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은 유전질환이다’ 오해와 진실

송선희 기자
  • 입력 2022.07.27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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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암의 약 5~15% 정도는 가족력
대부분 암은 유전력이 없는 산발성 암

‘암은 유전질환이다’ 오해와 진실 ⓒ게티이미지뱅크

[이모작뉴스 송선희 기자] 종합검진 문진표에 보면, 가족들의 암 유무를 묻는 항목이 있다. 주변 지인들의 상갓집에서 암으로 돌아가신 분들이 있으면, 먼저 가족력을 의심해 본다. ‘암은 유전질환이다’라는 말에 오해와 진실은 무엇일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전체 암의 약 5~15% 정도는 가족력이고, 대부분 암은 유전력이 없는 산발성 암이다.

경희대학교병원 병리과 성지연 교수<br>
경희대학교병원 병리과 성지연 교수

경희대학교병원 병리과 성지연 교수는 “암 발생에 대한 축적된 연구로 이제는 ‘암은 유전질환이다’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으나 동시에 유전질환이라는 표현 때문에 자녀에게 물려줄 수 있는 질환이라는 오해가 발생하기도 한다”며 “물론, 전체 암의 약 5~15% 정도는 가족력에 의해 발생하는 가족성(유전상)암이지만, 이외의 대부분 암은 우리 몸을 구성하는 체세포 내 유전자 변이에 의해 발생하는 유전력이 없는 산발성(sporadic) 암”이라고 말했다.

암은 유전질환이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유전은 유전자와 관련된 질환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환경적 요인에 영향을 받지 않는가? 이 또한 아니다.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정상세포가 무수히 분열하고 재생하는 과정을 겪는다. 그 과정에서 변이가 발생하는데 암종별로 차이는 있지만 흡연, 환경오염, 잘못된 식습관 등 환경적 요인에 기인해서 발생하기도 한다.

성지연 교수는 “개인별 보유하고 있는 유전자는 세포 및 조직검사를 거쳐 암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데 활용되는 중요한 판단인자 중 하나”라며 “현 추세를 살펴보면, 뇌종양을 필두로 유전자 검사 없이는 정확한 진단명을 붙일 수 없을 정도로 유전자와 관련하여 진단이 세분화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과거에 비해 암의 진단과 치료에 있어 변이 유무를 확인해야 할 대상 유전자가 점차 많아지고 있다. 그만큼, 폭넓게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치료방법이 진화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에 발맞춰 특정 유전자만을 대상으로 변이를 검사했던 기존과는 달리, 2017년부터 새로운 검사기법을 환자진료 영역에서 적극 활용되고 있다. 바로 차세대 염기서열분석법, 일명 NGS 검사다.

성 교수는 “한 번에 한 개의 유전자만을 보는 검사에서 이제는 100~500개 이상의 유전자를 한 번에 볼 수 있는 검사로의 전환으로 진단기술이 혁신적으로 향상됐다”며 “비용측면에서 보면 NGS 검사가 비싸지만, 유전자 하나당 드는 비용으로 따져볼 때 훨씬 저렴하다”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효과가 입증된 표적치료제가 있는 유전자 변이는 많지 않다. 하지만, 임상시험 중인 표적치료제의 치료대상에 해당되는 유전자 변이가 발견되어 참여할 기회가 생길 수도 있다. 또한, 암종의 유전자 변이에 대한 정보가 모이면 새로운 치료제의 개발이 앞당겨질 수 있으므로, NGS 검사는 환자 개인 측면, 더 나아가 의료계 발전 측면에서 매우 유용한 검사임은 틀림없다.

성 교수는 “과거에 비해 암환자의 생존율은 점차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사망원인의 1위라는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며 표적치료제에 반응이 좋았던 환자도 내성으로 인해 재발을 겪을 수 있는 것처럼 아직은 불확실성이 가득한 미지의 영역”이라며 “하지만, 정밀진단·의료를 적용해나가고 있는 만큼, 환자 개인별로 보유하고 있는 유전자, 더 나아가 세포 내의 유전정보 전체인 유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적극적인 연구를 통해 더욱 발전된 치료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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