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건희의 산책길㊳] 우크라이나를 위한 기도 ‘세계 평화 염원 특별 콘서트’

천건희 기자
  • 입력 2022.03.28 16:51
  • 수정 2022.03.28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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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팝스오케스트라, 지난 3월 2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평화염원 콘서트 열어

촬영=천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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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작뉴스 천건희 기자] 인류 역사상 지구촌에 전쟁이 없었던 기간은 아주 짧다고 한다. 특보로 전해지는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의 참상은 잔혹함과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상황을 진심으로 안타까워하며 돕고자 노력하는 이들을 만났다. 지난 3월 2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펼쳐진 <세계 평화 염원 특별 콘서트>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식과 세계 평화와 우리 온 국민의 화합을 기원하는 뜻 깊은 공연이었다.

촬영=천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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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홀 로비에 들어서니 『Pray for UKRAINE』 이라고 쓴 현수막이 보였다. 아티스트 허욱 작가가 제작해 기부했다는 ‘PEACE’가 들어간 콘서트 이미지는 포토존으로 만들어졌다. 음악회의 취지를 응원한다는 뜻으로 많은 관객들은 우크라이나 국기의 노랑과 파란색을 담은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팸플릿 옆에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의 성명서」가 놓여 있어 전쟁이 현실로 다가왔다.

촬영=천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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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본토에 전면전을 시작한 지 한 달이 지났습니다.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국가를 파괴하려는 부당한 시도와 잔혹한 조국 점령에 맞서 최선을 다해 싸워 오고 있습니다. (중략)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위한 우리의 염원이 실현되도록 도와주세요. 함께 승리합시다.

촬영=천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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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홀 무대는 우크라이나 국화인 해바라기로 장식되어 있다. 서울팝스오케스트라 하성호 지휘자는 ‘음악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자’는 뜻으로 음악인들의 재능기부와 코리아헤럴드, 예술의전당,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등 많은 도움을 받아 <세계 평화 염원 특별 콘서트>가 3주 만에 이루어졌다고 전했다.

서울팝스오케스트라는 1988년 창단 후 34년간 클래식의 대중화를 위해 힘써온 다국적 단체다. 총 72명의 단원 중 4명의 우크라이나 연주자, 8명의 러시아 연주자를 포함해 스무 명 가량의 외국인 단원이 속해있다. 그 중 우크라이나 출신 더블베이스 연주자인 지우즈킨 드미트로는 고국을 지키기 위해 3월 초 한국을 떠나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40대의 그가 악기 대신 총을 들고 탱크 앞에 선 사진은 전쟁 비극의 단면을 보여주었다.

음악회는 서울팝스오케스트라의 애국가와 아리랑이 조화를 이룬 ‘대한민국 판타지’로 시작해 클래식, 팝, 국악, 대중가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평화를 기원하는 곡들로 이루어졌다. 바리톤 고성현은 전쟁에 나가는 아들을 보내는 아버지의 마음을 담은 ‘대니 보이(Danny Boy)’와 소프라노 진윤희와 함께 세계 평화와 인류애를 노래한 ‘나는 믿어요(I Believe)’를 들려주었다. 성악 앙상블 라클라세(La Classe)의 ‘볼라레(Volare)’는 분위기를 희망차게 만들어 주었고, 판소리계 신동인 11살의 김태연은 태극기와 무궁화로 수놓은 한복을 입고 나와 위로의 노래인 ‘바람길’을 불러 관객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우크라이나 국적의 바이올리니스트인 살로 세르게이(좌)와 러시아 국적의 바이올리니스트인 크냐제바 올가(우)
우크라이나 국적의 바이올리니스트인 살로 세르게이(좌)와 러시아 국적의 바이올리니스트인 크냐제바 올가(우)

이번 무대에는 서울팝스오케스트라 단원 중 우크라이나 국적 바이올리니스트와 러시아 국적 바이올리니스트가 나란히 앉아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었다. ‘집시 열정(Gipsy Passoin/ 편곡 서울팝스)’에 수록된 ‘몰도바(Moldova)’와 ‘종달새(Skylark)’를 각각 연주하며 우정의 무대를 보여준 것은 감동 그 자체였다. 예술은 이념과 전쟁을 뛰어넘어 진정한 화합을 보여줄 수 있음이 느껴졌다.

음악인이자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친선대사인 장사익은 ‘봄날은 간다’, ‘님은 먼 곳에’ 그리고 ‘봄비’를 한국 고유의 정서를 고스란히 전달하는 특유의 창법으로 열창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국적의 바이올리니스트인 살로 세르게이와 러시아 국적의 바이올리니스트인 크냐제바 올가를 관객들에게 소개하면서 이 음악회의 취지를 다시금 일깨워 주는 울림을 주었다.

“오랜 인류의 역사 속에서 우리는 고작 100년을 살아갑니다. 한 점에 불과한 이 시간에 이념이나 정치로 싸우고 미워할 시간이 있겠습니까?....오늘의 음악이 평화의 메아리가 되어 우크라이나와 세상에 울리길 바랍니다.”

촬영=천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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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회는 서울팝스오케스트라의 ‘신세계 교향곡 팝스’에 이어, 앵콜곡으로 1988년 서울올림픽 주제가였던 ‘손에 손잡고’로 마무리됐다. 관객들은 모두 평화와 화합을 간절히 염원하는 마음으로 음악에 맞추어 두 손을 흔들며 평화를 기원했다.

지구촌의 고통에 외면하지 않고, 평화를 원하는 음악의 소리를 크게 울린 서울팝스오케스트라와 재능기부로 출연한 음악인들의 수고에 박수를 보낸다. 우크라이나에 빨리 평화가 오기를 기도하는 마음과 함께 평화는 반드시 지켜져야 함이 더 가슴 깊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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