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애경의 플러스라이프] 시니어모델 ‘서성만’의 매력 톺아보기…‘겸양과 배려로 점철된 당당함’

박애경 기자
  • 입력 2022.02.25 10:58
  • 수정 2022.03.04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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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에서 모델로...서성만의 변신은 무죄!
모델 서성만, “정체되지 말고 도전하라!” 

(시니어모델 ‘서성만’. 촬영=김남기 기자)

[이모작뉴스 박애경 기자]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는 광고 카피가 있다. 80년대 순수미인의 아이콘인 여배우 김미숙을 파격적인 모습으로 조명한 어느 화장품 광고 속 카피였다. 이후 이 카피는 ‘남자의 변신은 무죄!’로 패러디되어 회자되었다. 이 카피에 딱 들어맞는 모델을 만나러 서울 도곡동에 위치한 엘리트모델에이전시(EMA)를 찾았다. 시니어모델계에 새롭게 등장한 모델 서성만 씨가 만나 볼 주인공이다. 사실 그는 현재 호텔토털솔루션 제공업체인 (주)서종글로벌 대표이기도 하다. 기업가라는 본캐(원래 모습)에서 모델이라는 부캐(새로운 모습)에 도전하려는 그의 매력을 톺아보았다.

그의 첫인상. 당당했다. 검은색 아가일패턴 퀼팅점퍼에 스키니진을 입고 나타난 그의 모습은 마치 할리데이비슨 라이더를 연상시켰다. 이제 막 모델계에 입문한 새내기치고는 아우라가 남달랐다. 어쩌면 그에게서 풍기는 당당함은 아주 오래전부터 자신의 삶에서 체득한 자연스러움인지도 모른다. 모델 서성만이 궁금해졌다.

 서종글로벌이라는 호텔토털솔루션 업체를 운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기업가에서 모델로의 변신이 신선하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는가? 

 “서종글로벌 대표로 일한지 6년째이다. 이전에는 앰배서더호텔그룹 계열사 대표로 일했다. 그러고 보니 호텔업계에 몸담은 지 벌써 20여년 되었다. 모델에 대한 꿈은 아주 오래전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시간과 도전할 용기가 부족했다. 이순(耳順) 중반에 용기를 낸 이유는 60 고갯길에 자칫 흐트러지기 쉬운 심신을 재정비하고, 새로운 목표에 정진함으로써 루틴(routine)한 일상에 새 활력소를 충전시키고 싶은 바람에서였다. 그동안 주변에서의 적극적인 권유도 용기 내는데 도움이 됐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이곳 EMA 알렉스 강 대표님과 인연이 되어 지난해 CEO Model 1기 과정을 수료하고 모델 분야에 발을 들이게 됐다.”

(시니어모델 시상식. 사진=서성만 제공)

 입문한지 얼마 되지 않은 새내기모델이라 활동경험이 많지 않을 것 같다.

 “그렇다. 지난해 EMA에서 6개월 CEO과정 수료한 후 강남역 모나코 스페이스(Monaco Space)에서 열린  EMA Fashion Week가 나의 첫 런웨이(runway) 무대였다. 이후 ‘The look of the year, Korea 한국 시니어모델 선발대회’에 참가했다. 이 대회는 1983년 이태리에서 시작된 세계적인 패션모델 선발대회인데, 이곳에 참가할 한국대표를 선발하는 대회이다. 이 대회에서 1차 예비심사를 통과한 후, 2차경선 약 170명 중 본선 50명에 선발되어 오는 3월 28일 워커힐에서 열리는 최종본선을 앞두고 만전을 기하고 있다. 본선에서 최종 6명의 모델이 선발될 예정이다.”

(시니어모델 ‘서성만'의 매력은 자신감. 사진=서성만 제공)

 첫 런웨이에 올랐을 때 어떤 감정이었는지 궁금하다.

 “처음에는 많이 떨렸다. EMA Fashion Week 무대는 총 5개로 구성되었는데, 그중 1개는 여성모델들만의 무대였고, 나머지 4개 무대에만 남성모델이 오를 수 있었는데 무슨 자신감인지 4개 무대를 모두 신청했다. 진행과정을 어떻게 소화해야하는지 무척 당황스러웠다. 1시간 30분 전에 미리 도착해 전체 진행 분위기와 동선을 파악하고, 알렉스 강 대표님과 김부은 교수님의 친절한 지도 덕분에 안정을 되찾았다. 막상 무대 위에 서니 떨림과 긴장은 사라지고 당당하게 실수 없이 즐길 수 있었다. 게다가 기자들을 포함해 현장에 있던 많은 분들이 칭찬을 해주어서 엄청난 자신감을 얻게 됐다.”

 앞으로 어떤 활동을 계획하고 있는가?

 “시니어모델계가 3년 전부터 유행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현재 시니어모델로 활동하는 사람들도 많고, 또 도전하려는 사람도 많다. 그만큼 관심이 많아지다 보니 시니어모델을 가칭한 대회도 많이 열리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자격이 허락되는 한, 명성과 권위 있는 대회에 지속적으로 참여해서 스스로의 능력이 어디까지인지 테스트를 해보고 싶다. 아울러 선배, 동료들과 시니어무대의 중심에 서서 한국 시니어모델 발전과 권위를 향상시키는 데 일조하고 싶다.”

