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반격] 영화 '1958' 주역들을 만나다...‘청춘은 바로 지금이다!’

이연재 기자
  • 입력 2021.10.29 11:05
  • 수정 2021.11.04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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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봉감독, 배우김선, 김문옥감독. 촬영=이연재 기자) 
(장기봉감독, 배우김선, 김문옥감독. 촬영=이연재 기자) 

[이모작뉴스 이연재 기자] '청바지'라는 말은 '청으로 된 바지'뿐은 아니다. ‘청춘은 바로 지금이다!’의 줄임말로 중년에서 요즘 유행하는 말이다. ‘청춘’이란 단어는 표준국어대사전에 ‘십 대 후반에서 이십 대에 걸치는 인생의 젊은 나이’라고 표기되어 있지만 백세시대가 도래된 만큼 요즘 시대에 어울리는 정의는 아닌 듯하다.

이에 중년의 나이지만 ‘청바지’를 외치며 마음먹는 지금이 ‘청춘’이라고 보여주는 이들이 있다.
바로 영화 ‘1958’의 주역들이다. 영화 ‘1958’은 1958년 출생한 베이비부머세대들의 이야기다. 당시 최빈국이었던 대한민국을 세계 경제 강국으로 도약시킨 장본인이지만, 자유에 억압받은 가슴 아픈 세대이기도 하다.

현재 60이 넘은 중년의 나이가 되었지만 영화 ‘1958’속의 그들은 젊은 시절 잊었던 꿈을 이루어간다. 영화 ‘1958’은 장기봉 감독의 연극 ‘오팔주점’을 각색하여 만든 작품이다.

(시사회에 참석한 장기봉감독, 개그맨 박세민,영화출연진. 촬영=이연재 기자)
(시사회에 참석한 장기봉감독, 개그맨 박세민,영화출연진. 촬영=이연재 기자)

지난 26일 영화 ‘1958’ 시사회장에서 영화의 주역인 영화감독 김문옥, 배우 김선, 원작자이자 제작자 장기봉감독을 만났다.

Q : 영화 ‘1958’ 소개 좀 부탁드립니다.

김문옥 감독 : 이 영화는 ‘오팔주점’이라는 장기봉 감독의 연극이 원작입니다. 58년 세대의 개인 적인 삶을 그렸는데요. 제가 대학로에 이 연극을 보러 갔었어요. 같은 58년 얘기인 영화 ‘국제시장’ 못지않게 스토리라인이 탄탄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이걸 영화화 해야겠다 생각해서 원작자인 장기봉 감독과 협의해서 만들게 되었습니다.

장기봉 감독 : "둘만 낳아 잘 기르자. 둘도 많다, 많이 나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 면서 나라가 난리 났던 1958년 시대의 이야기입니다. 대한민국 전 후 인구가 가장 많이 태어났을 때죠. 그 때 사람들은 정말 극빈국에 태어나서 지금처럼 경제 강국을 만든 세대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들이 중년이 된 지금의 배경입니다. 어두운 과거와 현재, 미래의 꿈을 나타낸 연극 ‘오팔주점’이 모티브가 되어 김문옥 감독님이 뼈에 살과 피를 얹어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실제 출연한 배우들은 전문 배우가 아닌 우리 평범한 시니어들로 구성되어 있어 영화를 보시는 관객 여러분이 많이 공감하실 것 같습니다. 영화가 처음인 시니어들을 연기 연습을 시키시며 이런 작품을 만들어낸 김문옥 감독님 너무 존경스럽습니다. 정말 최고의 시니어 영화감독님입니다.

이 답변에 김문옥 감독(77세)은 머쓱한지 “내가 어떻게 시니어야?” 하면서 농담을 던진다. “시니어지? 그럼 주니어신가요?(웃음)” 김 감독의 농담에 장감독도 받아 친다.

(김문옥 감독. 촬영=이연재 기자)

실제로 영화 ‘1958’의 연출을 맡은 김문옥 감독은 77세의 나이에도 현역 감독으로 활발히 활동하여 영화인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40년간 매 년 1작품 씩 연출한 그는 그 공로를 인정받아 월드스타연예대상에서 지난 21일 공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충분히 목에 힘을 주어도 되는 위치지만, 영화의 공을 후배들과 배우들에게 돌리며 시사회장에서 배우 한 명 한 명 ‘연기상’을 주어 화제가 됐다.

(시사회장에서 연기상을 수상한 배우들. 촬영=이연재 기자)

“내가 연기자들한테 고맙다고 칭찬을 받기 전에 잘 따라와 주어서 고마워서 그 분들 하나하나 손수 상을 줬어요. 연기상, 연기 감사상으로요.”

Q.굉장히 건강하십니다.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시나요?

A. 건강관리의 비법은 술 적당히 먹고요. 머리 쓰는 걸 많이 합니다. 책을 쓴다든지, 글을 쓴다든지 하구요. 그러다 보니 현직 감독협회 250명 중에 제가 현장 감독 중에는 제일 고참이네요(웃음)

Q. 감독님에게 영화란?

A.영화가 제 인생입니다. 인생의 3분의 2를 영화 속에서 살았죠. 누가 그러죠? 메가폰을 놓기 전까지는 영화를 하겠다고.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메가폰을 놓기 전까지는 제 인생이죠.

