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마크롱의 농익은 정치철학이 담긴 ‘마크롱 혁명’

박애경 기자
  • 입력 2018.11.22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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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현실정치에 시사하는 바 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정치 철학을 담은 『혁명, Revolution』의 한국어판이 출간됐다. 이 책은 마크롱이 2016년 11월 프랑스 대통령 선거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자신의 성장 과정과 정치적 메시지를 유권자들과 소통하기 위해 발간한 책이다. 그리고 2017년 5월 7일 실시된 제25대 프랑스 대통령 선거에서 38세 최연소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나는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기존 정치에 맞서 민주혁명을 일으키겠다.

마크롱은 좌파 · 우파의 되풀이되는 정치 게임을 종식시키기 위해 중도 성향의 정당인 ‘앙마르슈(En Marche, 전진)’를 창당했다. 그리고 사회당과 공화당의 거대 양당의 견고한 정치 구도를 극복하고 마침내 비주류 정당 후보로서 대통령에 당선됐다. 1958년 프랑스 제5공화국이 출범된 이래 60년 만에 최초로 비주류 정당 출신의 대통령이 탄생한 것이다.

마크롱의 정치 철학은 좌파와 우파를 아우르고 있다. 정치ㆍ사회적으로는 불평등 해소와 전 국민을 위한 기회 진출과 같은 좌파 정책을 표방하고, 경제적으로는 전통적인 자유시장경제주의자로서 친기업 성향의 우파 정책을 주창한다. 마크롱은 강한 유럽 건설, 법인세 인하, 공공부분 일자리 12만 명 감축, 재정 지출 축소, 노동법 완화, 소외 지역에 대한 교육 강화, 자영업자에 대한 보호 대책 강구, 실업률 감소 등을 대선 공약으로 내걸고 프랑스 사회를 혁신하고 있다. 마크롱은 강한 신념과 합리적 사고를 가진 지도자이다. 그는 이 책의 서문에서 다음과 같이 국민에게 호소한다.

“나는 나의 조국이 다시 고개를 당당히 들기를 바라며, 그러기 위해서 1,000년을 이어온 우리 역사의 줄기, 바로 인간과 사회의 해방이라는 원대한 꿈을 되찾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 이것이 우리 프랑스가 그리는 그림이다. 겁에 질린 채 과거의 영광만을 되새김질하는 나라, 모욕과 배척을 일삼는 극단적 나라, 지치고 활기 잃은 나라로 우리 조국을 만들 수는 없다.

나는 자유롭고 자랑스러운 조국, 역사와 문화와 아름다운 국토를 기꺼이 자랑하고 싶은 프랑스를 원한다. 바다로 향하는 수천 개의 하천과 지류, 수많은 산은 또 얼마나 아름다운가! 그토록 험한 시련의 고비를 넘기면서 여전히 자신을 잃지 않고 정체성을 지켜온 프랑스 국민들은 얼마나 훌륭한가!

나는 자국의 문화와 가치를 후대에 전수할 수 있는 나라, 가능성을 믿고 위험에 도전하며 희망이 가득한 나라, 부당한 특혜와 냉소주의를 용납하지 않는 프랑스를 원한다. 효율적이며 정의롭고 활기찬 나라에서 누구나 자기가 원하는 삶을 선택하며 자신의 노동으로 얻은 수입으로 충분히 삶을 영위할 수 있기를, 프랑스가 바로 그런 나라가 되기를 희망한다.

이 모든 것이 한낱 꿈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렇다. 과거 우리 프랑스 국민들은 그 비슷한 꿈을 꾸었다. 그리고 그들은 대혁명을 이루어냈다. 하지만 그 이후 우리는 우리의 꿈을 방치하고 망각하고 배신했다. 그렇다. 이것은 높고 어려운 꿈이다. 그 꿈은 우리의 참여를 요구한다. 자유와 진보를 실현하기 위해 우리가 반드시 성공해야만 하는 민주적 혁명이다. 이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소명이며, 나는 이것보다 더 아름다운 소명을 알지 못한다.“

좌와 우가 극명한 우리나라 현실에 마크롱의 ‘혁명’이 시사 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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