써 몇 곡 연주 합니다.”

김철영씨는 드럼을 배운지 4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대여섯 곡 연주를 완성하였고, 연주 영상을 찍기도 했다. 주변에서 멋있다고 너무 부러워 한다는 그는 친구 따라 강남간다고 우연찮게 놀러와서 시작하게 됐다. 시작이 반이라며 망설이는 분이 있다면 용기내어 시도해 보라고 강조했다.

(회원에게 스트로크 강습중인 모습. 사진 촬영=이연재 기자)

안병철 : “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일단 내 몸을 끌고 찾아가 보는 시도를 해보세요”

드러머 안병철씨는 드럼레슨계의 아이돌이라고 할만큼 중년드럼레슨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 그는 학생의 대부분이 중장년층이라 본인이 가르치는 입장이지만 학생에게 배우는 입장이기도 하다. 최고령자는 60대 후반 이다.

안병철 : “저는 드럼을 알려드리지만 저는 그 분들을 통해서 인생을 배우고 있습니다.
기억에 남는 학생분은 50대 여성분으로 부산에서 제가 있는 인천까지 레슨을 받으러 5시간 가량 직접 자동차를 운전하여 오셨습니다. 그 분을 보면서 배우고자 하는 열정과 시도 해 보는 용기에 대해서 많이 배웠습니다.
뭐든지 시간이 흐를수록 한 살 한 살 먹을수록 새로운 것을 시작한다는 것은 힘든 것 같습니다. 힘들다는 것은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시간이 나지 않는 것도 있겠지만, 내가 마음을 앞세워 몸을 끌고 배우러 가기까지가 가장 힘든 것 같습니다.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일단 찾아가 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요즘은 학원들도 많고 알려주는 곳도 많아요. 일단은 무턱대고 찾아가는 것을 목표로 하셨으면 좋겠어요.

(AbcDRUM 제 1회 정기모임. 사진=네이버 Abcdrum카페 제공)  

“어떤 일이든지 배우고 싶다면 내일 모레로 미루지 말고 바로 시작하면 후회하지 않는다. 못한다고 생각하면 어떤 것이든지 스스로 족쇄가 되는 것이다.” 라고 석윤수씨가 덧붙였다.

평소에 도전해 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한 번 두드려 시도해 보는 게 어떨까?
이들처럼 두드리면 두근거림이 오지 않을까 싶다.

AbcDRUM 석윤수, 고대성 드럼연주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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