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77세 대학생 새내기 손수춘의 ‘할아버지의 일생’

김남기 기자
  • 입력 2022.12.16 17:54
  • 수정 2022.12.19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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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세 대학생 새내기 손수춘의 ‘할아버지의 일생’

어려웠던 시절엔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하고 나이 들면 추억을 먹고 산다는 말이 있듯이 아련히 그때를 떠올려보고 올바르게 제대로 살았는지.
성공한 인생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 살았다고 손주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 할아버지의 일생. 손수춘

[이모작뉴스 김남기 기자] 올해 77세 손수춘 씨는 극동대 사회복지학과 2022학번 새내기이다. ‘할아버지의 일생’을 주제로 자서전을 만들 계획을 세우고, 벌써 몇 년 전부터 제목만 지어 놓고 준비만 했다. 글쓰기를 배워보니까 용기가 났다. 글은 매끈하게 못써도 자서전에 나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순수한 맛이 살아날 것 같았다.

만학도이자 작가 손수춘 씨는 일본 동경에서 태어났다. 해방과 더불어 가족과 함께 한국으로 들어와 가난과의 사투와 6.25 등 한국 현대사의 질곡을 겪었다. 어린시절 추억, 입대, 첫사랑 이야기 등 자기 삶의 페이지들을 자서전에 담아냈다.

그리고 자신이 눈으로 보고 경험했던 국내외 여행기를 추억과 함께 실었다. 미국 동·서부 여행, 유럽 여행, 태종대의 추억, 필리핀 래프팅 체험, 설악산 울산바위 등 다양한 여행스토리를 엮어냈다.

오랜 세월 희노애락을 함께하면서 삶의 진솔한 내음을 담은 자작시와 수필도 담겨있다.

만학도이자 작가 손수춘 씨는 일본 동경에서 태어났다. 해방과 더불어 가족과 함께 한국으로 들어와 가난과의 사투와 6.25 등 한국 현대사의 질곡을 겪었다. 사진=손수춘 제공

너 여기 멈추었다.
미로들을 마주하니

소중했던 지난날의 추억들은
아름답게 빛난다.

무정한 세월은 흘러가도
그때 그 자리는 변함없다.

나 오늘도 여기에 서서
길을 찾는다.

그 길 인생길은
굽이굽이 끝없는 길

더 간들 어떠 하며
덜 간들 어떠하리


나 여기 서서
이정표가 되어볼까

- 내 가는 길은 미로. 손수춘

 77세 ‘손수춘’ 대학생 되다 극동대 사회복지학과 2022학번. 사진=이모작뉴스 자료<br>
 77세 ‘손수춘’ 대학생 되다 극동대 사회복지학과 2022학번. 사진=손수춘 제공

특히 원단, 아크릴 제조 사업가였던 77세 손수춘 씨가 은퇴 후, 새로운 인생이모작을 만들기 위해 공부를 시작한 대목이 눈에 띈다. 2020년 9월 중학 검정고시 합격. 2021년 5월 고교 검정고시에 합격. 올해 대학에 입학, 그야말로 매우 빠르게 대학생의 꿈을 펼쳤다.

저는 중·고등학교도 못 나와서 늘 대학생이 되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
사회생활하면서 콤플렉스도 있고 해서 늦었지만, 사업을 정리하고 나서 배움에 대한 꿈을 다시 살리고 싶었다.

- 손수춘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손수춘 씨의 꿈은 '고령자들을 위한 돌봄 일거리'를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 남은 20년은 가치 있게 살기 위해 ‘부족한 공부를 시작해야 하겠다’고 한다. 이를 위해 당뇨로 고생한 지난날을 회상하며, 손수춘의 건강관리 지침을 만들었다.

아토피 유발 음식을 자제하고 환경이 청결해야 한다.
생활 습관에서 스트레스받지 않게 유순한 생활을 해야 한다.
위장을 잘 다스려야 된다. 소화만 잘되면 건강한 상태이다.
나이가 들면 눈물이 많아져서 슬픈 노래나 애절한 가사는 되도록 회피한다.
눈물이 나면 감기 증세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 손수춘의 나만의 건강관리 지침

충북 음성군 설성평생학습관에서 시니어들의 인생2막 성과공유회에서  '할아버지 일생' 발간 기념회 가졌다. 사진=손수춘 제공

지난 11월에는 충북 음성군 설성평생학습관에서 시니어들의 인생2막 성과공유회가 있었다. 실패를 딛고 인생 후반을 성공으로 이끈 이야기들이 풍성했다. 이 자리에서 손수춘 씨는 자신의 자서전 '할아버지 일생' 발간 기념회와 발표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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