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 이명 고령환자, 정상그룹 대비 자살사고 2.5배, 심리적 고통 1.9배 높아
[이모작뉴스 송선희 기자] 외부에서의 청각적 자극 없이 귓속에서 지속적으로 소음이 들리는 현상을 이명(耳鳴)이라고 한다. 이 질환은 국내 성인 기준 유병률이 20.7%에 달하며 매년 3%씩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명은 청각 뿐 아니라 수면의 질, 집중력 저하, 우울감 등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노인의 경우 이명을 앓고 있다면 정신건강뿐 아니라 삶의 질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이용제 교수, 차의과대학 가정의학과 박혜민 교수(제1저자), 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정진세 교수,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가정의학과 김종구 교수팀은 <노년층의 이명과 정신건강 및 삶의 질의 연관성>을 밝힌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연구팀은 제6기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60세 이상 79세 이하 5,129명을 대상으로 이명과 정신건강, 삶의 질 저하 관계를 분석했다. 연구대상군은 이명 정도에 따라 △정상, △경도이명, △심한 만성이명 등 3그룹으로 분류했다. 정신건강은 △우울감, △심리적 고통, △자살 사고 3개 항목을 평가했고, 삶의 질은 EQ-5D 조사표에 따라 △운동능력, △자기관리, △일상 활동, △통증 및 불편, △불안 및 우울 5개 항목으로 분석했다.
연구 결과, 심한 만성이명 그룹은 정상그룹보다 우울감이 1.7배, 심리적 고통이 1.9배, 자살 사고가 2.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p< 0.001).
심한 이명을 앓고 있는 노인은 삶의 질 저하 위험도 역시 현저하게 컸다. 심한 만성이명 그룹은 정상그룹과 비교해 운동능력 저하가 1.8배, 자기관리능력 저하가 2.1배, 일상 활동 제한이 2배, 통증 및 불편감이 1.9배, 불안 및 우울감이 2.1배 높았다.
연구를 주도한 이용제 교수는 “이명과 우울증은 여러 가지 공통적인 위험인자를 공유하고 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이명이 노인의 정신건강뿐 아니라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명은 수면의 질 저하로 이어져 생체 리듬이 파괴될 수 있고, 이는 행복호르몬인 세로토닌의 대사에 악영향을 미쳐 호르몬의 불균형을 가져와 인체 전반에 영향을 준다”며 “노인 이명 자체의 치료뿐 아니라 정신건강과 삶의 질 향상을 고려한 포괄적인 치료를 실시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노인의학 국제학술지인 ‘Journal of Applied Gerontology’에 「Tinnitus and Its Association With Mental Health and Health-Related Quality of Life in an Older Population: A Nationwide Cross-Sectional Study(노인에서 이명이 정신건강,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