(배우 김선. 촬영=이연재 기자)

영화‘1958’은 주인공 배우 김선의 실제 스토리와 닮아 있어 화제다.

배우 김선은 어린 시절 미스코리아가 꿈이었으나 부모의 반대로 도전하지 못했다. 부모의 뜻에 따라 교사가 되어 35년간 교직생활을 했다. 평범한 한 사람의 아내가 되어 아이를 셋을 낳았다. 그런 그녀가 막내 아이를 대학에 입학시키고,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다. 잃었던 꿈에 도전하고자 용기를 냈다.

“100세 시대니깐 내 꿈을 펼처보고 싶었어요. 과감하게 인생을 바꿔보는 거죠. 저 같은 평범한 사람이 가만히 있으면 아줌마잖아요. 할머니이기도 하구요.”

35년간 교사 생활을 한 그이기에 예술은 문외한이었지만 뭐든지 노력하면 나아진다는 마음으로 용기를 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아보는게 꿈이었던 그는 시니어모델에 도전하여 현재는 시니어모델 5대에 손꼽히는 유명모델이 됐다.

(팬들에게 사진요청을 받는 배우 김선. 촬영=이연재기자)

실제로 시사회장에서는 팬들의 사진과 사인 요청으로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시니어 모델, 배우로 유명한 그지만 실제 만나본 모습에서는 ‘시니어’란 단어가 어울리지 않는 젊고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Q. 실제로 만나 뵈니 상당히 아름다우십니다. 이모작뉴스 독자 분들께만 미모의 비법을 살짝 알려주신다면요?

A. 미모라고 하기에는 좀 그렇고요. 제가 건강을 유지하는 비법은 많이 움직이고요. 잘 먹어요. 시니어들이 건강하기 위해서는 잘 먹어야 되더라고요. 많은 사람을 만나서 다양한 일을 하는것이 젊어지고 건강해지는 비결인 것 같아요.

다양한 일을 하는 것이 건강의 비결이라는 그는 현재 한국시니어스타협회 회장, 시니어모델, 배우, 방송인 등의 활동을 하며 누구보다 바쁘게 살고 있다.

Q. 배우로, 회장으로 모델로 너무 바쁘신데 힘든 점이나 어려운 점은 없으신지요?

A. 이번 영화 촬영하면서 아무래도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도 많이 힘들었죠. 일단 몸도 안 따르고, 교사생활 할 때에는 정해진 시간에 일하다가 지금은 정해진 일정이 아닌 출장도 많아지고 많이 힘든데, 그 힘든 것이 오히려 제게는 에너지를 쏟게 합니다. 사실 어떤 때에는 너무 힘들어서 눈물 나고 포기 하고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특히 영화를 찍을 때에는 혼자서 하는 작업이 아니어서 내 맘같지 않아 어렵더라구요. 그러면서 또 한 번 공부를 하게 되더라구요. 자식들에게도 모범이 되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이겨냈습니다.

항상 배움의 자세로 임하는 배우 김선은 촬영 현장에 대본을 들고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김문옥 감독 : 김선 배우가 하는 일이 많잖아요. 패션 쪽이랑 행사도 많이 해서 무지하게 바쁜데 대본을 다 외우고 와요. 대게 기성 배우들도 대본을 들고 다녀요. 자기가 불안하니깐 옆에 놓고 연기하는데, 김선 배우 같은 경우는 현장에 대본을 들고 나오지 않아요. 다 외구고 나오더라고요. 항상 칭찬했어요.

(특별연기상을 수상한 배우김선. 촬영=이연재기자)

최선을 다하는 마음과 노력이 닿아 배우 김선은 오는 11월 6일 충무로 단편영화제에서 연기상을 받는다.

(영화 1958의 김문옥 감독과 주연배우 김선. 촬영=이연재기자)

김문옥 감독 : 연기를 못하면 안주려고 했는데(웃음), 오늘 객석에서 관객 입장으로 봤는데요. 일부러 김선 배우를 보려고 한 게 아닌데도 남는 잔영이 딱 배우 김선만 남더라고. 그 만큼 역할을 잘 소화했습니다.

배우 캐스팅을 잘하신 것 같다는 기자의 말에 배우김선은 “제가 감독님 복이 있는 거죠!”라며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Q.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A. 제가 시니어모델로 시작해서 배우, 개그맨 박세민씨랑 MC까지 하고 있잖아요. 저의 꿈은 아직도 무궁무진합니다.
사실 그 동안의 시니어모델은 머리가 하얗고 주름진 분들이었잖아요. 그 틀을 벗어나 젊고 활동적인 ‘액티브시니어’의 1세대라고 생각합니다. 그 대표주자가 되어 더 활발히 활동할 예정이구요. 제가 또 기왕에 연기도 도전했으니 연기 쪽에서 욕심이라면 드라마도 해봤으면 싶습니다. 방송쪽도 마찬가지구요.

Q. 우리 시니어분들과 이모작뉴스의 애독자분들게 한 말씀 해주신 다면요?

A. 저 같은 평범한 사람도 이렇게 예술을 하면서 끼를 발산할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무기력하게 지내는 주변분들은 많이 아픈 경우가 많더라구요.
용기를 내서 아름다운 도전을 시작하는 분들이 많으셨으면 좋겠습니다.
평범한 저도 했으니, 저를 보고 힘을 얻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끝까지 열심히 도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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