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문의 드론으로 보는 세상] 주문진‧속초, 겨울바다로의 일상탈출

이종문 기자
  • 입력 2022.02.07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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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작뉴스 이종문 기자] 매일 반복된 일상에 지쳐 심신이 고립된 듯 무기력해질 때, 일상탈출은 특효약이다. 특히 마음도 몸도 움츠려드는 겨울 속 일상탈출에 겨울바다만큼 좋은 소재도 없다. 복잡하고 답답한 회색빛 도시를 벗어나 한가롭고 탁 트인 겨울바다에서의 쉼(Pause)은 보상이 된다. 보상을 누리기 위해 지난 설 연휴동안 동해 바다로 떠나는 첫 열차에 몸을 실었다.

이른 새벽, 아직도 어둑한 창가에 기대앉아 곧 만나게 될 겨울바다를 그려보았다. 기차는 어느덧 종착역에 다다르고, 고요한 속초해변의 그림 같은 풍광이 눈 속 가득히 들어왔다. 겨울바다는 언제나 그랬듯 항상 그 자리에서 차분한 모습으로 서두름 없이 방문객을 반기고 있었다.

삼삼오오 각자의 방식대로 겨울바다를 즐기는 가족들과 연인들이 눈에 띈다. 그들은 마치 서로의 거리를 안전선으로 여기듯 낯선 이방인의 접근을 어색해한다. 서로 만나 어울리고 가까이서 정을 나누던 모습이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해 슬그머니 자취를 감추고, 고립된 사회생활이 권고되는 각박한 시대가 되어버렸다. 서글프고 안타깝다. 팍팍한 마음을 보듬어 안아주는 듯 눈앞에 펼쳐진 겨울바다가 어머니의 품처럼 한없이 인자하고 따뜻하다.

속초에서 강릉으로 향하는 동해고속도로를 타고 주문진항에 들어서면 갓 잡은 수산물을 가득 채우고 귀항하는 어선들의 뱃고동 소리, 신선하고 맛있는 수산물을 흥정하는 상인들과 관광객들의 시끌벅적함이 정겹게 느껴진다. 이곳에서 느끼는 시끌벅적함은 도시의 소음이 아니라 우리네 삶을 생동감 넘치게 하는 정감 있는 소리이다.

항구 저 편에서 불어오는 칼칼한 바닷바람과 소금기 가득한 항구의 비릿한 냄새가 오늘따라 유난히도 향긋하다. 곧 봄 향기 가득히 몰고 올듯하다. 항구가 보이는 귀퉁이 오래된 횟집에 앉아 갓 잡은 싱싱한 회 한 접시와 소주 한 잔을 기울이며 살아 숨 쉬는 겨울바다의 정취를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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