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 노가리 골목의 희망노래

고석배 기자
  • 입력 2022.06.13 12:56
  • 수정 2022.06.14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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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작뉴스 고석배 기자] 2022년 4월 21일 새벽 백년을 가라고 백년가게로 지정된 을지로 노가리골목의 ’을지OB베어‘ 간판이 내려졌다. ’문화적 가치‘는 결국 ’경제적 가치‘의 자본논리에 이길 수 없었다. 그럼에도 옛 을지OB베어 맞은편에서는 매일 밤 ’문화제‘가 열린다. 어느 날은 콘서트를 하고 어느 날은 시낭송회를 한다. 디스크쇼가 있는 날은 신나는 신청곡과 함께 흥겨운 춤판도 벌어진다. 을지OB베어를 힙하게 사랑하는 사람들이 공대위(공동대책위원회)를 만들어 매일밤 저항의 축제를 벌이고 있다. 문화제가 끝나면 을지로 노가리골목을 행진도 하고 피케팅도 한다. 그들은 노가리 골목이 을지OB베어의 거리라고 주장하지 않는다. 다양성이 인정되는 상생의 거리이고 우리 모두의 거리임을 주장한다. 매일밤 자발적으로 문화제에 참가하는 대부분은 42년 을지OB베어보다 나이가 어린 20, 30 MZ세대이다. 그들은 을지OB베어의 노가리보다 치즈와 소시지를 더 좋아하는 단골들이었고 그곳의 알바생들이었고 그 친구들이었다. 그들은 슬퍼하지만 울지 않는다. 그리고 행진하며 힙지로를 가득메운 동년배 MZ세대에게 이렇게 외친다.

“여러분 저희는 이상한 사람들 아닙니다... 그렇게 지켜왔던 을지로 노가리 골목이란 이름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 슬퍼서, 그렇게 사라지다가 우리도 사라질까 봐, 서울에서 장사하는 모든 가게들이 쫒겨날까 봐 그게 두려워서 모였습니다.” 

희망의 노래 (꽃다지, 류금신 원곡)

너의 빈 잔에 술을 따라라
너의 마음에 문을 열어라
피맺힌 노동의 무너진 가슴에
우리 희망의 술을 따라라
보라 거대하게 몰아치는
태풍의 쓰라린 칼바람
저 더러운 것들 싹 쓸어서
우리 해방의 불 밝히리라 
나의 슾픔도 가져가거라
나의 눈물도 가져가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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