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환자의 동화적 상상력 연극 '할배 동화'

김경 기자
  • 입력 2022.11.14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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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배동화. 사진= 극단 애락 제공
할배동화. 사진= 극단 애락 제공

[이모작뉴스 김경기자] 연극 ‘할배 동화’는 실향민 1세대 노인에 대한 이야기다. 그래서 노인연기를 해야 하는 연극 배우의 비중이 무엇보다 높다. 이 연극은 극단 ‘애락’에서 만들었다. 이 극단은 60대 후반에서 80대 초반의 단원들로 올해로 5년째 공연을 이어오고 있다. 안원들은 주로 노인들의 희노애락을 담고,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극으로 다룬다.

연극 ‘할배 동화’는 치매로 기억이 희미해지는 실향임 1세대 노인은 탈북 여성을 딸로 착각하면서 동화 같은 일이 펼쳐진다. 이제는 예전만큼 많지 않은 실향민 이산가족 노인의 평생 잊을 수 없는 한과, 자유를 얻고자 탈출한 이가 남한에 적응하는 어려운 상황이 세밀하게 그려진다.

작품은 치매 환자의 동화적 상상력으로 꿈같이 행복한 서사를 이어간다. 죽음을 목전에 둔 노인의 애환을 또 다른 노인들이 펼치는 유아적인 놀이는 동화적인 이야기보다는 살아생전에 돌아갈 수도 볼 수도 없는 남북이산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바라보는 또 다른 아픔이다.

이념이나 정치적 견해를 떠나서 동시대가 가진 실향 노인들의 아픔들이 고스란히 우리 앞에 치매라는 슬픔을 동화적으로 표현한다., 아직도 한이 되어 죽어도 편하게 죽을 수 없는 염원이 비현실처럼 우리 앞에 나타난다. 노인으로 구성된, 노인을 위한 극단답게 이번 작품에서도 고령층의 애환과 사회 속 문제의식을 담담하게 담아냈다.

극단 애락 단원. 사진=극단 애락 제공

극단 ‘애락’은 이번 공연 이후에는 연극에 관심이 있는 시니어를 대상으로 워크숍 공연을 준비하면서 참가할 배우를 모집하고 있다. 공연은 11월16일부터 19일까지 평일 오후 7시, 토요일 오후 3시 학산소극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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