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돌 난방 객차’ 고안한 알렌의 일대기 다룬 4번째 자료집 발간
[이모작뉴스 조경희 기자] 우리나라 온돌방식이 구한말 조선 시대에 미국 열차에 적용될 뻔 한 사실이 알려져 흥미를 끈다. 이 같은 내용은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병원인 광혜원‧제중원(세브란스병원 전신)의 초대 원장 알렌(Horace Newton Allen)의 일대기를 다룬 네 번째 자료집에 기록되어 있다.
자료집에 따르면, 발명에 관심이 많았던 의료선교사 알렌은 조선의 효율적인 난방 시스템인 온돌에 매력을 느끼고 이를 미국 열차에 적용하고자 노력했다.
알렌은 1887년 9월 10일 뉴욕의 특허회사 메저즈 문 앤드 컴퍼니(Munn & Co)에 ‘온돌 난방 객차’ 특허를 제안하는 편지를 보냈다.
알렌은 편지에서 구한말 조선에서 직접 경험한 온돌을 설명하고, 요리할 때 사용하는 불의 열이 방바닥을 통과하게 해 바닥을 데우는 원리를 객차에 적용하는 제안을 했다. 부연하자면, 운행 중인 객차의 굴뚝에서 빠져나가는 폐열(waste heat)로 객차를 난방하면 최대 70%의 열효율을 내면서도 따뜻함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알렌의 주장이었다.
자료집에 실린 알렌의 편지에는 난방 객차 도면과 작동원리를 설명한 그림이 첨부되어 있는데, 그림을 통해 알렌이 아이디어를 실용화하기 위해 깊이 고민하고 연구한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이외에도 이번 자료집에는 알렌이 고종의 요청으로 한국 공사관의 미국 정착을 돕고, 미국으로부터 거액의 차관 교섭을 하는 등의 이야기가 담긴 실제 편지 사료도 실려있다.
편역을 맡은 박형우 객원교수는 “고종의 주치의였던 의료선교사 알렌은 조선 의학 발전에 기여했을 뿐만 아니라 기차와 관련된 여러 발명을 고안했다”며 “이번 자료집을 통해서는 구한말 의료선교사이자 발명에 관심이 많았던 알렌이 조선에서 보낸 삶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