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한 직장에서만 아까운 청춘을 하얗게 불태웠던 쉰일곱 소판돈씨는 희망없는 희망퇴직을 하고보니 억울도 하거니와 나머지 인생을 집에만 앉아서 얼마 되지도 않은 퇴직금을 곶감 빼먹듯이 할 수는 없어서 피시방이라도 차릴 요량을 하게 되었다."무엇보다 간판 상호가 중요하다던디?"판돈씨는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용한 점쟁이를 찾는 심정으로 용당나루터 길목에 폼잡고 있는 '백운 허영무 작명소'를 찾았다. 그곳은 작명이 주종은 아닌 듯 "궁합 택일 사주 관상도 봅니다"라고 뻘건 글씨가 적힌 입간판이 좀 거슬렸다.'작명만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