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 세상에 눈뜬 노인들의 감동 전시회, ‘서울 문해교육 시화전’

김경 기자
  • 입력 2022.10.05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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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9일까지 서울 돈의문박물관마을에서 개최
“문해 안경을 쓰면 알지 못했던 세상의 비밀을 알 수 있다”

(좌)서울특별시장상 홍순연 학습자(영등포평생학습관 영등포행복학교) 작품-(우)서울특별시평생교육진흥원장상 최순란 학습자(용산구평생학습관) 작품 / 제공=서울시
(좌)서울특별시장상 홍순연 학습자(영등포평생학습관 영등포행복학교) 작품-(우)서울특별시평생교육진흥원장상 최순란 학습자(용산구평생학습관) 작품 / 제공=서울시

[이모작뉴스 김경 기자] 글로 피운 인생의 꽃 <서울 문해교육 시화전>이 오는 10월 6일부터 19일까지 서울 종로구 돈의문박물관마을에서 개최된다. 특히 글로 세상에 눈을 뜬 감동을 전한 6‧70대 고령자의 작품이 눈길을 끈다.

# 나는 안경을 쓴 것처럼 / 밝게 보인다 / 문해 안경을 쓰면 / 알지 못했던 세상의 비밀을 알 수 있다 / 몰래 접어 두었던 내 꿈을 펼칠 수 있다

-서울특별시장상 홍순연(67), ‘문해의 안경’

# 우유배달 20년 넘게 해서 / ‘빙그레 어데가?’ / 학교에 가니 빙그레가 최순란이 되었다 / 깜깜했던 세상이 이제야 제대로 보인다

-서울특별시평생교육진흥원장상 최순란(79), ‘이제야 내 세상’

이처럼 배움을 통해 인생의 봄을 찾고 자기만의 꽃을 피우는 서울시 문해교육 학습자들의 시화작품을 이번 전시회에서 다양하게 관람할 수 있다.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원장 직무대행 이회승)이 주최하는 이번 <서울 문해교육 시화전>은 유네스코가 정한 ‘문해의 달’ 행사의 하나로 서울 지역의 성인 문해 학습자들의 학습 성과를 시민과 나누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기획된 행사다. 지난 2019년부터 매년 개최되고 있다.

올해는 ‘누구나 저마다의 꽃을 피운다’를 주제로, 코로나19 세계적 유행 이후 2년 만에 대면 행사로 열린다. 올해 시화전에는 지난해보다 38점 많은 218점의 작품이 접수되었고, 그 중 심사를 거쳐 선정된 40개 수상작이 전시된다.

40개 수상작은 서울특별시장상 3편, 서울특별시교육감상 6편, 서울특별시평생교육진흥원장상 15편, 전국 문해교육 시화전 입상작 16편이다.

심사위원회의 이문재 시인은 심사평을 통해 “작품 속 어르신들을 문자 해득 능력을 갖추며 세상에 두 번 태어난 사람들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동안 벽처럼 느껴졌던 문자가 이제 세상과 통하는 창(窓)이 되었다. 스스로 두 번째 생일을 만드신 분들께 축하를 전한다”고 말했다.

서울특별시장상을 받은 홍순연(67) 학습자는 <문해의 안경>이라는 작품에서 글로서 세상에 눈을 뜬 기쁨과 희망을 안경에 비유해 표현했다. 3대가 같이 사는 집에서 가장으로 살아가느라 늦은 나이에 공부를 하게 됐지만, 이제는 배움을 통해 그동안 몰랐던 세상을 알아가며 느끼는 삶의 희망과 설렘을 작품에 담았다.

서울특별시평생교육진흥원장상을 받은 최순란(79) 학습자는 <이제야 내 세상>이라는 작품에서 “우유 배달을 20년 넘게 하는 동안 사람들이 빙그레라고 불렀는데, 글을 배우러 학교에 가니 사람들이 이름을 불러줘 신기했다”며, 글을 몰라 부끄러웠던 지난날에서 벗어나 배움으로 새롭게 얻은 삶에 대한 감동을 전했다.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현장에서 관람 후기를 등록하면 추첨을 통해 시화전 기념품을 제공하는 등 기획 행사도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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