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어로, 동영상으로…'코로나19 메뉴얼' 장애유형별 맞춤제작 

허희재 기자
  • 입력 2020.08.13 15:05
  • 수정 2020.08.13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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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예방 ‘장애인용 감염병 대응 매뉴얼’ 제작
청각, 시각, 발달, 뇌병변 등 5개 장애유형 매뉴얼 10종
장애인을 포함한 취업 취약계층 30명 직접 참여․제작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발달장애아를 둔 엄마입니다. 코로나19로 내내 집에만 있게 된 자식을 돌보기가 무척 힘겹습니다. 어쩌다 한번 짧은 외출이라도 하려면 우리는 아이들과 한바탕 실랑이를 벌여야 해요. 아이들이 익숙하지 않은 것에 적응하는 것이 너무 어렵거든요. 밖에 나갈 때는 마스크를 꼭 써야 하고, 밖에서 마스크를 벗지 않도록 수도 없이 가르쳐야 해요. 발달장애가 있는 우리 아이들이 보고 듣고 따라할 수 있도록 알기 쉬운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을 만들어 주세요"

[이모작뉴스 허희재 기자] 서울장애인부모연대 회원 방에 올라온 글 중 일부이다. 서울시는 이런 불편과 애로를 덜 수 있도록 장애인들을 위한 코로나19 예방 행동요령 '장애인용 감염병 대응 매뉴얼' 제작을 9월부터 시작한다. 

메뉴얼은 지체, 청각, 시각, 발달, 뇌병변 등 5개 장애 유형과 장애인복지시설의 특성을 고려하여 일반 메뉴얼 10종과 동영상 20종을 장애인들이 직접 참여하여 8월부터 4개월간 만들 예정이다. 

장애인이 외출, 대중교통 이용, 다중이용시설 출입, 장애인시설 이용, 귀가 등 다양한 일상생활에서 코로나19에 걸리지 않기 위한 행동요령이 알기 쉽게 설명한다.
마스크 착용을 꺼리는 장애인을 위한 반복적 교육, 감염병 예방 캠페인, 스트레스 감소를 위한 재미있는 이야기, 동료 장애인의 코로나 극복 경험담 등은 동영상으로 담는다.

청각 장애인을 위해서는 수어 동영상을 제작하고, 시각 장애인을 위해서는 큰 글자 사용과 중증 장애인을 위해서는 성우의 목소리로 녹음한다. 발달 장애인을 위해서 내용을 짧게하면서 큰 그림을 넣어서 만든다. 뇌병변 장애인에게는 보완대체 의사소통을 활용한다. 

제작된 매뉴얼과 동영상은 집에 있는 장애인과 장애인시설을 이용하는 장애인 모두가 손쉽게 구할 수 있도록 서울시 복지포털과 SNS 등 온라인으로 볼 수 있고, 책자로도 받아 볼 스 있도록 할 예정이다. 

매뉴얼 제작 사업은 코로나19로 인한 취업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희망일자리사업’으로 참여 할 수 있다. 제작 인원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합하여 30명이며, 신청자격은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으로 장애인복지법상 등록 장애인이거나 실업자 또는 정기 소득이 없는 일용근로자로서 구직 등록을 한 사람이다. 

코로나19로 인한 1개월 이상 실직자, 폐업자, 소득이 감소한 특수 고용직 및 프리랜서, 플랫폼 종사자, 휴업자 및 무급 휴직자 등도 포함된다. 참여자는 1일 5~8시간 서울시 소재 장애인단체나 협회, 장애인 시설 등 10개소에 3명씩 나누어 근무하며, 주 5일 근무로 시급은 8950원이다.

제작 참여자 모집기간은 8월 5일부터 8월 18일까지이며, 자세한 사항은 서울시 홈페이지, 고용노동부의 워크넷을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궁금한 사항은 서울시 장애인복지정책과로 문의하면 된다. 

김선순 서울시 복지정책실장은 “매뉴얼의 특징은 장애인이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의 예방 행동요령을 쉽게 보고 듣고 따라할 수 있도록 그림이나 동영상으로 만든 점”이라며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경제적 위기에 처한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일자리를 만들고, 취약한 생활환경으로 인한 장애인과 가족의 스트레스와 돌봄을 조금은 덜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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