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솔직한 글쓰기

이효상 칼럼니스트
  • 입력 2019.09.19 15:23
  • 수정 2019.09.19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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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상 원장(한국교회건강연구원)
이효상 원장(한국교회건강연구원)

솔직한 글과 말, 마음을 열고 진정성을 가지고 하는 말과 살아있는 글을 대하게 되면 굳게 닫아 놓은 마음의 문이 열리게 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솔직함을 너그럽게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에, 하고 싶은 말을 가슴 깊이 묻어 두고 밖으로 마음껏 나타내지 못한다. 그러면서 마음에도 없는 입술의 언어로 겉만 그럴싸하게 꾸며낸다. 이것이 예의바르다고 착각한다. 솔직한 말이 어떨 땐 자신의 생각이나 비위에 맞지 않는다고 해서 버릇없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벽을 넘어야 마음의 문을 활짝 열 수 있다.

비밀스럽고 부끄러운 일들을 가슴에 깊이 묻어 두고 마음의 문을 굳게 닫고 산다면, 인생을 건강하게 꾸려갈 수 없다. 마음의 문을 활짝 여는 것은 자신은 물론 타인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기인한다. 때로는 그 사랑이 아픈 곳을 건드리는 소독약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잠깐의 통증을 참아내면 상처가 깨끗이 치유될 수 있다.

20여 년간 15권의 책을 출간하고 매주 칼럼을 쓰다 보니 간혹 이런 분들을 만나게 된다. 세상을 아름답게 보이도록 하면 될 것이지 굳이 썩고 병든 것까지 들추고 파헤쳐 보일 필요가 있냐고. 그렇게 걱정 아닌 걱정들을 주시곤 한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일찍, 될 수 있는 대로 일찍 찾아내 가르쳐야 한다고 본다. 썩은 원인을 여러 면에서 찾아보게 하고 그 원인에 따라 스스로 치료하면서 바르게 살아가려는 능력을 키워야한다고 생각한다.

솔직한 글을 쓴다는 것은 참으로 힘들다. 때로는 이익집단으로부터 온갖 비난을 각오해야 한다. 그래서 솔직한 글을 쓴다는 것은 많은 용기를 필요로 한다. 옳지 못한 일에 대해 강하게 대항할 줄 알고, 그릇된 일을 비판하여 올바른 방향을 찾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논객’의 모습이다. 논객은 생각이 넓고 깊어야하며 멀리 내다 볼 수 있는 혜안도 지녀야한다. 그리고 언제나 사랑하는 마음으로 사람과 상황을 대해야 한다. 특히 자신의 정제된 생각을 글로 옮길 때는 무엇보다 솔직해야 한다.

시사성 있는 주제를 다루는 논객이 생각할 것은 시대정신과 역사, 그리고 사람 등 일 것이다. 이런 깊이와 넓이, 그리고 안목을 가지고 슬기로운 말과 글로 사회와 소통하는 일이야 말로 건강한 인생을 살게 하는 하나의 요소이다.

최근 집필한 <나이롱 집사와 기둥같은 제직>이라는 책에서 나는 한국교회와 직분자, 그리고 청지기들을 바로 세우기 위해 솔직함을 펜에 찍었다. 스스로 치부를 드러내는 과정이 아프지만, 한국교회가 건강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솔직해지기로 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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