(시니어 모델 동료들과 함께. 사진=서성만 제공)

모델로 변신한 그의 부캐 이야기를 잠시 멈추고, 본업인 기업가 서성만의 본캐 이야기로 화제를 돌렸다. 그는 본래 삼성그룹 공채 24기로 입사했다. 대학에서는 건축을 전공했고, 대학원에서는 호텔경영을 전공했다.

2006년 앰배서더호텔그룹의 대표로 자리를 옮기면서 중저가 호텔, 이른바 비즈니스호텔 시장의 미래가능성을 확장시키는데 역할을 다했다. 현재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주)서종글로벌은 앰배서더호텔그룹의 계열사로부터 분사된 회사이다. 그는 지난 20여 년간 개발기획에서부터 오픈까지 기술지원, 시설관리, 운영자문 및 관리 등 호텔 관련 특화된 업무를 책임감 있게 수행하고 있다. CEO로서의 책임감은 인터뷰 내내 서종글로벌의 기업가치와 비전을 어필하는 그의 모습에서 여실히 엿볼 수 있었다.

(시니어모델 ‘서성만’. 촬영=김남기 기자)

 기업을 운영하는 일이 만만치 않을 듯한데, 본업과 병행해 모델 활동을 할 수 있는 물리적 여건이 가능한지 궁금하다.

 “서종글로벌은 매출 규모는 아주 작은 기업이지만, 역량 면에서 보면 국내에서 호텔 분야에 가장 특화된 기업이라 할 수 있다. 호텔 컨설팅, 호텔 기획, 설계 및 시공, 오픈 시까지 최적의 호텔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운영방안과 기술지원 업무(TS: Technical Service) 등 토털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호텔 개발에 있어 A to Z가 되는 기업이다. 아울러 내부고객(직원)들은 10~25년을 함께 호흡 한 직원들이라 자체 조직력으로 잘 운영되고 있다. 따라서 나는 기업운영 방향제시와 고객들과의 지속적 관계 형성을 위한 큰 틀에서의 경영관리를 하고 있고, 오히려 모델 활동 병행이 경영에 있어서도 시너지를 낼 것으로 확신한다."

 기업가로서 삶과 모델로의 삶 중에서 마음 속 우선순위를 두자면?

 “어려운 질문이다. 상황에 따라 우선순위는 조절해야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기업의 안정적 성장과 고객과의 신뢰 유지, 그리고 모델 활동 모두가 내 삶에 중요하다고 생각해, 무엇이든 최선 다하는 모습을 보여 드릴 것이다.”

 기업가로 살아온 시간이 모델 활동에 도움이 되는가?

 “지금은 두 분 모두 작고하셨지만, 아버님은 교육자이셨고 어머님은 독실한 크리스천이셨다. 엄격한 부모님의 가르침 아래 성장해서인지 올바름과 양심, 신뢰와 의리, 겸양과 배려가 익숙했다. 덧붙여 리더십도 강했다. 이러한 나의 삶의 태도가 정도경영을 하는데 큰 보탬이 된다. 또한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시절인연 가운데 좋은 분들과 꾸준한 인맥을 이어가면서 그들과 어우러져 사회봉사, 취미활동을 함께 한 경험들이 향후 모델 활동에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패션모델, 광고모델 등 모델분야도 다양한 것 같다. 어떤 분야에 더 관심을 갖고 활동하고 싶은가?

 “패션모델 뿐 아니라 가능하다면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싶다. 만약 광고모델로 발탁이 된다면 힘들고 어려운 일을 극복하는 과정의 감동을 다룬 다큐성 광고를 찍고 싶다. 그리고 아직은 부족하지만 연기에도 도전하고 싶다."

(시니어 모델 서성만 The look of the year, Korea 참가. 사진=서성만 제공)

 모델 활동을 하면서 얻은 것과 잃은 것이 있다면?

 “우선 얻은 것이 있다면 자신감과 건강이다. ‘The look of the year, Korea 한국 시니어 모델 선발대회’를 준비하면서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고, 뿐만 아니라 60중반 넘어 자칫 흐트러지기 쉬운 체형 교정과 식단조절을 통한 건강관리를 하게 됐다. 지금은 헬스클럽에 등록해 일과 후 PT를 받아가며 열심히 운동하고 있다. 무엇보다 젊어지려는 마음가짐이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정신건강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얼마 전 종합검진을 했는데 당뇨와 콜레스트롤 수치가 안정권이라고 해서 상당히 기뻤다. 이러한 기분 좋은 현상들로 인해 하루가 설레고 기쁘다.

다만, 잃은 것이 있다면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예전만큼 많지 않다. 게다가 식단조절을 하다 보니 맛있는 음식을 가족과 함께 즐기는 일도 적어졌다."

( 15년째 취미로 하고 있는 색소폰을 연주. 사진=서성만 제공)

 요즘 하루 일과를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

 “야산이 바로 옆에 있어 공기가 참 좋은 곳에 살고 있다. 그래서 매일 아침 5시경에 일어나 신선한 공기와 함께 가벼운 산책을 하면서 워킹연습을 한다. 식단에 맞춰 아침식사를 한 후 출근해 직원들과 일정을 점검하고, 퇴근 후에는 헬스클럽에서 PT를 받아가며 모델로서의 기본 체형을 다듬고 있다. 당분간 고객들과의 약속은 저녁을 피하고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점심이나 티타임(tea time)으로 대신하고 있다. 휴일에는 지인이나 고객들과 골프를 즐기기도 하고, 혹은 주로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마치고 나서 서너 시간 걷거나 음악연습실에서 15년째 취미로 하고 있는 색소폰을 연주한다.”

그는 매일 한 시간 이상을 워킹연습에 할애한다고 한다. 특별하게 갖추어진 장소가 아니라 한산한 전철 안 통로, 오가는 길에 마주하는 횡단보도, 철마다 빛깔을 바꾸는 동네 야산의 산책로가 그의 런웨이가 된다. 그의 사무실은 책상만 있고 의자가 없다. 모델로서 마땅히 갖추어야 할 바른 자세를 익히기 위해서라고 한다. 일상 속 모든 장소와 도구가 그의 모델 연습에 사용되는 툴(Tool)인 셈이다.

 시니어모델이라고 하기에는 젊어 보인다. 비결이 있는가?

 “주변에서 그렇게 평가할 때가 가장 기분이 좋다. 겸손치 못한 얘기가 될 수도 있지만, 내가 생각해도 동년배보다 젊어 보이는 것 같아 기쁘게 생각한다. 딸아이와 내자의 충고대로 늘 긍정적인 생각, 규칙적인 운동, 식단 조절, 바삐 움직이는 것이 비결인 것 같다. 그리고 100세 시대에 살고 있으니 부지런한 자기관리가 젊음을 유지하는 비결이라는 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 한복도 잘 어울리는 서성만 시니어 모델. 사진=서성만 제공)

 모델로 변신한 후 변화된 모습이 있다면?

 “그동안 망설이다 도전을 못했는데, 막상 도전해보니 나도 모델을 할 수 있다는 숨겨진 DNA를 발견한 것이다. 이젠 도심 어디를 걸어도 사람들 의식하지 않고 모든 길이 런웨이라고 생각하고 바로 걷는 습관이 생겼다. 이러한 습관 덕분에 이전보다 몸이 바르게 세워진 느낌이다. 배 둘레와 체구도 슬림해졌고, 무엇보다 식단조절로 장도 편하고, 점점 대사증후군에서 해방되는 느낌이다. 그리고 얼굴표정도 밝아지는 변화가 온 것 같아 흐뭇하다.”

 어떤 모델이 되고 싶고, 또 기억되고 싶은가?

 “심신이 멋진 모델! 외형도 중요하지만 배려하고, 양보하고, 매너 있고, 겸손하고, 작은 것에도 감사하고, 의리를 지키는, 속 깊은 신사모델이 되고 싶다. 그러한 태도가 익숙해져 왔다고 자부하지만, 부족한 것은 좀 더 배워가다 보면 내가 원하는 모델이 될 거라 자신한다. 훗날 “외내형으로 멋진 모델”이라고 기억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60대 후반의 나이가 믿겨지지 않는다. 사진=서성만 제공)

 인생후반, 변신을 시도하는 시니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인생철학이 있다면?

 “정체되지 말고 도전하라! 지금 우리는 100세 시대에 살고 있다. 그 어느 때 보다도 정신적, 육체적 건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건강할 때 자기가 하고 싶은 일에 반드시 도전해라.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니 망설이지 말고 도전하는 순간 50%는 성공한 것이다. 도전하면 몸속의 세포 50%가 건강해지고 젊어짐을 스스로 느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다보면 새로운 삶에 행복해질 것이다. 시니어들이 부러워할 대상은 많이 배우고, 많이 가지고, 높은 명예가 아니라, 누구보다도 건강을 유지해가며 어떠한 것이든 도전한 새로운 삶에 최선을 다하며 매일을 즐겁게 살아가시는 분들이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이순후반에 새로운 삶에 도전해 오늘도 열심히 하루일과를 즐기며 소화하고 있다. 시니어 여러분, 망설이지 말고 도전하길 바란다.”

내가 본 그의 첫인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서성만의 매력은 역시 ‘당당함’과 ‘자신감’이었다. 그의 당당함은 오랜 세월 그가 지키고 실천하고자 했던 삶의 철학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아차리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새내기 모델인 그가 마치 오랜 경력을 지닌 베테랑 모델의 아우라를 지닌 것은 올바름과 양심, 신뢰와 의리, 겸양과 배려로 점철된 생(生)의 시간들 덕분이라고 생각했다.   

(마스크 속에 감춰진 포스?. 사진=서성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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